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시스템 구축 걸음마…내부 통제 시스템 비교적 강점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긴 키움증권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초대형 IB 인가를 신청하지 않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SG발 주가 폭락 사태에 대한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데다가 발행어음 사업을 위한 전산시스템 준비도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이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올해 초대형 IB 인가 신청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최근 키움증권 엄주성 대표이사는 내년에 초대형 IB 신청에 본격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초대형 IB는 증권사가 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하고 금융당국에 신청한 후 심사를 받으면 얻을 수 있는 자격이다. 초대형 IB를 획득하면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이 사업은 투자자들의 자금을 받아서 기업·부동산금융에 투자하고 원금과 수익금을 돌려주는 구조다. 증권사 자금 조달 방법을 다각화시킬 수 있는 방안인 셈이다.
증권업계에서 초대형 IB는 미래에셋·한국투자·NH·삼성·KB증권 등 5개사 뿐이다. 키움증권이 인가를 받으면 6번째가 된다.
키움증권은 본래 작년 초대형 IB로 도약을 준비한 바 있지만 악재로 무산됐다. SG발 주가폭락 사태가 일어나면서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키움증권이 속한 다우키움그룹 김익래 전 회장이 SG발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법정 다툼 중이다.
키움증권에도 여파는 남아있다. 금융감독원이 SG발 주가폭락 사태와 관련해 키움증권을 검사했지만 결과를 아직 전달받지 못한 상태다. 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안 후에야 초대형 IB 신청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게 키움증권 측의 설명이다.
전산시스템 구축도 걸림돌이다. 초대형 IB 자격 획득을 하려면 전산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금융당국이 인가 신청을 한 증권사가 발행어음 사업이 가능한 지 전산시스템을 면밀하게 검토하기 때문이다.
내부 통제 시스템이 그나마 강점인 상황으로 보인다. 리스크관리 직원을 최근에 추가로 채용했다. 감사 기획, 감사 부서를 나눠서 운영인력을 보강했다. 각 부서별로 잠재적인 리스크를 각자 살펴보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IB 신청 후 인가에 필요한 조건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 올해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위키리크스한국=강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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