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美 지원 재개 이후 우크라이나는 어떻게 될까?
[월드 프리즘] 美 지원 재개 이후 우크라이나는 어떻게 될까?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4.29 05:31
  • 수정 2024.04.2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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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가 오르고 전의를 굽히지는 않겠지만...우크라이나가 원하는 승리는 묘연할지도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 20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등에 대한 해외 원조 지원안과 바이트댄스의 틱톡 매각 법안을 승인한 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 20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등에 대한 해외 원조 지원안과 바이트댄스의 틱톡 매각 법안을 승인한 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미국 정치권에서 수개월 간 질질 끌던 610억 달러 규모의 원조 패키지는 물꼬를 텄지만, 향후 추가 원조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현실적으로 어떤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를 놓고 불편한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27일(현지 시각) CNBC가 보도했다. 다음은 이 보도의 전문이다.

또 한 번의 미국 원조가 우크라이나로 향하면서 키이우 당국은 러시아군과 계속 싸울 수 있는 새로운 군수품 도달을 크게 반길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향후 추가 원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분석가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현실적으로 어떤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러시아는 국가의 전체 역량을 전시 체제로 전환한 상태에서 전쟁에 수십만 명을 더 동원할 수 있는 상태이다.

이번 지원에 힘입어 우크라이나는 당분간은 러시아군과 계속 싸울 수 있겠지만, 가까운 미래에 “승리”를 거둘 가능성은 거의 없다. 더욱이 우크라이나와 동맹국들이 그리는 “승리”의 모습은 또 다른 갈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미국의 군사 지원 재개로 2024년은 패배를 피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우크라이나의 과도한 대미 의존도는 지난 몇 달 동안 너무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컨설팅 업체 ‘테네오(Teneo)’의 중동부 유럽 고문인 앤드리우스 투르사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승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조치와 자원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키이우 당국과 동맹국들 사이에 공통 비전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그는 이렇게 지적했다.

“공식적으로 키이우는 여전히 2014년 이후 러시아에 빼앗긴 모든 영토를 해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것이 중장기적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투르사는, 전쟁 종식과 관련해 키이우가 수용할 수 있는 해법에 대한 논의가 2024년 후반에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견하면서 특히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평화를 얻는 대가로 일부 영토를 양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우크라이나인의 비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사실을 지적했다.

키이우 지도부는 러시아가 2014년부터 점령한 모든 영토를 해방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는 크림반도와 2022년 러시아가 불법적으로 합병한 우크라이나 4개 지역이 포함된다. 러시아는 점령 이후 이 지역들에서 우크라이나의 역사와 문화를 지워가면서 러시아 여권을 발급하고, 연금을 지급하는 등 ‘러시아화’하고 있다.

모스크바는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에 정권의 권위와 정당성, 국가 유산을 걸어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남동부에서 자발적으로 군대를 철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특히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는 10년 넘게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의 지원을 받아왔다.

지난 19일(현지 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크림반도 병합 1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 19일(현지 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크림반도 병합 1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솔직한 자세가 필요함

분석가들은 평화협정이나 휴전 과정에서 어떤 양보와 타협이 필요한지, 그리고 전쟁의 승리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를 놓고 동맹국들과 우크라이나 간에 “솔직한” 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가 해방되는 것을 보고 싶지만, 적어도 지금 당장은 그럴 가능성을 점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문제를 놓고 동맹국들과 단결 속에서 허심탄회하게 대화해야 합니다.”

키이우에서 활동하는 군사 전문가이자 ‘군사·법률 연구 센터(Centre for Military and Legal Studies)’의 책임자인 올렉산드르 무셴코는 이렇게 주장했다.

미국의 원조 통과로 사기가 한껏 고양된 우크라이나 지도부 사이에서 현재 완전한 승리를 배제한 전쟁 종식 논의는 테이블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무셴코는 말했다.

“여기 우크라이나의 정치인들은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예민해지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는 우크라이나 국민과 서방 파트너들에게 솔직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정말 중요한 사항입니다.”

그는 수요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에게 최선의 결말은 러시아 군대로부터 자국 영토 전체를 해방하고 나토(NATO)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셴코는 “그러나 우리는 다른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많은 것은, 미국이 최근 승인한 610억 달러 규모의 원조 패키지와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군비가 전장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달려있다. 그리고 올해 말 미국 대선 이후 우크라이나가 앞으로 얼마나 지원을 더 받게 될지에 따라서도 달라질 것이다.

무셴코는, 앞으로 몇 달 안에 특히 남부 케르손과 자포리자에서 러시아군의 세력이 약화된다면 대화와 휴전의 여지가 생길 수 있다고 본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안보가 얼마나 강력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에 달려있기도 하다.

그러한 시나리오에서는 일종의 힘의 균형이 이루어지면서, 결국 불안하기는 하지만 장기간의 휴전이 성사될 수 있다고 그는 예견했다.

“이러한 시나리오라면 우크라이나인들은 옛 영토를 계속 고집할 정도로 많은 힘을 갖지 못할 것이며, 러시아도 추가 영토를 점령할 만큼 힘을 갖지 못할 것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무셴코는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는 빼앗긴 영토를 러시아 소유로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지만, 휴전이 이루어지면 시간을 벌 수는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우크라이나는 독립과 주권을 유지할 것이며, 서방의 지원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동맹들과 더 잘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빼앗긴 땅이 러시아 영토라는 데 결코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인이라면 아무도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서독과 동독 사람들이 1990년 통일을 이룰 때까지 기다린 것처럼 우리도 기다릴 수는 있습니다. 이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시나리오에 해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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