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7일 본회의를 열어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선출안을 의결했다. 한 달 동안 헌법 재판소 ‘기능마비’ 상태인 6인 체제에서 다시 9인 체재로 완전체를 구성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여야 교섭단체 3당은 각각 추천한 김기영(더불어민주당), 이종석(자유한국당), 이영진(바른미래당)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보고서를 일괄 상정해 차례로 의결했다.
국회 본회의에 앞서 같은 날 오후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해찬 대표는 “헌법재판관 표결처리 본회의가 소집됐다”면서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정당추천으로 된 (헌법 재판관 후보자)분들이기에 존중해서 만장일치로 통과되는 것이 상식적인 일”이라고 지적하며, “그 동안 협상과정을 보면 그렇지 못했다. (본회의에)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다시 한번 “걱정된다”고 거듭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본회의에 상정된 헌재 후보자의 선출안은 연기식 무기명 투표로 진행됐으며, 결과 모두 가결됐다.
김 후보자는 총 238표 중 찬성 125표, 반대 111표, 기권 2표를 얻었다.
이어 이종석 후보자는 238표 중 찬성 201표, 반대 33표, 기권 4표를 얻었으며, 이영진 후보자는 찬성 210표, 반대 23표, 기권 5표를 가결돼 헌법재판관으로 선출됐다.
3명 후보자의 선출안을 두고 국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해 약 한 달 동안 헌법재판소 공백 사태가 이어졌었다.
여야는 헌법재판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를 끝내고 지난달 20일 본회의에서 선출안 표결을 하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민주당 추천 김기영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에서 “5차례에 걸친 위장전입” “현 대법원장과의 친분으로 된 코드인사” 등이 제기됐다.
이어 한국당 추천 이종석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에서도 ‘위장전입 의혹’ ‘정치적 편향성 우려’ 등이 언급됐으며, 바른미래당 추천 이영진 후보자의 보고서도 마찬가지로 헌법 재판관으로서의 자질과 식견, 도덕성에 대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로 인한 문제 등을 둘러싸고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인사청문특위에서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됐고, 결국 20일 본회의 표결이 처리되지 못했다.
후보자들의 선출안이 국회를 넘지 못하면서 헌재는 지난달 19일부터 약 한 달 동안 유남석 헌재소장과 서기석·조용호·이선애·이은애·이석태 헌법재판관 등 '6인 체제'로 운영됐다.
그러다 전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으로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선출안을 본회의에 동시 상정해 표결에 부치기로 전격 합의해, 이날 표결에 부쳐지면서 헌법재판관 공백사태가 해소됐다.
[위키리크스한국=이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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