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저수가 정책에 따른 의료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기피과로 알려진 외과와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런 가운데 서울아산병원장이 연초부터 정부 저수가 정책을 비판하고 나서, 그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사진)은 지난 2일 ‘2024년 신년사’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정책 기조는 필수 공공의료 강화와 더 뚜렷해지는 저수가 정책”이라며 “낮은 수가 인상률과 높은 비용 증가율의 구조 속에서 우리 병원의 지속 성장은 불가능하고 변화와 혁신 없이는 이 구조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저수가 정책 변화를 통해 점점 높아지는 국민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는 주장으로 보인다.
박 병원장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서울 지역 대형병원들조차 필수의료 공백으로 인해 경영난을 겪고 있다“며 “병원의 경영 효율화를 위해 수가 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도 신년사를 통해 수가체계 개선을 필수의료 대책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정 이사장은 “중증·응급·수술 등 고위험·고난도 분야에 대한 보상은 강화하고, 장비를 이용한 검사 등은 수가가 원가 대비 과하게 책정되지 않도록 조정이 필요하다”며 “수가·원가분석 업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해 필수의료 분야에 적정한 보상체계가 마련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건강보험공단과 수가 협상을 진행한 결과, 올해 종합병원의 초진·재진료는 각각 350원과 270원 오른 1만 8,870원, 1만 4,200원이다.
상급종합병원의 초진·재진료는 작년보다 380원과 290원 오른 2만 770원, 1만 6,100원이다.
올해 최저시급은 9,860원으로 2.5% 인상됐다. 올해 말까지 물가상승률은 2% 중반대로 수렴할 전망이다.
정부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 여러 해법을 내놓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 대부분 병원에서 필수의료 과목 정원 확보에 실패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공개한 2024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전기 모집 지원(수련병원 140곳 대상) 결과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는 정원 205명에 53명이 지원해 지원율(25.9%)이 전체 최하위였다.
응급의학과(지원율 79.6%), 산부인과(67.4%) 등 다른 필수의료 과목에서도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위키리크스한국=조 은 기자]
choeun@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