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Insight] 기차·드론으로 눈돌리는 수출업체들…고심하는 K해운
[WIKI Insight] 기차·드론으로 눈돌리는 수출업체들…고심하는 K해운
  • 이현규 기자
  • 승인 2024.04.08 17:51
  • 수정 2024.04.08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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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운송보다 빠른 중국횡단철도로 해운 대체 수요 늘어
물류 드론 등장 등 물류 산업 다각화되는 추세
세계적인 해운사 머스크(MAERSK)의 블록 철도 사진. [사진=머스크]

코로나19 펜데믹과 홍해사태 등으로 인한 물류대란이 발생할 때마다 해상운임 상승으로 국내 수출업 화주들은 그간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하지만 최근 국내 수출 업체들에게 새로운 물류 선택지가 주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홍해사태 이후 중국횡단철도(TCR)를 해운의 대체제로 밀어주고 있다. 또 올해 초에는 중국의 무인항공기 업체인 DJI가 첫 배송 드론인 DJI FlyCart 30(FC30)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이러한 해운 대체 물류 수단이 해운과 수출산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중국횡단철도(TCR)

중국횡단철도로 수출되는 화물 사진 [사진=Theloadstar 제공]

8일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글로벌 해상 운송에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다양한 물류 수단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수요에 따라 ‘중국-유럽 화물열차’ 활용 수출 물류방안 온라인 세미나를 9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최근 해운 물류의 불안정성이 지속되면서 우리 기업에 중국-유럽 화물열차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전파하기 위해 이번 세미나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1월 SCFI(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가 2200포인트를 돌파하며 해상운임 가격이 일시적으로 폭등했다. 최근 해상 운임 오름세는 점차 완화되는 추세지만 지난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물류대란 장기화를 겪었던 국내 수출업 화주들이 홍해 사태를 바라보며 '물류 악몽'의 기억을 곱씹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충칭·시안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TCR 물동량이 지난 2월에만 100% 증가했다. 중국 본토에서 유럽까지 약 15~20일이면 운송이 가능해 약 50~60일이 소요되는 해운보다 빠르고, 운송 속도는 빠르지만 적재량이 적고 운임이 비싼 항공운송보다 가성비 있기 때문이다. 현재 부산항에서 환적후 중국 TCR을 통해 독일 함부르크까지 소요되는 운송시간은 총 32일에서 43일이 소요된다.  

KOTRA는 이미 지난 2021년 '중국-유럽 화물열차 운행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TCR을 두고 “해상운송보다 빠르고 항공운송보다 저렴한 이점이 있다"라고 밝히며 해운 대체제로 TCR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이번 세미나 역시 그간 KOTRA가 분석한 TCR의 장점을 우리 기업 수출 물류 가이드 라인으로 활용하기 위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 역시 TCR을 이용한 수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정부는 인천과 웨이하이를 잇는 복합운송 시범사업을 처음 시작했다고 밝혔다. 환적을 간편화해 한국·중국 화물들의 발빠른 이동을 촉진하겠다는 목표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장은 "최대 런던까지도 갈수 있는 TCR을 이용할 시 국내 수출 화주들의 운송 선택폭이 넓어진다"며 "비록 적재량은 선박이 많지만 철도운송은 '연속성'이라는 무기로 빠르게 낮은 적재량을 메꿀수 있어, 해운을 일정부분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TCR이 국내 해운사의 물동량을 일정부분 가져가며 해운을 견제하기 시작하면 경쟁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 역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구 협회장은 "그동안 국내 수출입의 99%를 차지했던 해운을 견제하는 물류 수단이 활성화된다면 국내 물류 역시 해운사 같은 공급자 중심 산업에서 탈피해 사용자 중심 산업으로 바뀌는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컨테이너 없는 수출, 물류 드론

DJI사의 FlyCart 30. [사진=DJI 제공]

홍해사태로 물류대란이 막 발생한 올해 1월, 글로벌 드론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DJI사의 첫 배송 드론 DJI FlyCart 30(FC30)가 글로벌 출시를 발표했다. 최대 화물 하중은 약 40kg, 비행 거리는 최대 28km다. 

이미 중국 난진항 등에서 사용되고 있는 FC30은 경제적이면서도 효율적인 항공 배송이 가능하다. 실시간으로 비행 및 화물을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갖춰져 있다. 

특기할만한 점은 FC30 물류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물류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드론 물류 데이터를 세분화하고 구간별 운행 경로를 짜 하나의 드론이 아닌 여러 대의 드론이 함께 화물을 운반하는 '군집 드론'을 목표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규모 군집 드론으로 장거리 화물 수출이 가능해진다면 해운업 역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구교훈 협회장은 "만약 수십일 동안 컨테이너선으로 항해해 운송하는 것보다 군집 드론이 저렴하다면 굳이 해운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변화의 갈림길에 서 있는 K해운

HMM 드림호의 운항 사진. [사진=HMM 제공]

국내 해운업계 역시 이러한 해운대체 수단을 통한 물류 다각화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적인 해운사들의 물류 사업 동향을 파악해 성과를 분석한 후 행동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HMM 관계자는 "최근 머스크(MAERSK) 등 세계적인 해운사 일부가 물류 다각화를 꾀하며 철도와 항공 물류를 시작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다"며 "이에 반해 하파그로이드(Hapag-Lloyd Flug)는 아직까지 선박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 HMM도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HMM은 또 해운시황 침체에 대비한 전문가의 물류 다각화 의견에 대해서 "해운시황은 항상 침체와 호황이 번갈아 나타나는 사이클이 있다"며 "해운업계는 한 번의 호황과 한 번의 침체에 반응하는게 아닌,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사업 방향성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KOTRA는 9일 세미나에 179명(8일 오전 기준)의 국내기업 관계자들이 참석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부산항만공사 같은 기관에서 참석을 예고한 가운데 HMM은 8일 기준 참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이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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