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를 틈타 식품·외식업계의 가격 인상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가공식품부터 외식 프랜차이즈까지 연초부터 이어진 물가상승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최근 가격 인상 명분은 대부분 물류비, 인건비, 경쟁 비용 상승 등이다. 과거 원재료비 상승에 기인한 것과 다른 양상으로 향후 식품 가격 인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내년 초 바나나맛우유류의 가격 인상을 추진한다. 바나나맛우유 가격 인상폭은 공급가 기준으로 7.7%로, 유통채널별로 협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인상 시기는 내년 1월 말에서 2월 초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서울우유에 이어 10월 남양유업도 우윳값을 인상했다. 5년 만에 원유 수매 가격이 1리터당 4원 오른 926원으로 확정되면서 우유뿐 아니라 우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가공식품이나 외식 메뉴들의 최종 소비자 가격도 인상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농심은 지난달 스낵류 19개 브랜드의 출고가격을 평균 6.7% 인상했다. 출고 가격 기준 스낵별 인상률은 새우깡(90g) 6.3%, 양파링(84g)·꿀꽈배기(90g)·자갈치(90g)·조청유과(96g) 등 6.1%, 프레첼(80g) 7.4% 등이다. 제조원가와 판매관리비 등 비용 상승으로 인해 원가압박이 누적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외식업계의 가격 인상률은 더욱 가파르다. 통계청 기준 올 11월 기준 외식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6% 올라 6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엔제리너스는 아메리카노를 스몰 사이즈 기준 4100원에서 4300원으로, 카페라테를 46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리는 등 커피류 일부 품목 가격을 평균 2.7% 인상했다. 이디야커피도 이달부터 아메리카노 가격을 2800원에서 3200원으로 인상하는 등 전체 70개 제품 중 14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0%가량 올렸다.
롯데리아도 버거류 일부 품목 판매가를 평균 2.2% 인상했다. 전체 운영 제품 중 버거 11종을 대상으로, 데리버거는 2000원에서 2300원으로 300원, 클래식치즈버거는 4000원에서 4200원으로 200원 올렸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황금올리브’를 1만 6000원에서 1만 8000원으로 올리는 등 ‘써프라이드’, ‘자메이카 통다리 구이’ 등 인기 상품 세 가지의 가격을 1000~2000원 인상했다.
이 같은 가격 인상은 원재료와 물류비, 인건비 등이 꾸준히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올 초부터 최저임금이 꾸준히 오르면서 유가 상승으로 포장재 가격도 올라 주요 제품들의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한 것.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반구의 휴경기에 진입하면서 곡물의 수급 및 가격의 변동성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재고율 전망치도 대두를 제외하고는 전월대비 큰 변동이 없어 당분간 곡물가격의 안정 추세는 유지될 전망”이라며 “그러나 최근 식품 가격 인상은 대부분 원재료비용이 아닌 물류비, 인건비, 경쟁비용의 상승에 기인한 만큼 향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위키리크스한국=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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