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수업 재개 임박…“집단 유급이냐 복귀 신호탄이냐”
의대 수업 재개 임박…“집단 유급이냐 복귀 신호탄이냐”
  • 강정욱 기자
  • 승인 2024.04.07 10:02
  • 수정 2024.04.07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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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이달 수업 재개…경북대·전북대·전남대도 동참 앞둬
1학기 수업주수 15주 필수…비대면 수업으로 복귀 부담 줄여
지난 5일 오후 대전시 중구 문화동 충남대학교 보운캠퍼스에서 의대 교수와 학생들이 정부 의대 증원 방침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지난 5일 오후 대전시 중구 문화동 충남대학교 보운캠퍼스에서 의대 교수와 학생들이 정부 의대 증원 방침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장기화되고 있는 의정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지난 2월부터 휴강하고 있는 의대들이 집단 유급사태를 우려해 이번 주부터 속속 수업을 재개하기 때문이다. 의대생들의 집단 수업 거부로 이어지느냐 복귀로 이어지느냐에 촉각이 곤두세워지고 있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경북대는 오는 8일부터 의과대학 수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교수진과 학생들에게도 공지했다.

경북대는 본과 1~4학년의 경우 이미 2월 13일에 개강해 일주일간 수업을 한 바 있다. 의대 증권에 반발해 전국 40개 의과대학이 지난 2월 19일부터 동맹휴학 등 집단행동에 들어가기로 결의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경북대는 그간 5차례 휴강을 연장하며 학생들의 복귀를 설득해왔다.

추가 휴강이 어려운 점이 수업 재개의 요인으로 꼽힌다. 자칫하다간 오는 8월 시작하는 2학기 학사일정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어서다. 휴강 결정에 따라 과목당 20주인 수업시수를 15~16주로 압축해 시간표를 재구성한 후 종강은 7월 중하순으로 조정해도 시간이 더 지나면 학사일정을 맞추기 역부족이다.

임상규 경북대 교무처장은 "학생들 의견이 다양하지만 수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라며 "수업 재개를 공지한 이후 세부적인 질문을 하는 학생은 있었지만 거부 의사를 표한 경우는 특별히 없었다"라고 전했다.

임상규 교무처장은 "학생들의 의견을 수용해 본과 1~2학년 수업은 2~3주간 비대면 강의로 진행하고, 본과 3~4학년 임상실습은 대면으로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북대는 학생들이 학업과 진로에 대한 불안감을 느낄 수 있는 점을 고려해 학장단과 각 학년 담임교수를 중심으로 '학습상담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들이 직접 나서 심리상담을 지원한다.

전북대 의대도 오는 8일 수업을 재개한다. 실습과 방학 등의 일정을 고려했을 때 개강을 더 늦추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전북대는 의대성 665명 중 641명이 휴학계를 낸 후 지난 2월 26일부터 여러 차례 휴강을 연장하며 수업을 미뤄왔다.

의대 교수와 학생들이 정부 의대 증원 방침에 반대하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의대 교수와 학생들이 정부 의대 증원 방침에 반대하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수업 재개 직후에는 우선 대면 강의와 비대면 강의를 병행해 학사일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전북대 관계자는 "수업을 늦추면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어 부득이 수업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남대도 이달 중순 수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가천대는 지난 1일부터 온라인 수업을 시작했다.

의대들이 잇따라 수업 재개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현행 규정 때문이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학교 수업일수는 '매 학년도 30주 이상’이 돼야 한다. 1년이 2학기로 이뤄지는 만큼 학기당 15주 이상의 수업시수가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개강이 뒤로 밀리면 의대 교수들의 부담이 커진다. 수업과 시험을 한꺼번에 진행해야 해서다. 대학들이 이달 중하순을 개강의 마지선으로 잡고 있는 이유다.

휴학생들의 상당수가 학교로 돌아올 수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각 대학은 지도교수 등 교수진이 개별 면담으로 학생들의 복귀를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있다. 비대면 온라인 수업 등으로 집단 결의에서 이탈하는 학생들의 부담도 최소화했다. 학교에 출석하지 않아도 돼서 누가 수업에 참여했는지 학교 측의 협조가 없는 이상 확인이 불가능하다.

수업 재개 후 수업에 불참하면 유급자가 된다. 통상 의대 학칙상 수업일수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F 학점을 받는다. 한 과목에서라도 F가 나오면 유급되는 구조다.

아직 의대 수업을 재개하지 않은 한 비수도권 대학 관계자는 "대학들도 지금 거의 막다른 골목에 몰려 있고, 학생들도 특히 본과생은 시간적 여유가 없다"라며 "(의대 재학생이) 한꺼번에 유급되는 것을 막으려면 이달 말까지는 일단 수업을 재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유급 마지노선이) 턱밑까지 다가온 상황"이라며 "수업을 재개했는지 여부와 재개하지 않았다면 언제 시작할 것인지 등을 이번 주에 파악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강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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