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92세' 구자학 명예회장 별세…구본성 장남은 성년후견 신청
'향년 92세' 구자학 명예회장 별세…구본성 장남은 성년후견 신청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2.05.12 11:10
  • 수정 2022.05.1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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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명예회장, 향년 92세로 별세…서울아산병원에 빈소 마련
경영권 분쟁 중인 장남, 성년후견 신청 사실 뒤늦게 밝혀져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구자학 아워홈 명예회장 빈소 ⓒ안정은 기자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구자학 아워홈 명예회장 빈소 ⓒ안정은 기자

구자학 아워홈 명예회장이 12일 오전 5시20분경 향년 92세 노환으로 별세했다. 그는 1960년대부터 럭키·금성·LG그룹 등을 이끌며 대한민국 산업계의 성장을 견인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구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아워홈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 갈등이 부모 재산까지 옮겨붙는 모양새다. 장남인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은 지난해 부친과 모친을 상대로 성년후견 개시 심판청구서를 제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구 회장 빈소는 이날 오후 2시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현재까지 방문객은 별도로 받고 있지 않으며 오전 일찍 김태준 아워홈 사장만 방문했다. 구 회장은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하던 중 최근 병세가 악화됐다. 구 회장의 부인인 이숙희 여사가 장례를 '회사장'으로 치르기를 원해하면서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을 제외한 세 딸들이 이 여사의 뜻에 따르기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워홈
ⓒ아워홈

구 회장은 1930년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해 소령으로 전역했다. 군복무 시절 6.25 전쟁에 참전해 충무무공훈장, 화랑무공훈장, 호국영웅기장 등을 받았다. 전역 이후엔 미국 유학길에 올라 디파이언스 대학교 상경학과를 졸업해 충북대 명예경제학박사를 취득했다. 구 회장은 고 이병철 삼성 창업자의 셋째 딸인 아내 이숙희 여사와 1957년 결혼식을 올리며 삼성가와의 인연을 맺었다. 이로인해 10년 간 그는 제일제당 이사, 호텔신라 사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평소 '기업은 돈을 벌어 나라와 국민을 부강하게 해야 한다'는 사업보국 정신을 지니고 있었다. 삼성이 LG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면서 LG그룹으로 돌아간 구 회장은 이같은 신념으로 1980년 럭키 대표이사 재직 시절 기술개발에 힘을 쏟았다. 이를통해 럭키는 1981년 페리오 치약을 개발했으며, 2년 후인 1983년엔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 폴리부틸렌테레프탈레이트를 만들었다. 이외에도 1989년 금성일렉트론에 재직할 땐 세계 최초로 램버스 D램 반도체 개발, LG엔지니어링 재직 시절 국내 최초 일본 플랜트 사업 수주 등의 실적을 이뤄냈다.

ⓒ아워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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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00년도 들어서 LG유통 FS사업부로부터 독립한 아워홈의 수장에 올라 20여 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구 회장은 LG, LS그룹과 수의 계약을 맺으며 회사 규모를 확장시켰다. 동시에 단체급식 사업에도 연구개발 역량이 필요하단 판단 하에 '식품연구원'을 설립했다. 아워홈은 그 결과 현재까지 레시피 1만5000여개를 개발하고 100여 명의 연구원이 매년 수백가지의 신메뉴를 출시하고 있다. 그가 몸담은 기간 동안 아워홈은 2000년 2125억 원의 매출이 지난해 1조7408억 원으로 8배 이상 성장했다.

구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LG家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CEO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 2020년9월 보복운전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뒤 구지은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에서 밀려 해임당했다. 그는 최근 자신의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가 신규 이사 48명 선임을 목적으로 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청하며 2차 경영권 분쟁을 예고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지난해 6월24일과 7월19일 부친과 모친을 상대로 성년후견 개시 심판청구서를 제출한 사실이 포착됐다. 

성년후견 개시란 부모가 고령, 질병, 장애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우니 본인이 후견인으로 선임해달라는 것이다. 구 전 부회장이 후견인으로 지정될 경우 피후견인의 재산 관리를 포함한 법률행위를 대신할 수 있다. 그는 성년후견 신청 이유로 '부모의 재산 일실 위험'을 꼽은 것으로 전해진다. 부모가 판단 능력이 흐려진 상황에서 구지은 부회장 등 세자녀가 부모 재산을 처분할 우려가 있다는 의미다. 구지은 부회장 등 세 자매는 "부모의 건강과 재산은 본인 의사에 따라 관리되고 있으며 후견인은 필요 없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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