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상생금융 현장 방문으로 긴장하던 보험업계가 한시름 덜었다. 회계변경과 시장상황에 따라 업황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당국이 차례로 상생금융 협력을 요청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이 원장이 이를 강권하는 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이 원장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화생명-월드비전 상생금융 협약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력이 있는 은행권과 달리 비은행권은 상생금융 부탁이나 요구를 하기 어렵다”라며 “자율적으로 상생 노력을 해주는 건 고맙게 생각하지만 여력이 없는 회사에 강권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보험업권에서는 감독당국 수장이 처음으로 보험현장을 방문하면서 상생금융을 요청할 수 있다는 긴장감을 보여왔다.
주요국의 금리와 인플레이션 등 시장여건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데다 아직 과도기를 겪고 있는 회계제도(IFRS17)로 인한 시차적응도 한창이라 보험업의 변동성이 예년보다 한층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영국·노르웨이·스위스 등 유럽국가들과 캐나다·호주 중앙은행들은 다시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인플레이션 저지에 나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또한 오는 26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4회 연속으로 기준금리 동결(3.50%)을 결정했지만 1분기 하락세였던 채권시장 금리가 다시 오르는 것도 보험사로선 부담이다. 이날 오전 현재 국고채 5년물 금리는 3.645%, 10년물은 3.676%로 지난 3월 말(각 3.281%, 3.329%) 대비 36.4bp(1bp=0.01%p), 34.7bp씩 상승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희도 충분한 여력이 있다면 참여를 고려하겠지만 올해는 IFRS17과 킥스(K-ICS)까지 도입되면서 변동성이 높아졌다”라며 “당국의 요청이 있다면 무시할 수도 없어 난감해 하셨다”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숫자 상 버퍼가 있는 시중은행과 달리 비은행은 일률적으로 저희가 상생 요청을 드리기엔 사정이 많이 다르다”라며 “다만 회사가 수익적·마케팅 차원에서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리면 언제라도 함께 할 용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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