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백악관 X파일(100) 김일성, 루마니아 차우셰스쿠 정권 붕괴에 충격받다
청와대-백악관 X파일(100) 김일성, 루마니아 차우셰스쿠 정권 붕괴에 충격받다
  • 특별취재팀
  • 기사승인 2021.08.18 07:41
  • 최종수정 2021.08.18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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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백악관 x파일
청와대 백악관 x파일

노태우 정권의 적극적인 북방정책으로 중국, 러시아와의 공식 외교관계가 수립됐다.

1992년 장틴옌 중국의 첫 한국 주재 대사가 서울에 도착한 후 주한미대사관으로 도널드 그레그 대사를 예방했다.

한국어가 유창할 뿐만 아니라 북한에 사절로 파견돼 일 한 적이 있는 그는 남북한 문제에 조예가 깊었다. 그레그 대사를 예방함으로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낸 그는 한국 문제에 있어서 미국의 강력한 역할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통역 없이 영어로 진행된 그레그 대사와의 만남에서 장 대사는 “김일성의 마지막 중국 방문 때 그를 수행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루마니아의 니콜라에 차우세스쿠 정권이 전복된 지 얼마 안되었을 때였다.

김일성과 차우셰스쿠는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줄곧 유지해왔다. 차우셰스쿠는 평양을 두번이나 방문했다.

두 독재자는 서로 상대방의 독재자다운 지배력에 감탄하고 있었으며, 신변 안전의 위협 없이 친절하게 맞아줄 외국의 수도들도 한 두 곳 필요해 서로를 의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사는 “김일성은 1989년 12월 차우셰스쿠가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권좌에서 축출되고 또 단 두시간 재판 끝에 아내와 함께 대량 학살과 부패 혐의로 신속하게 처형됐다는 사실에 몹시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고 털어놓았다.

1971년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만나는 니콜라에 차우세스쿠 루마니아 공산당 서기장. 그는 주체사상과 개인숭배에 감명받아 루마니아에 이식을 시도했으나 1989년 12월 정권 전복의 최후를 맞았다.[연합뉴스]
1971년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만나는 니콜라에 차우세스쿠 루마니아 공산당 서기장. 그는 주체사상과 개인숭배에 감명받아 루마니아에 이식을 시도했으나 1989년 12월 정권 전복의 최후를 맞았다.[연합뉴스]

김일성은 중국 관리들에게 자신도 북한에서 어떤 경제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어떻게 진행햐아 할 지 중국의 충고를 구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측은 ‘경제특별구역’이라는 구상을 뒷받침하는 개념을 설명해줬다. 강력한 중앙집권적 정치를 유지하되 국경지대에는 경제 규제를 약간 늦추고, 외국과의 무역도 발전시킬 수 있는 그런 특수한 집단 거주지들을 허용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 대사는 “북한이 종국의 패턴을 따르려고 노력할 것으로 본다”며 “미국도 그것을 좀 부추겨주라”고 강력하게 권유했다. (실제로 이후 두어차례 시행착오를 거친 후 북한에는 DMZ 바로 이북인 개성에 성공적으로 경제특구가 만들어졌다.)

한국-미국-러시아 관계도 급속도로 개선되기 시작했다.

1991년 주한 러시아대사가 부임한 후 주한미대사관을 예방하자, 도널드 그레그 주한 미대사는 그에게 ‘미국에 대한 이미지가 아주 나쁜 한국의 남서쪽 대도시 광주에 함께 가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영리한데다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그는 1904년 한국에서 발발한 러일전쟁 이후 광주를 방문한 최초의 러시아 관리였다.

그는 환영받았고 좋은 인상을 남겼다. 광주의 지도자들은 주한미대사가 냉전시대의 적국 대표를 데리고 와 친절하게 대하는 것을 목격하고 미국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992년말, 러시아의 유명한 첼로 연주가 므스찌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가 서울에 와서 연주회를 가질 때 주한미대사관은 그를 대사관저의 연회에 초대했다.

대사관은 이 연회에 차기 러시아 대사인 알렉산드로 파노프도 초청했다. 그는 그레그 대사가 전임자를 데리고 광주를 방문했던 일을 무척 고마워했다.

로스트로포비치와 파노프 대사가 미대사관 연회에서 만났을 때 두 사람은 무척 반갑게 포옹했다. 로스트로포비치는 그레그 대사에게 1974년 소련에서 추방당한 후 현직 러시아 외교관과 이처럼 친근하게 만난 것은 처음이라고 털어놓았다.

한 외교 당국자는 “군사정권 치하에 신음하던 서울이 이 즈음부터 국제 외교의 무대로 바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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