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대통령이 20년 넘게 집권하고 있는 튀르키예에 대변혁이 일어날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간 친러시아 행보를 보이던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번 대선으로 물러설 경우, 러시아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14일 외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대선을 통해 6개 야당이 내세운 단일 후보인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 대표와 표대결에 나선다. 이날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두 사람은 오는 28일 결선 투표에서 다시한 변 경쟁에 나선다.
이번 대선에는 에르도안 대통령, 클르츠다로을루 대표, 무하람 인제 조국당 대표, 시난 오안 승리당 대표 등 총 4명이 후보로 올랐다. 다만 인제 대표는 5% 대의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으며, 오안 대표는 군소후보로 분류돼 사실상 에르도안 대통령과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의 경쟁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지지율 추이는 변동폭이 잦지만, 두 후보 모두 40%대의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현지 조사 기관에 따르면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에르도안 대통령을 소폭 앞서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내놨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앞서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당시 서방의 러시아 압박 제재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오히려 튀르키예는 러시아에 필요한 수입품을 공급하는 통로 역할을 이행하고 낮아진 러시아산 가스와 석유를 구입하며 러시아의 숨통을 틔게 해줬다. 러시아는 이런 튀르키예에 원자력 발전소, 천연가스 지원 등 투자 지원 예고로 화답했다.
미국·서방·러시아는 이로인해 이번 튀르키예 대선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치러지는 모든 선거를 통틀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러시아가 튀르키예 내 여론 형성에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 측 관계자는 지난 12일 "우리의 선거를 방해하기 위한 온라인 캠페인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구체적 증거가 있다"면서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특정 후보의 선호도를 깎아내리는 딥페이크로 조작한 영상이 돌아다니고 있는데, 이 영상의 제작·유포에 러시아 측이 관여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크렘린궁 측은 "러시아는 튀르키예와의 관계를 대단히 소중히 여기며 우리는 다른 국가의 내정과 선거 과정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을 공개적으로는 지지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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