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신선 55일 만에 재가동했지만 '동상이몽' 여전
남북통신선 55일 만에 재가동했지만 '동상이몽' 여전
  • 이가영 기자
  • 승인 2021.10.04 13:27
  • 수정 2021.10.04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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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조속한 대화, 평화정착 논의" 北 "중대과제 해결 노력해야"
북한이 남북통신연락선을 복원한 4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관계자가 개시통화를 하고 있다. 이날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며 일방적으로 단절했던 남북통신연락선이 55일 만에 복원됐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북한이 남북통신연락선을 복원한 4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관계자가 개시통화를 하고 있다. 이날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며 일방적으로 단절했던 남북통신연락선이 55일 만에 복원됐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남북이 55일 만에 통신연락선을 복원했지만 향후 남북관계 방향에 대해선 여전히 '동상이몽'을 꾸고 있다.

통신연락선 복원을 계기로 남북대화를 조속히 재개해 한반도 평화정착 문제를 논의하자고 화답한 남측과 달리, 북측은 여전히 적대정책 철회 등의 '중대과제'를 남측이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온도 차를 보였다. 한동안 끊겼던 남북 채널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지에 따라 재가동되면서 관계 복원의 길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지만, 남북이 서로 다른 지점에 방점을 찍고 있는 만큼 향후 대화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북한은 4일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을 통한 남측의 통화 시도에 응답했다. 북한이 지난 8월 10일 한미연합훈련 사전연습 개시에 반발하며 연락채널을 모두 단절한 지 55일 만이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한반도 정세 안정과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간 통신연락선의 안정적 운영을 통해 조속히 대화를 재개해 남북 합의 이행 등 남북관계 회복 문제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실질적 논의를 시작하고 이를 진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북측이 연락선을 복원하며 내놓은 입장은 남측과 결이 다르다.

북한은 남측을 향해 "통신연락선의 재가동 의미를 깊이 새기고 북남관계를 수습하며 앞으로의 밝은 전도를 열어나가는 데 선결돼야 할 중대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대 과제'란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등이 반복적으로 강조한 '이중 기준' 철회 등 대북 적대정책 폐기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자신들의 탄도미사일 발사만 도발로 규정하는 것은 '이중 기준'으로 부당하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불만으로 연락선을 일방적으로 끊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른바 '중대과제'에 대해 남측이 성의를 보일 것을 압박하면서 여의치 않으면 다시 끊길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런 사항들은 남측이 수용하기 쉽지 않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지난 1일 국정감사에서 김여정 부부장이 대북 적대정책 철회 등을 요구한 데 대해 일방적 주장으로, 한국과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여건들을 고려하면 남북관계가 당장 급물살을 타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한동안 조용하던 북한이 다시 남측과의 소통 채널을 연 것은 정세의 국면 전환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북한이 대북 제재 장기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와 민생이 악화한 상황의 반전을 꾀하고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우선 남북관계 개선에 나선 것일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일단 북한의 의도를 예단하지 않고 비대면 영상회의 시스템 구축 등 안정적인 남북대화 채널 구축부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키리크스한국=연합뉴스]

leegy0603@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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