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이 보험수지 악화에도 투자부문의 흑자 덕에 웃음을 지었다. 다만 상반기 실적에는 집중호우 피해 등이 모두 반영되지 않아 향후 추가적인 보험부문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는 올 상반기 5462억원(별도 기준)의 순이익을 거뒀다. 작년 같은 기간(4996억원) 대비 약 9.3% 증가한 수준으로 유가증권 중심의 투자부문 개선이 전체 순익을 견인했다.
KB손보는 작년 상반기 투자부문에서 98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라 보유자산의 처분 및 평가손실 약 4100억원이 반영됐고 투자위험을 헤지하는 과정에서도 2468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올 상반기에는 이같은 문제가 대부분 해소되며 투자부문 손익은 2087억원까지 확대됐다. 2분기 들어 채권시장 금리가 다시 오르기 시작하면서 수익증권을 비롯해 채권 등 유가증권 수익률이 확대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3.782%로 시작한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3월 말 3.270%까지 떨어졌고 이후 상승곡선을 그리며 6월 말에는 3.662%까지 올랐다. 전반적인 수익률 변동은 연초 하락 후 다시 상승하는 형태로 대동소이한 편이다.
KB손보는 운용자산(32조8728억원) 구성은 ▲유가증권 77.7%(25조5415억원) ▲대출채권 19.2%(6조3225억원) 등이다.
유가증권 가운데 국내 투자된 자산규모는 22조1420억원으로, 이 가운데 약 33.4%(7조3859억원)는 국공채에 투자 중이고 31.2%(6조9121억원)는 수익증권에 투자됐다. 해외 운용자산 수익률은 소폭 하락했지만 국내 운용자산 수익률이 큰 폭의 상승을 거두면서 전반적인 투자부문의 개선을 이끈 것으로 파악된다.
작년 말 4.33%였던 해외 유가증권 수익률은 올 상반기 4.04%로 떨어진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유가증권 수익률은 2.56%에서 4.70%까지 뛰었다. 특히 수익증권 수익률은 2배 이상 확대(3.56%→7.23%)됐고 가장 많이 투자된 국공채 수익률도 2.35%에서 3.05%까지 늘었다. 이에 따른 전체 유가증권 수익률도 2.83%에서 4.61%까지 오르면서 전체 투자부문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보험부문 손익은 대형 화재보상 관련 손실 등 손해율이 악화되면서 작년 상반기 5948억원에서 올해 5291억원으로 축소됐다. 자동차보험을 제외한 주요 영역 손해율이 작년 말보다 대부분 상승했고 신계약 증가에 따른 사업비율까지 확대되며 합산비율이 낮아진 탓이다.
6월 말 기준 KB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0%로 통상 인식되는 손익분기점을 하회했다. 손보사들은 사업비율을 감안할 때 약 78~80%의 손해율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수입보험료 규모가 큰 자동차보험에서 손실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보험영업도 나름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상반기 중 KB손보의 수입보험료 규모는 6조3725억원으로 이 중 장기보험은 4조1399억원(65.0%), 자동차보험은 1조3943억원(21.9%)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이번 실적에는 집중호우 피해 등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은데다 9월부터는 태풍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차후 보험영업 부문의 악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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