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건전성 비상' 보험사들, 일단 한숨 돌렸지만...이번엔 증자 부담↑
'재무건전성 비상' 보험사들, 일단 한숨 돌렸지만...이번엔 증자 부담↑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2.06.13 16:39
  • 수정 2022.06.13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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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LAT잉여액 인정 등 완충안 마련…RBC폭락 보험사들 일단 안도
채무증권 발행도 결정도 첩첩산중…자본여력 낮은 보험사들 긴장 계속
[사진=금융위원회]
[출처=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 문제를 위해 완충방안을 마련했지만 다른 문제로 고심에 빠졌다. 자본구조 강화를 위해 유상증자 등을 요구한 것인데 이미 재무건전성을 위해 기발행한 자본증권 규모가 있는 만큼 증자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지난 9일 보험업권 리스크 점검 간담회를 열고 보험사들의 RBC비율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책임준비금적정성평가(LAT) 잉여액을 가용자본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보완책을 마련했다.

LAT는 내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에 대비한 제도다. 결산시점의 할인율 등을 반영해 시가로 평가된 보험부채가 원가 부채보다 크면 그 차액을 추가로 적립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수치화한 것으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는 대표 지표다. 보험업법상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은 선제적 관리 차원에서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모든 보험사들의 RBC비율은 크게 악화됐다. 투자자산 절반가량이 채권인 만큼 채권가격 하락(채권금리 상승)에 따라 자산평가가치가 악화된 것이다.

특히 생보사들의 재무건전성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올 1분기 기준 DGB생명의 RBC비율은 84.5%까지 추락했고 DB생명(139.1%), 농협생명(131.5%) 등도 금감원 권고치 아래로 떨어졌다. 대형사 중엔 한화생명이 160.0%를 기록하며 당국 권고치를 소폭 웃돌았다.

이번 당국의 완화조치로 보험사들은 LAT 잉여액의 40%를 매도가능채권의 평가손실 한도 내에서 가용자본에 가산할 수 있게 된다.

보험사들로서는 일단 급한 불은 껐다며 안도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보험사들의 RBC비율이 평균 17%p 가까이 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KB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RBC 완충방안 적용에 따라 보험사들의 RBC비율은 모두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며 커버리지 보험사 평균 기준으로 16.9%p의 상승이 추정된다”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다가올 부담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자본구조가 금리 등 시장변수에 취약해졌다고 판단, 외부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도록 유상증자 등을 유도해 취약성을 개선해 나가겠다고도 밝혔다. 대상은 자본여력이 낮은 보험사들이다.

이는 외부 상황변동에도 보험사들이 상대적으로 비탄력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상당수의 보험사들은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등 채무증권을 발행해 RBC비율을 맞춰왔다.

이들 증권은 모두 자본으로 인정될 수 있고 증자에 비해 간편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종류에 따라 자본으로 인정되는 비율이 다르고(후순위채는 잔존만기 5년 이내부터 매년 20% 차감, 신종자본증권은 100% 인정) 이자부담을 감안해야 한다. 특히 최근처럼 금리가 치솟는 상황에서 이자부담은 더욱 높아진다.

채권재분류로 금리인상 직격탄을 맞았던 농협생명의 경우 올해 1분기 기준 1조1000억원의 미상환 회사채(7~10년, 3.160~4.350%)가 남아있다. 작년부터 약 3조원을 조달한 한화생명은 9조242억원의 총 자본 중 2조9713억원의 회사채와 신종자본증권을 들고 있고, 흥국생명도 1조4991억원 규모의 채무증권을 자본으로 보유 중이다.

금융당국이 ‘자본여력이 낮은 보험사’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지만 보험사 자체 자본금이 낮거나 전체 자본 중 외부 차입 비중이 높은 곳이 대상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이 때문에 일부 보험사들 사이에서는 증자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추세다. 하지만 증권 발행과 달리 증자는 이사회 결의와 투자자 수요, 지분가치 등이 고려되는 만큼 쉬운 작업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시 된다. 특히 금융당국이 이번 완충방안을 마지막으로 내년 킥스 도입 후에는 더 이상 사정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엄포를 놓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험사들의 부담감은 한층 거 높아지고 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당국의 조치는 이번만 봐준다는 경고에 가깝다”라며 “증자 한 번 하기 위해선 몇 개월에 걸친 작업과 시간이 필요한데 권고를 받는 보험사들은 더 바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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