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담·저축성보험 영향…“일부 자산감소 있지만 유의미한 수준 아냐”
생명보험사들의 해지환급금 규모가 신계약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보험금 지급 규모 또한 큰 폭으로 늘면서 향후 생보 업황에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
16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3월 생보사들의 전체 환급금 규모는 22조848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3조7757억원) 대비 약 65.86% 늘었다.
같은 기간 신계약 보험료 수입은 76조718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68조3875억원)에 비해 12.18% 증가에 그쳤다.
절대 규모로만 봐도 신계약이 약 8조원가량 증가할 동안 환급금은 9조원 이상 늘었다. 신계약 규모가 늘긴 했지만 같은 기간 늘어난 해지계약 규모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보험사들에 가해질 부담도 한층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보험사들이 보험금으로 지급한 액수까지 크게 늘면서 손익 부담까지 커진 상태다. 환급금은 보험계약부채의 감소로 자산(BS)에 반영되지만 보험금은 비용으로 처리돼 손익(IS/PL)에 반영된다. 올해 1~3월 생보사들의 지급보험금은 총 6조650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4조4225억원)에 비해 약 50.38% 늘었다.
업계에서는 환급금 증가의 원인을 경기불황에 따른 가계부담 증가와 저축성보험 만기 도래에서 찾고 있다.
경기가 부진할 경우 보험계약 해지를 통해 가계가 손쉽게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어려운 가계를 중심으로 계약해지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2013년 2월 비과세 혜택 종료를 앞두고 크게 늘어난 저축성보험 물량의 만기가 작년 말과 올해 초에 걸쳐 한꺼번에 도래하면서 해지규모가 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질 때마다 유지해오던 보험을 해지하고 환급금을 받는 것은 늘 있는 일이었다”라며 “여기에 작년 말과 올해 초 10년납 저축성보험 만기 도래 시점이 몰린 영향이 반영된 것도 있다”라고 말했다.
자금 유출 규모가 커지면서 보험사들은 보유자산을 매각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3월 보험사들이 순매도한 채권 규모는 약 1조961억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 보험사들은 13조5732억원의 채권을 순매수했다.
해지환급금과 지급보험금이 늘면서 보험사들의 자산이나 손익에도 부담이 가해질 수 있다. 하지만 업계 내부에선 이번 해지환급금 증가 등 문제는 일시적인 만큼 유의미한 부담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앞선 관계자는 “해지환급금 규모가 늘어난 것은 저축성보험 영향이 크다”라며 “자산 상 감소가 확인될 수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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