[홍신애의 맛있는 컬처] 버릴 것 하나 없는 '곰탕'
[홍신애의 맛있는 컬처] 버릴 것 하나 없는 '곰탕'
  • 요리연구가 홍신애
  • 승인 2018.11.28 15:24
  • 수정 2018.11.28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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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면 자동으로 생각나는 것이 뜨끈한 국물이다. 그 중 뽀얗게 펄펄 끓고있는 가마솥의 진한 국물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이것의 이름은 설렁탕 혹은 곰탕이라 불리운다. 

사실 설렁탕과 곰탕은 약간의 차이가 있다. 곰탕의 어원은 푹 고아서 만들었다는 뜻의 ‘고음국’ 이고 푹 고은걸 기준으로 하자면 설렁탕이나 곰탕모두 같은 종류이다.

하지만 곰탕은 양지나 사태같은 살코기에 내장 등을 섞어 넣고 끓인 것이고 설렁탕은 사골 및 잡뼈를 우려낸 국물이다.

누구나 알고있는 선농단에서 제사지낼때 소 한마리를 통째로 끓여서 만든것은 뼈가 들어가니 설렁탕인 셈이다.

보통 설렁탕이 곰탕보다 더 뽀얗고 하얀 국물이다 라고 하는데 곰탕도 내장을 넣고 끓이면 완전 투명하지 않다. 국물 색깔로 구별하기 보다는 살코기가 얼마나 들어갔냐로 이름을 나누고 있는건데, 아무래도 살코기 비율이 설렁탕보다는 곰탕이 높다.

하지만 이름이나 유래야 어찌되었든 둘 다 푹 고아서 만든다는 의미로 설렁탕도 크게보면 고음국인 곰탕에도 해당된다. 

설렁탕이든 곰탕이든 맛있게 만드는 최고의 방법은 ‘대량 조제’ 이다. 된장찌개나 생선매운탕이랑 다르게 무조건 15인분 이상을 끓여야 맛이 난다.

엄마가 곰탕을 끓이면 무서운 이유는 항상 삼일 이상을 먹어야 했기 때문인데 이게 바로 ‘곰탕의 MOQ’ 인 셈이다. 절대 1인분 요리가 되지 않는 것. 그래서 겨울 잔칫날이나 김장등의 큰 인원이 모이는 행사가 있으면 냄비를 걸고 곰탕을 끓이곤 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집에서도 똑같이 큰 냄비에 하나가득 푹 끓여내야 맛있다. 이렇게 그냥 끓이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요리인데 그 양이나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워서 식당으로 향하기도 한다. 

집에서도 맛있게 끓이는 법은 사실 어렵지 않다. 무조건 큰 냄비와 적어도 3kg 정도의 사골, 양지머리를 준비하고 잠시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뺐다가 찬물에 넣고 푹 고으면 끝이다.

첫물을 버리고 냄비를 씻어내는 번거로움 없이 부유물만 잘 걷어 내며 푹 끓이면 더 맛있는 곰탕이 탄생한다. 한방에 다 끓이려고 하지말고 불을 끄고 하룻밤 식혔다가 표면에 뜬 기름을 제거하고 또 끓여 먹자. 첫날보다 둘째날의 국물이 더 맛있다.

식구가 많으면 끓이던 냄비에 찬물을 부어서 양을 불려 또 끓이자. 새 물이 들어가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또 우러나는게 곰탕이다. 이렇게 삼일을 먹고 다소 연해진 국물이 남으면 그 국물은 김장김치에 부었다가 며칠 뒤 꺼내어 따라내고 소면을 삶아서 넣어 먹으면 그것이 바로 김치말이국수가 된다. 

버릴게 하나 없는 곰탕.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이번 겨울에는 집집마다 냄비를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글=요리연구가 홍신애]

yooka@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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