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내연기관 종식 선언 언제쯤 가능할까?
현대자동차, 내연기관 종식 선언 언제쯤 가능할까?
  • 문 수호 기자
  • 승인 2018.12.19 12:18
  • 수정 2018.12.19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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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자동차 산업 착실한 준비 불구 공식 선언 힘들 듯
강성노조, 자급자족 체제 등 해결할 문제 산적
친환경차 비중 늘리며 자연스러운 전환 주도할 듯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차]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차]

자동차 산업이 변화의 기로에 섰다. 최근 자동차 개발과 생산은 내연기관에서 친환경차로 전환을 위한 변환기를 맞고 있다. 전 세계 완성차업체들도 탈 내연기관을 선언하며 친환경 트렌드에 부응하고 있다.

얼마 전 독일 폭스바겐은 내연기관자동차의 생산 중단 시점을 명확히 언급했다. 미하엘 요스트 폭스바겐 최고전략책임자는 독일 울푸스버그에서 열린 ‘한델스블랏 오토모티브 서밋’ 행사에서 2026년을 마지막으로 내연기관차 개발을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라 못 박았다. 또 2040년에는 더 이상 내연기관차를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일본 도요타 역시 2025년부터 내연기관차를 퇴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고, 스웨덴 볼보 역시 내년부터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트렌드는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임에 틀림없다. 독일 다임러와 BMW는 이미 2025년까지 전기차 25종을 출시한다고 예고했다. 중국은 친환경차에 대한 개발과 도입 의지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국가다.

내연기관이란 자동차를 움직이는 동력 장치로, 휘발유와 경유차를 비롯해 가스차 역시 대표적인 내연기관차에 속한다.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이 향후 6~7년 안에 내연기관과 관련된 연구개발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사실상 내연기관 시대의 종식을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동안 자동차 업체들은 내연기관의 효율을 높이고 매연을 줄이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친환경적 파워트레인 연구개발에 매진해왔지만, 이제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연구개발에 매진하겠다는 뜻이다. 이 같은 추세는 독일, 파리,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 유럽에서 불고 있는 내연기관차 퇴출 바람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대․기아자동차의 내연기관 종식 선언은 언제쯤 이뤄질 수 있을까?

현대․기아자동차는 올해를 친환경 자동차의 원년이라 해도 좋을 만큼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미래자동차 산업에 주목하고 있으며, 수소전지차와 전기차 보급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작업에도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 경쟁사에 뒤지지 않을 만큼 친환경차에 열중하고 있는 것과 달리 내연기관차의 종식을 의미하는 공식 선언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다른 현대․기아자동차의 특성에 기인한다.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현대차]


◇ 현대차그룹 자급자족 체제…트렌드 변화 따라가야

현대차그룹은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달리 소재부터 대부분의 자동차 부품을 자급자족하고 있는 체제를 갖췄다. 특히 현대제철은 일관제철소로 과거 현대하이스코를 합병한 냉연 부문은 사실상 현대․기아자동차에 소재를 공급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소재 공급 체제는 최근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을 완료했지만 아쉬운 점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초고장력강 등 친환경 자동차 소재의 생산이다.

미래자동차는 친환경차로 집약되는 바 이에 맞는 차체와 각종 부품 소재 개발이 필수다. 정유동 현대제철 실장은 최근 열린 철강기술심포지엄에서 배터리 가격이 합리화되는 2025년을 본격적인 친환경차 시장 확대시기로 내다봤다.

향후 전기차 전용 차체 구조 개발이 불가피한데 충돌 강도와 차체 강성을 유지하면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탄소 복합소재 등 다양한 소재들이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철강 제품은 뛰어난 가격경쟁력으로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은데 현대제철 입장에서는 고강도와 인장강도를 유지 가능한 초고장력 강판의 기술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한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과 관련된 사업 투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업계 내에서 미래자동차 산업에 일가견이 있는 김용환 부회장이 현대제철 대표로 보직이 이동된 것도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한 판단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우 최근 초고장력 강판 적용률이 대부분의 모델에서 50%를 넘어섰다. 이는 과거 2014~2015년 10~20%대를 머물던 수준에서 두 배 이상 적용률이 높아진 수치다. 그러나 현대제철도 아직 경쟁사 대비 초고장력 강판 생산 기술이 떨어지는 편이다.

또한 비철금속 부문 사업에는 아직 크게 관여하지 않고 있어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강판 소재로의 전환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내년에 출시될 수소전기차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현대차 제공]
내년에 출시될 수소전기차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현대차 제공]


◇ 변화에 민감한 강성 노조…노사 간 미래자동차 목표 공유해야

현대․기아자동차의 노조는 누구나 아는 강성 노조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내연기관의 퇴출로 인한 일자리 감소다. 내연기관을 구성하는 파워트레인은 국내 공장의 생산 기반을 이루고 있다.

내연기관의 퇴출은 당연히 노조에게 반길 소식은 아니다. 현재 국내에 수소전기차 등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 있지만, 인프라 조성의 한계로 인해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연기관의 종식을 선언하는 것은 현대․기아자동차 노조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내연기관 개발 중단 시기를 설정하는 것이 노사 간 미래자동차 시대를 준비하는 기간이 돼야 하지만 그 시기가 오히려 노조의 투쟁 기간으로 변질될 우려가 높다.

업계 내에선 노사 간 협의를 통해 국내에 친환경차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등 미래자동차 시대에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 내에서는 공식적인 내연기관 개발 종식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자연스럽게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로 이어지는 체제 구축에 나서겠다는 것. 업계 내에서 보는 시각도 비슷하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 비중을 조금씩 늘려나가는 식의 체제 전환이 현대차에 알맞은 방식이라는 것이다.

실제 현대․기아자동차는 올해 정의선 부회장 체제에서 미래 자동차 부문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고, 수소전기차를 위한 수소 생태계 구축과 전기차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내연기관 연구개발 시기를 정해놓은 것은 없다”면서도 “폭스바겐과 도요타 등 자동차업체들이 내연기관 종식을 선언하고 있는 만큼, 친환경 미래 자동차에 대한 개발과 체제 구축은 뒤처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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