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은 아이들이 많은 지역인데 국회대로 위에 공원이 덮어지면 아이들도 뛰놀기 좋고 산책하기도 좋을 것 같아요.”

지난 주말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만난 초등학생 쌍둥이 아이를 둔 한 엄마는 올해 말 완공되는 ‘국회대로 상부공원’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아이스링크 바로 옆에 안양천이 흐르고 생태공원도 있지만 5만명의 목동 인구를 수용하기엔 녹색공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회대로는 2025년이 오기 전 7.6km 길이의 선형공원으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국회대로(구 제물포길)는 서울 서부지역의 관문이자 서울과 경기‧인천을 잇는 주 간선도로다. 1968년 우리나라 최초 고속도로인 경인고속도로 일부 구간으로 개통한 이래로 인적‧물적 자원을 수송한 ‘역사가 담긴 길’이다.

‘국회대로 상부공원화 사업’은 한신공영·DL이앤씨·코오롱글로벌이 시공을 맡고 있다.

1단계 건설공사는 한신공영이 2018년에 착공했다. 현재 공사는 50% 가량 진행된 상태다. 지하차도 신설구간 2.67km 가운데 한신공영이 맡은 공사는 1.22km 구간의 1단계 공사다.

1126억원 규모의 공사비가 투입되는 이 공사는 올해 12월 31일에 마무리된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국회대로 상부에 공원, 녹지, 자전거도로 등 친환경공간을 조성함으로써 주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원래는 전체 상부공원 중 이 구간이 2022년 9월 가장 먼저 완공돼야 했다. 그러나 실정보고 반영에 따라 공사금액 늘어나게 돼 지난 2021년 공기가 연장됐다. 또한, 지난해 12월 물가변동 반영, 공사물량 조정 변경 등의 이유로 설계변경도 5차례나 이뤄졌다.

코오롱글로벌은 2단계 1공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월 착공에 들어갔으며 현재 35% 정도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광역상수도 이설, 물가변동 등으로 인해 4차례 설계변경을 요청했으며 올해 12월 24일 준공 예정이라고 전했다.

DL이앤씨는 2단계 2공구에 대한 공사를 맡고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일부 구간의 변경설계가 있어서 조금 지연이 있었고 나머지 구간은 정상적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간접공사비, 선유고가 철거 현장여건 물량 조정해 내역 변경 등을 이유로 5번 설계변경을 했으며 지난 3일에도 한차례 설계변경을 추가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3개 시공사 중 가정 먼저 공사를 끝낼 전망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국회대로 주변 지구단위계획구역 등 4개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 결정변경안을 원안가결한 바 있다. 대상지는 강서구 화곡동, 양천구 신월동, 신정동, 목동 일대 국회대로를 포함하고 있는 4개 지구단위계획구역인 ‘국회대로 주변 지구단위계획구역’, ‘목동사거리 생활권중심 지구단위계획구역’, ‘목동오거리 지구단위계획구역’, ‘서울목동지구 택지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구역’이다.

목동 지역을 전부 포함하고 있는 지구단위계획 주요내용은 국회대로 지하화에 따른 지상부(신강초등학교 입구~시립 목동청소년센터 구간) 공원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공원조성구간에 걸쳐있는 4개 지구단위계획구역 내에 공원(83,994㎡)을 도시계획시설로 도로와 중복 결정하는 사항을 담고 있다.

또한, 국회대로는 목동 재건축 예정 단지들을 관통하고 있어 안전진단 등 재건축 규제 완화를 앞두고 목동 재건축 계획도 상부공원 조성과 맞물릴 전망이다.

지난해 초 목동 14개 단지 중 9·11단지를 제외하고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그리고 9단지는 지난해 12월 3년만에 재건축정비사업 정밀안전 진단 용역 결과, ‘재건축’ 판정으로 정밀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했다. 11단지도 안전진단용역을 재추진 중에 있다

6단지를 시작으로 목동 4·5·7·8·10·12·13·14단지는 신속통합기획 패스트트랙으로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있어 올해에는 상당수 단지가 정비구역 지정이 완료될 계획이다.

