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수익 증가' 목표 내건 삼성카드 김대환…곳곳에 암초 '험로 예상'
불황에 '수익 증가' 목표 내건 삼성카드 김대환…곳곳에 암초 '험로 예상'
  • 강정욱 기자
  • 승인 2024.01.18 14:04
  • 수정 2024.01.18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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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산업 성숙기 접어든 지 오래…성장 동력 찾기에 난항 예상
총선發 악재 가능성…車할부금융·신기술금융업 전망도 불투명해
삼성카드 김대환 대표이사가 불황에 시달리는 업계 현황에도 올해 목표로 수익성 증가를 내세우면서 업계에서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출처=위키리크스한국]
삼성카드 김대환 대표이사가 불황에 시달리는 업계 현황에도 올해 목표로 수익성 증가를 내세우면서 업계에서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출처=위키리크스한국]

올해 목표로 수익 증가를 내걸은 삼성카드 김대환 대표이사 사장의 행보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카드업계 불황이 지속되는 데다 총선을 앞둔 여야의 표심 경쟁이 가열되면서 되려 악재가 더해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수익성 증가 대안을 마련하는 게 녹록치 않은 만큼 안정성 지표 유지와 현대카드에 내준 개인 신용판매 2위 탈환이 평가를 좌우할 전망이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유임을 확정지은 삼성카드 김대환 사장은 경영 목표를 제시하며 올해 경영활동을 본격화했다.

최근 성적이 김대환 사장 유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전년 동기보다 5.8% 축소된 430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순익은 감소했지만 실적 부진을 겪은 카드업계 전체적으로 볼 때 선방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건정성 지표 선방도 유임에 힘을 실은 요인이다. 삼성카드의 연체율은 1.15%,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84%로 업계에서 두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연체율은 이자 지급이 되지않은 대출금의 비율을 의미한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체 대출금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비율을 뜻하는 것으로 회수 가능성이 낮은 것을 말한다. 두 지표 모두 경영 성과 평가 시 거론된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낮을수록 건전성이 좋다는 의미이며 카드사의 대손충당금 규모가 줄어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

최근 성적표와 달리 향후 행보에는 험로가 예상된다. 호실적을 지속하기에는 카드업계 안팎의 악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카드산업은 2000년대 초반부터 성장폭이 제한적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드 보급 현황이 이를 뒷받침한다. 2022년 말 국내 신용카드 수는 1억2417만장으로 역대 최다 보유량을 기록했다. 15세 이상 취업자와 실업자의 합계인 경제활동인구 기준 상 1인당 신용카드 보유량은 4.4장에 달한다.

이는 대부분 소비자들이 카드를 충분히 발급받아 눈높이가 까다로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규 카드를 내놓을 때 소비자들이 혹한 혜택을 내놔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혜택이 늘어날수록 카드사의 이익은 작아지게 된다.

신용카드 보유량을 더 늘린다 한들 효과는 제한적이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하락 추세라서다. 이는 적격비용 재산정 개편 제도의 출범에 기인한다. 이 제도가 2012년 적용된 이후 카드사 본업인 가맹점 수수료가 수차례 인하된 여파로 카드업계 전체가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았다. 카드업계는 작년부터 적격비용 재산정 재산정 주기를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늘려달라고 건의했지만 결정권을 쥔 금융당국은 결론을 쉽사리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는 4월 총선이 임박한 여파로 풀이된다. 현재 여야는 개인소비자 표심 잡기 경쟁을 전개하고 있다. 선심성 정책으로 개인소비자를 구애하기 위해 소상공인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가 추진되는 것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가맹점 수수료는 소상공인들에게 비용으로 인식되고 있다.

민심의 동향이 총선 향배를 결정할 수 있는 만큼 정부·여당에 보조를 맞춰야 하는 금융당국도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기존 카드산업의 붕괴에 따른 부작용보다 당장의 총선 승리를 바라보는 상황이 조성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삼성카드 내부 상황을 살펴봐도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본업의 수익성 저하를 만회하고자 육성했던 자동차할부 금융시장은 성장동력이 떨어졌다. 고물가·고금리가 지속돼 소비자들의 부담이 늘어나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다. 테슬라’와 ‘폴스타’, ‘혼다 코리아’ 등 해외 자동차 브랜드 구매 시 할부를 삼성카드가 독점한 채 마케팅에 힘을 쏟아도 성과를 거두기 어려워진 게 현실이다.

작년 등록한 신기술금융업을 통한 수익성 증가 역시 실현 가능성이 적다. 신기술금융업은 통상 벤처회사에 투자한 후 시간이 경과 된 후에야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성장성이 있는 벤처회사를 골라낼 수 있는 전문인력을 확보한 경우에도 투자금을 잃을 수 있는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안정 지향적이었던 삼성카드의 경영전략과는 거리가 있는 셈이다.

삼성카드는 해외법인도 전무한 상태다. 해외법인 설립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추진되는 게 일반적이다. 삼성카드가 수익성이 좋은 해외법인을 확보하고 있는 금융사보다 국내 시장의 불황을 극복할 대안을 마련하기 어려운 것이다. 삼성카드는 해외진출 가능성은 열어놓은 상태다. 진출이 현실화되는 경우에도 수익성 증가 효과는 미지수다. 현지에서 지배력있는 회사를 인수하거나 지분을 투자할 방도를 찾는 것만이 수익성을 늘릴 확실한 선택지다.

이에 기존 강점인 안정성 지표를 양호하게 유지하면서 개인 신용판매 순위를 끌어올리는 게 성과의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4월에 이어 9월부터 11월까지 3달 간 개인 신용판매 2위를 현대카드에 내줬다. 현대카드가 지난해 3월 애플페이를 국내에 독점 도입하면서 신규 회원수가 반짝 늘어난 영향이다. 신규 회원수 증가는 개인이 국내외에서 활용한 일시불·할부·현금서비스를 합친 것으로 성과 지표 중 하나다. 개인 신용판매는 신규회원수 증가에 따라 늘어날 수 있다.

삼성카드 김대환 사장은 “저성장·고금리·고물가의 지속으로 업계에 가계부채 및 연체율 증가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리스크와 효율 관리를 강화하고 회사의 모든 전략을 이익 중심으로 전환할 예정이며 플랫폼과 데이터가 강한 회사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강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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