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내외적 요인으로 악재에 시달리던 증권사들의 절반 이상이 인력감축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단행된 인력감축의 경우 일반직원보다 고임금군에 해당되는 임원직 감축 비율이 컸으며, 일반직원 중에선 비정규직들이 주로 회사를 떠났다.
8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48개 증권사 가운데 절반이상인 27곳에서 임직원 감소현상이 목격됐다. 48개 증권사의 올 상반기 말 임직원 수는 3만8249명으로 작년 말(3만8838명)대비 589명이 감소했다.
올 상반기 증권가를 떠난 것은 일반직원보다 임원들의 비율이 컸다. 지난해 말 3만7364명이었던 전체 직원 수는 상반기 말 3만6087명으로 1.50%(558명) 줄었다. 같은 기간 임원은 1470명에서 1440명으로 30명이나 감소했다. 이는 임원 전체의 약 2.04%에 해당되는 규모다.
일반직원 수 감소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유형에 따라 갈렸다. 정직원 유출은 거의 전무했으나, 비정규직의 경우 올 상반기에만 522명이 줄었다. 이는 직원 감소분 가운데 93.4%에 해당되는 규모다. 반면 정규직은 지난해 말 대비 36명(0.14%) 감소했다.
증권사 별로 분석해보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 어려움을 겪었던 다올투자증권의 인력감소가 155명으로 가장 컸다. 이어 해외부동산 투자리스크를 겪고 있는 미래에셋증권(104명), 변동성 여파로 채권 평가손익 악재에 휩싸인 NH투자증권(59명), '돌려막기 채권운용 혐의' SK증권(50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과 달리 메리츠증권과 일부 중소형사들의 경우 임직원 수가 늘어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임직원 수를 늘린 증권사들의 경우 지난해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기록하거나 사세가 확장된 중소형사들이 주를 이뤘다.
실제 올 상반기 62명의 임직원 수를 늘린 메리츠증권의 경우 지난해 대형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1조를 달성했다. 상상인증권(59명), 토스증권(19명), 현대차증권(18명) 등 중소형사들은 최근 사세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추세다.
현대차증권은 IB부문이 안정화된 만큼 리테일 부문으로 사업확장을 꾀하고 있으며, 상상인증권도 저축은행 기반에서 벗어나 IB사업 확장을 위해 지속적인 인재영입을 진행 중이다. 토스증권 또한 리테일사업부문을 해외 주식시장까지 확장하는 등 추가적인 인력 충원이 필요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대외 환경적인 요인으로 증권사들의 인력이동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체적으로 PF부서 쪽 인력은 감축되고 있는 반면 리테일이나 WM부문 인력의 경우 충원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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