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좋아하던 中...이제는 '직접' 제조 중
K뷰티 좋아하던 中...이제는 '직접' 제조 중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9.01.14 06:52
  • 수정 2019.01.14 0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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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국산 화장품 수입율도 해마다 10%씩↑
중국 북경에는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유명 화장품 기업, 매장이 진입해 있다. 북경내 세포라(Sephora) 매장 모습. [사진=위키리크스한국]
중국 북경에는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유명 화장품 기업, 매장이 진입해 있다. 북경내 세포라(Sephora) 매장 모습. [사진=위키리크스한국]

중국이 K뷰티 제조 기술을 상당한 수준 따라잡은 것으로 국내 업계 중국 현지 종사자들은 체감하고 있다. 직접적인 정량 데이터는 없지만 이는 중국 로컬 브랜드의 최근 가파른 시장 점유율 성장세로 드러나고 있다. 주요 루트는 한국 제조사 중국 공장과 연구 인력 영입 등을 통해서다. 

현재 바이췌이링·상하이자화·프로야 등 중국 화장품 상위 브랜드까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K뷰티 2개사가 제조하고 있다. 코스맥스만 하더라도 제조 중국 브랜드는 카슬란·자연당·상이본초 등 200여개사에 달한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중국 법인(북경콜마, 상해 코스맥스차이나)을 통한 현지 제품 의뢰 수주건은 중국 현지 제조물량 90%에 달하고 있다. 거의 중국 화장품 기업이 고객이라는 말이다. 

국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K뷰티를 대표하는 양대 축 아모레나 LG생건 브랜드, 이외 브랜드 제품도 거의 이들이 제조하고 있다. 브랜드가 직접 제조, 생산하는 제품은 몇 개 안 된다. 한국콜마 국내 고객사만 아모레와 LG생건을 포함해 약 200개사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까지 3개사 국내 OEM·ODM 시장점유율은 50~60%다. 이외 시장에는 국내 제조사 약 200~300개 OEM·ODM사가 포진해있다.

이에 따라 K뷰티 브랜드나 중국 자국 브랜드나 제품 수준이 엇비슷해지는 상황이 되고 있다. 사드보복 사태와 맞물려 중국내 소비자 수요가 자국 브랜드 제품으로 일부 옮겨갔을 가능성도 추정할 수 있다. 국내 OEM·ODM사를 통한 중국 화장품 제조는 중국 브랜드 점유율 상승의 직간접적인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업계 중국 현지 종사자들은 중국 제품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경쟁이 많이 치열해진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당초 의도치는 않았겠지만 중국 로컬 브랜드 강화로 K뷰티 시장 잠식을 우려할 정도가 된 것이다.  

사드보복 사태 이후 국내와 중국 고객 비중이 높았던 아모레는 최근까지 영업익 감소를 겪은 반면 중국 화장품 국내 수입은 증가세다. 이제는 거꾸로 중국산 화장품이 국내 시장까지 넘보게 된 것이다. 

중국 화장품 수입액은 수출액 대비 2%대이긴 하지만 중국산 화장품 수입 규모는 2005년 825만8000달러에 불과하던 것이 해마다 10%씩 성장세를 지속, 2016년 수입 규모는 4000만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제조사 중국 공장을 통한 현지 제조는 기술 유출 위험이 상존한다. 하지만 이같은 위험보다 부각돼온 것은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이 사드보복을 피해갔던 몇 안 되는 국내 기업이라는 점이었다. 

현재까지 영업익 감소를 겪는 아모레 등과 달리 한국콜마·코스맥스 등 OEM·ODM 제조사 중국내 약진 원인은 중국 소비자가 아닌 기업을 상대로 하기 때문이다. 

북경콜마 매출 비중은 약 17%대다. 지난해 3분기까지 생산량으로 치면 북경콜마는 한국콜마 2억5000개 수준 대비 약 20% 수준이다. 2017년 기준으로는 30%선이다.  

대표 제조사 한국콜마는 매출 약 95% 가량을 생산자 주도 ODM 방식으로 제조하고 있다. 제품에는 주문자 상표가 붙지만 한국콜마가 직접 처방을 연구·개발한다. 해당 기술을 보유한 상태에서 거래처 주문으로 납품하는 것이다. 

ODM 업무 과정을 보면 코스맥스 등 제조사는 중국 포함 모든 고객사 제품 품질 개선에 주력한다. 브랜드 개발을 위해 고객사 상품 기획을 조력하고 기존 브랜드 리뉴얼 등 품질을 개선해준다. 기술 제휴선 확대로 다양한 제품을 제공하는 등 고객사와 동반 성장을 지향하는 것이다. 

이들 제조사는 단순 주문 제작뿐만 아니라 제조 공장에서 제품을 기획·개발하고 주문자와 상의를 거쳐 제작 대행까지 맡는다. 주문자로서 고객사가 제품에 관여하는 수준을 정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상호 소통은 필수다. 

이같은 상황 속 국내 업계와 학계 여러 기관 중에서는 "국내 화장품 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 중국 공장 가동으로 중국이 K뷰티 기술 등을 상당한 수준까지 따라올라왔다"고 분석하는 관계자도 나오고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최근 3년간 모든 시장 데이터를 보면 중국 로컬 브랜드는 가파른 점유율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같은 시장점유율 상승은 제품 기술 수준, 제품력, 마케팅, 이외 다른 요소 수준 모두 복합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와 맞물려 업계는 연구원 영입과 함께 실제 기술 유출도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연구원은 "그동안 중국은 국내 화장품 기술자와 연구원을 파격 대우로 영입해갔다"며 "또한 중국은 현지 한국 화장품 공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화장품 공장 유치로 이미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등 경쟁사 제품을 자체 분석, 평가를 꾸준히 지속해온 업계 한 관계자도 "중국 화장품 제조 기술력은 국내 턱밑까지 쫓아왔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화장품 K뷰티가 중국에서 버틴 것은 브랜드 이미지 때문"이라며 이미 화장품 품질에서는 K뷰티나 중국 화장품이나 중국 소비자들로부터는 엇비슷한 선택지인 것으로 평가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호영 기자] 

eesoa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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