서울시는 국회대로 상부 공원을 경의선숲길, 경춘선숲길, 서울로7017에 이은 서울의 새로운 녹색벨트이자 뉴욕의 ‘하이라인’, 시드니의 ‘굳즈라인’ 같은 세계적인 선형공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목동 쌍둥이 엄마는 “작년 여름에 애들 데리고 맨해튼을 다녀왔다"면서 “그 국회대로 공원을 뉴욕의 하이라인처럼 꾸민다고 했는데 실제로 하이라인 같은 공원이 목동 한복판에 들어온다면 정말 멋질 것 같다"고 말했다.

목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도 “목동 11단지도 재건축 확정이 머지 않았는데 이 삭막한 아파트 빌딩 숲에 진짜 녹색 공간이 들어온다면 뉴욕 센트럴 파크처럼 멋있는 항공 사진이 찍힐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목동도 다 같은 목동같이 보이지만 8차선 국회대로가 4단지와 7단지를 가로지르고 있어서 단절된 느낌이 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4단지, 5단지 주민들도 공원을 통해 걸어서 한번에 현대백화점까지 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진정한 목동 생활권 통합이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 관계자도 선형공원 계획 발표 당시 “수십년 간 지역을 단절시켰던 차량길을 삶과 여가의 공간으로 지역주민들에게 온전히 돌려줌으로써 서울 서남권의 부족한 공원녹지를 확충하고 지역에는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는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 간 단절도 문제지만 하루 최대 19만 대에 이르는 차량 통행으로 상습 교통체증이 발생하고, 소음과 환경 문제도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의 원래 계획은 2021년 하반기 공원 조성 돌입, 2023년 하반기 부분 공원 개방, 2024년 6월 전체 공원 개방이었다. 하지만 2020년 1월 코로나19 이전 발표된 계획이라 착공은 물론 완공 기한도 미뤄졌다.

지난 2020년 1월 국제설계공모로 선정된 당선작 ‘적구창신’(跡舊創新)은 ‘오래된 기억과 흔적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든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로 50년 간 회색 아스팔트와 소음, 분진으로 기억됐던 이 공간을 다양한 문화와 놀이가 이뤄지는 사람과 자연 중심의 ‘천년의 숲’으로 조성하는 내용을 제안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으로 전체 공간을 광장, 키즈팜, 커뮤니티센터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9개 특색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녹지공간인 ‘그레이트 필드’ 이외에도 물의 정원, 겨울정원, 천년의 숲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숲 속에서 업무도 할 수 있는 ‘코워킹 플라자’도 조성된다.

서울시는 단계적으로 상부공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첫번째 단계로 국회대로 하부 지하 50~70m 대심도(지하2층)에 왕복 4차로, 총 연장 7.53㎞의 소형차 전용도로인 신월여의지하도로를 지난 2021년 4월 개통했다. 신월여의지하도로는 신월IC와 여의대로·올림픽대로를 직접 연결한다.

두번째 단계로는 신월여의지하도로와 지상부 사이(지하1층)에 왕복 4차로, 총 연장 4.1㎞인 국회대로 지하차도가 올해 개통된다.

또한, 국회대로 영등포구 구간에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전기·통신선로 지중화 공사도 진행했다.

지중화 구간은 목동교IC~여의2교 교차로 구간 총1.7km로, 한전주 113기, 통신주 11기 등 한전․통신주를 철거하는 사업으로 한전과 통신사 협업을 통해 재정부담이 최소화 되는 방안으로 추진됐다.

서울시는 그동안 월드컵공원, 서울로7017, 문화비축기지, 경의선‧경춘선숲길 등 근대 산업사회 공간을 시민의 공간으로 탈바꿈 시켜왔다. 

산업화의 상징을 뒤로 하고 무탄소 시대에, 자동차가 차지하고 있던 공간이 서울광장의 8배 규모의 공원이 될 전망이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관계자는 “국회대로가 지하화되고 지상부가 공원화되면 서울 서남권 시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양천‧강서‧영등포구 등 지역발전을 견인할 것"이라면서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시민들의 여가활동을 향상시켜온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국회대로 상부 공원을 서울의 새로운 녹색벨트로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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