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연임 비판' 의식했나... 사외이사 후보 추천 받는 DGB금융지주
'셀프연임 비판' 의식했나... 사외이사 후보 추천 받는 DGB금융지주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12.16 18:14
  • 수정 2020.12.17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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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오 셀프연임' 꼬리표... 사외이사 이미지 바꾼다고 없어질까?
김태오 DGB금융지주회장. [사진=DGB금융지주]
김태오 DGB금융지주회장. [사진=DGB금융지주]

DGB금융지주가 주주총회 의결권이 있는 주주를 대상으로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을 받는다고 밝혔다. DGB금융은 지난해 3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신설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의 '셀프연임'을 위한 잔치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통해 이를 불식시킬지 주목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사외이사 후보군을 다양화하고 주주 권리 제고를 위해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을 받는다고 밝혔다.

DGB금융은 지난 2018년부터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주주로부터 사외이사 예비 후보 추천을 받고 있다. 올해의 경우 공고일 전날인 11일까지 주주총회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보유한 주주라면 1인당 1명의 사외이사 예비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추천된 예비후보자들은 외부 인선자문위원회의 평가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결의를 통과하면 DGB금융 사외이사 통합후보군으로 선정·관리된다. 선정된 사외이사 통합후보군 중에서 지주회사 및 계열사 회추위가 사외이사 최종 후보자를 추천한다. 최종 후보자는 해당사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내년 3월말쯤 사외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런 사외이사를 선정하는 회추위는 사실상 김태오 회장의 셀프연임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사회의장 및 회추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은 김 회장의 경북고 2년 후배이고, 작년 선임한 조선호 사외이사는 역시 금융감독원 출신에 하나은행 감사를 지내며 김 회장과 함께 근무한 이력이 있다. 또 최근 손해보험협회와 은행연합회 수장에 금융당국 출신이 안착하는 등 ‘관피아’(관료+마피아)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DGB금융 또한 전직 금융당국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선출한 만큼 관피아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논란은 이번 차기 회장 선출에서도 계속됐다. 회추위가 DGB금융지주 차기 회장 숏리스트(후보군)를 3명으로 추리는 모습은 보였지만, 실상은 김태오 회장의 연임으로 무게추를 옮겼다는 것이다.

후보군에는 김 회장과 임성훈 현 대구은행장, 유구현 전 우리카드 대표이사가 포함됐는데 임 행장은 지난 10월 취임해 재직기간이 약 2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유구현 전 우리카드 대표이사는 DGB금융 내 입지가 강하지 않은 생소한 후보라 사실상 김 회장의 최종 후보 낙점을 위한 겉치레 경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김 회장은 은행장 겸직에 따른 권력 독점 논란에 휩싸인 적도 있다. 사상 초유의 행장 구속 사태에 따라 공석이었던 은행장 자리를 지난해 1월 김 회장이 겸직하게 됐는데, 자회사 최고경영자추천후보위원회(자추위)가 김 회장과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돼있어 회장이 직접 인사에 관여하는 권력 독점 논란이 일었던 것이다. 김 회장은 취임사에서 "회장과 은행장의 분리와 내부출신 은행장 선임에 대한 약속은 지킬 것"이라며 진땀을 뺐다. 

그럼에도 회추위는 지난 11일 회의를 개최해 차기 회장 최종후보군으로 김 회장을 추천했다. 

권혁세 회추위 위원장은 "DGB금융그룹의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고, 취임 이후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온 김 회장의 뛰어난 경영 능력과 CEO로서의 훌륭한 인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면서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윤리경영을 실천하면서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부분은 김 회장의 확고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것에 위원 전원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될 예정이다.

내부규범에 따라 만 67세를 초과하면 회장에 선임될 수 없는 만큼 1954년 11월생인 김 회장은 이번이 마지막 연임 기회였다. 또 정치권에서 금융지주 CEO의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 발의를 검토하고 있고,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관여하는 ‘셀프 연임’을 금지하는 내용의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지난해 6월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킨 만큼 연임 실패 리스크가 크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논란과는 별개로 김 회장은 하이투자증권, DGB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의 약진을 이끌며 올해 코로나19에 따른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는 악재에도 시장의 전망치보다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회장은 2018년 5월 취임사에서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금융 강화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등을 통해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만큼 이러한 기조는 더욱 강화될 방침이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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