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p War] 삼성전자 "엔비디아에 HBM3E 12단 공급 위해 작업 중"…반도체 전쟁 흐름 바꿀까
[Chip War] 삼성전자 "엔비디아에 HBM3E 12단 공급 위해 작업 중"…반도체 전쟁 흐름 바꿀까
  • 안준용 기자
  • 승인 2024.04.05 09:12
  • 수정 2024.04.05 13: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전자, 업계 최초 36GB HBM3E 12H D램 개발
삼성전자 "엔비디아와 계약, 긍정적으로 보고있어"

편집자 주

반도체 전쟁이 끝나고 '반도체의 봄'이 올 수 있을까.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술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역시 AI반도체와 HBM을 놓고 치열한 전투가 일어나고 있다. [Chip War]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국내외 반도체 전쟁 양상과, 해당 기업들의 전략을 살펴본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달 21일 'GTC 2024'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친필 사인을 남겼다. [출처=연합뉴스]  

인류 전쟁사를 보면 신무기가 전쟁의 물줄기를 바꿨다. 다이너마이트의 발명으로 19세기 중후반부터 전장에서 사용되고, 세계 2차대전에는 '맨해튼 프로젝트'로 원자폭탄이 만들어지면서 전쟁의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반도체 회사들은 반도체 전쟁이라는 일종의 냉전을 치르면서 반도체라는 무기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담긴 스마트폰이 1년 주기로 출시되는 것처럼 반도체 라인업도 신제품 출시 주기가 빨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지난달 말 AI 서버용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HBM의 5세대 제품인 삼성의 차세대 HBM3E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혀 엔비디아의 다음 'HBM 파트너'가 SK하이닉스에서 삼성전자로 바뀔지 초미의 관심사다.

치열한 반도체 전쟁에서 삼성전자는 HBM3E 12단이라는 신무기를 꺼내들었다.

HBM3E라는 신무기

삼성전자가 지난달 20일 주주, 기관투자자,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달 20일 주주총회에서 HBM 시장을 주도해 강건한 사업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뜻을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메모리는 12나노급 32Gb DDR5 D램를 활용한 128GB 대용량 모듈 개발로 시장을 선도하고, 12단 적층 HBM 선행을 통해 HBM3와 HBM3E 시장의 주도권을 찾을 계획"이라고 할 만큼 HBM3E 개발에 칼을 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의 샘플을 고객사에게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상반기 양산할 예정이다.

엔비디아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삼성전자의 HBM3E 12단은 초당 최대 1280GB의 대역폭과 현존 최대 용량인 36GB을 제공해 성능과 용량 모두 전작인 HBM3(4세대) 8H(8단 적층) 대비 50% 이상 개선된 제품이다. 12단은 초당 최대 10Gb를 속도를 지원하고 1초에 30GB 용량의 UHD 영화 40여편을 다운로드 할 수 있는 속도다.

이는 24Gb D램 칩을 TSV(Through-Silicon Via, 실리콘 관통 전극) 기술로 12단까지 적층해 업계 최대 용량인 5세대 HBM 12단을 구현한 것이다.

 HBM3E 12H D램 제품.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 관계자는 "'Advanced TC NCF'(열압착 비전도성 접착 필름) 기술로 12단 제품을 8단 제품과 동일한 높이로 구현해 HBM 패키지 규격을 만족시켰다"면서 "해당 기술을 적용하면 HBM 적층수가 증가하고, 칩 두께가 얇아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휘어짐 현상'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고단 적층 확장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NCF 소재 두께도 지속적으로 낮춤으로써, 업계 최소 칩간 간격인 7마이크로미터(um)를 구현한 것이다.

아울러 HBM3E 12단은 GPU 사용량이 줄어 기업들이 총 소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등 리소스 관리를 유연하게 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서버 시스템에 HBM3E 12단을 적용하면 8단 탑재할 때 보다 평균 34% AI 학습 훈련 속도 향상이 가능하며, 추론의 경우에는 최대 11.5배 많은 AI 사용자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회복세에 엔비디아를 만나다

엔비디아 젠슨 황이 지난달 18일 GTC 2024에서 전 세계 미디어와 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그렇다면 이러한 고성능의 차세대 HBM 공급은 언제 이뤄지는 것일까. 아직은 삼성전자도 엔비디아도 구체적인 일정이나 계약 여부는 발표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급계약이 확정되도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발표하지는 않아도 기회가 되면 공지할 수는 있는데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직접 발표하는지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업계에서 이야기가 흘러나와 보도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공식적으로 발표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급하기 위한 작업 절차가 진행 중이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아직 구체적 일정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0일 주주, 기관투자자,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출처=삼성전자]

엔비디아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긍정적인 신호는 실적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258조9400억원, 영업이익 6조5700억원을 기록했고 4분기는 매출 67조7800억원, 영업이익 2조82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DS부문 매출은 21조6900억원에 2조1800원의 영업손실이 났지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는 고객사 재고가 정상화되는 가운데 PC 및 모바일 제품의 메모리 탑재량이 증가하고 생성형 AI 서버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수요 회복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기조 아래 HBM, DDR5(Double Data Rate 5) 등 첨단공정 제품 판매를 대폭 확대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시설 투자 16조4000억원 중 약 15조원을 DS부문에 투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클린룸 확보 목적의 평택 투자,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R&D 투자 확대와 함께 HBM/DDR5 등 첨단공정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 관계자는 "HBM3 및 서버용 SSD 중심 첨단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면서 "차세대 HBM3E 적기 양산과 하반기 12단 전환 가속화 등을 통해 HBM 선도 업체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이 지난해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메모리 테크 데이 2023'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첨단공정 기반의 프리미엄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수익성 확보를 추진하려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치열한 경쟁은 때로는 새로운 기술 개발이라는 문명 발전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결국 우리나라가 세계 반도체 시장을 다시 점령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상황에서 반도체 전쟁은 이제 막, 격렬한 전주곡을 끝마쳤을 뿐이다.

[위키리크스한국=안준용 기자]

junyongahn0889@wikileaks-kr.org


관련기사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