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양국은 앞으로 북한의 핵무기 폐기와 종전선언 및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국교정상화의 길로 나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 도중 불쑥 이런 얘기를 꺼냈다.
"(북한과의) "향후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엄청난 돈이 드는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할 것이다"
그는 한미 연합훈련을 '워 게임'(war game)이라고 지칭한 뒤 "우리가 (북한과) 매우 포괄적이고 완전한 합의를 협상하는 상황에서 워 게임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매우 도발적인 상황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면 돈을 많이 절약하고, 그들(북한)은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것.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서도 철수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는 솔직히 말하고 싶은 게 있다. 대선 운동 기간에도 말했듯이 대부분의 병사를 집으로 데려오고 싶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언젠가는 그렇게 되길 바라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필자는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서는 북미 협상이 진전되는 것을 봐가며 '철수'가 아닌 '감축'에 대해서는 적극 검토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다.
트럼프의 논리대로 북한과의 협상이 진행되는 도중에는 군사훈련이나 주한미군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주한미군 철수는 한미동맹의 존속이나 향후 북한의 태도변화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절대불가'이다.
그러나 숫자는 줄여도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주한미군은 유사시 미국의 자동 개입을 보장하는 '인계 철선'의 의미가 있다. 인계 철선 기능을 위해서는 숫자가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이미 한국은 세계 7위 수준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어 핵무기만 아니라면 충분한 전쟁 억지력이 있다.
둘째는 트럼프가 틈만 나면 주한미군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들먹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언젠가 '주둔비용 대폭 인상'이라는 청구서를 내밀 것이라는 의미다.
이제는 우리도 주한미군, 특히 지상군의 숫자를 줄이는 것에 대해 '신중히' 검토할 때가 됐다.
[위키리크스한국=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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