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Insight] 생존 위한 파나소닉의 전략, '유통 개혁' 승부수 띄우다
[WIKI Insight] 생존 위한 파나소닉의 전략, '유통 개혁' 승부수 띄우다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3.11.13 09:41
  • 수정 2023.11.13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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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105년차 파나소닉, 과도한 할인 → 악순환 구조 차단 나서
제품 수명 확대·연구 개발에 따른 기술력으로 중국과 격차 벌려
업계, 대기업의 선제적 전략 변화와 시행착오 극복 과정에 집중
ⓒ파나소닉

창업 100년이 지난 일본 대기업 파나소닉이 지난해 6월, 가전 사업 분야에서의 '유통 개혁'을 선언했다. 과도한 할인→제품 수명주기 단축→기존 제품에 조금만 차별성을 둔 신모델 출시→경쟁력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를 깨부수겠단 목표다. 

쓰가 카즈히로 파나소닉 사장은 지난 2012년 사장에 취임한 이후 지속적인 개혁을 추진해왔다. 지속적인 부진 늪에 빠진 플라즈마TV 사업을 과감히 철수시키고 반도체 사업을 매각하는 등 구조개혁을 단행했다. 지난 2020년 11월엔 지주회사로 탈바꿈하고 사명을 '파나소닉 홀딩스'로 바꾸며 경영기반 강화 집중에도 나섰다.

하지만 회사는 기대했던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와의 배터리 사업에 제동이 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까지 등장하면서 영업이익이 최대 50%나 감소한 488억 엔(약 5170억 원)을 기록했다. 결국 카즈히로 사장은 경영권에서 한 발 물러서고 신임 대표에 쿠즈미를 올리며 경쟁력 강화에 한층 고삐를 당겼다.

쿠즈미 유키 ⓒ연합뉴스
쿠즈미 유키 파나소닉 CEO ⓒ연합뉴스

쿠즈미 사장은 1989년 마쯔시다전기산업에 입사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지난 2019년 4월 신규 법인인 오토모티브사 사장을 역임해 만성 적자에 허덕이던 회사를 흑자 전환 시켰다. 그는 파나소닉 사업부문을 8개로 분할시켜 독립법니으로 외부 환경 및 사업 특성을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로인해 회사는 파나소닉홀딩스 주식회사를 중심으로 오토모티브·스마트 라이프 네트워크·하우징·현쟁프로세스·디바이스·에너지 사업 등으로 나뉘는 분할 작업에 나섰다.

동시에 파나소닉은 중국 기업이 일본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나감에 따라 2022년 6월 '유통 개혁'을 선언하고 유통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당시 중국 기업인 하이얼은 산요 백색가전 사업을, 메이디는 도시바 백색가전 사업을, 하이센스는 도시바 TV 사업을 각각 인수하며 일본 시장을 빠르게 점령하고 있었다. 지난해 일본TV 시장 점유율 1위는 도시바였다. 중국 메이디 기업이 도시바를 인수했으니 사실상 중국 기업이 1위를 차지한 셈이었다. 

6위에 안착한 파나소닉은 충격에 빠졌다. 더군다나 하이센스는 도쿄에 백색가전 연구소를 설립하고 세탁기, 에어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다. 더 이상 가전 시장 유통 개혁을 미룰 수 없었던 파나소닉은 가장 먼저 과도한 할인으로 인한 경쟁력 하락을 막기 위해 '고정 가격'을 도입시켰다.

ⓒLG경영연구원

파나소닉은 먼저 고정 가격을 통한한 가격 경쟁력 구축에 집중했다. 할인 효과를 선반영해 출시 가격을 낮추고 연말에 실시하던 물량 털어내기식 대규모 할인을 중단했다. 대신 제품의 수명 주기를 1년에서 2~3년으로 연장시켰다. 이를통해 파나소닉은 의미 없는 연식 변경 모델 개발도 중단할 수 있었다.

파나소닉 연구진은 제품 수명이 연장됨에 따라 개발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혁신적인 기능과 성능을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둘 수 있게 됐다. 회사는 이같은 전략에 힘입어 최근 '물탱크식 슬림 식기세척기'와 '자동 계량 압력밥솥' 신제품을 출시했다. 

파나소닉이 유통 개혁을 실시한 지 1년이 지났다. 파나소닉 가전 사업 매출액은 2020년 3787억 엔에서 2021년 4123억 엔으로 8.9% 성장세를 보였었다. 하지만 유통 개혁을 추진한 2022년엔 3963억 엔으로 3.9% 하락했다.

ⓒ파나소닉

파나소닉은 지난해 해당 전략으로 약 100억 엔의 영업이익 개선효과를 봤다고 주장했으나 예상보다 실적이 저조한 것 아니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업계는 대기업이 선제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추진했고 파나소닉이 이 과정에서 어떠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극복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배은준 LG경영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파나소닉의 새로운 시도를 계기 삼아 유통 전략 변화를 통한 사업 개선 기회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면서 "샤오미는 온라인 판매로 무명 기업에서 세계 3위의 스마트폰 기업이 됐고 테슬라는 온-오프라인 D2C를 통해 대형 OEM들이 벤치마킹하는 혁신 기업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이후 소비자들도 새로운 유통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진 만큼 다양한 기회를 모색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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