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위기론에 투자 축소?…삼성전자·SK하이닉스 “투자 계획 변함없어”
반도체 위기론에 투자 축소?…삼성전자·SK하이닉스 “투자 계획 변함없어”
  • 정예린 기자
  • 승인 2019.01.18 17:04
  • 수정 2019.01.18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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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투자 중단 않아...시기적 조절은 있을 수 있어"
업황 특성 상 시설 및 장비 준비에 오랜 시간 걸려 선제적 투자 단행
가격 하락으로 인한 실적 저하 예상돼 온 것…현재 시장 우려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 상반기 투자를 대폭 확대하며 초격차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연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축소 소식이 들려오며 우리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내부에서는 단기적 조정은 있을 수 있으나 지속적으로 투자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없다는 입장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양사 관계자가 기획재정부와 만난 자리에서 투자를 줄일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지며 반도체 위기론이 더욱 증폭됐다. 그러나 이 만남은 정기적인 정부와 기업간의 산업 동향 파악 차원에서 이뤄진 간담회일 뿐 구체적으로 경영 계획에 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이재용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이 직접 투자 약속을 하고, 연이어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후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업계에 위기론이 형성돼 관련 투자도 줄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구글, 아마존 등 데이터 업체들이 메모리 재고조정에 들어간 것도 관련 업계의 불황과 투자 계획 수정 소문에 신빙성을 더했다.

양사는 ‘소문은 소문일 뿐’이라며 관련 논란을 일축했다. 반도체 가격 하락이 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나, 그렇다고 반도체가 주축 산업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격 하락을 예상하지 못했던 바가 아닌 만큼 기존 투자계획에서 큰 변화는 없다”며 “투자를 아예 중단하는 등의 일은 없고, 시기적인 조절은 있을 수 있다. EUV 장비, 설비 투자, 연구개발 등 다양한 분야로 지속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기업은 즉각적인 이익을 볼 수 없음에도 미리 수요를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 투자를 단행한다. 수요가 높을 때 투자하는 것은 이를 직접적으로 활용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는 업황 특성 상 시설 및 장비 준비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우선 미리 ‘클린 룸’을 확보할 목적으로 공장을 짓는다. 또 반도체 장비는 대당 1000억원 이상을 호가할 뿐 아니라 몇달 전부터 주문해서 장비를 준비한다. 당장 이익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관련 투자를 중단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아울러 반도체 가격 하락은 지난해부터 이미 예상돼 왔다. 또 그 저점은 과거에 비해 높게 형성돼 있어 시장의 우려가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1조 6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이는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입주하는 반도체 특화단지로 대기업으로는 SK하이닉스가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 클러스터의 지역이 확정되는 대로 관련 준비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자를 중단하는 일은 없지만 유연하게 진행할 계획은 맞다. 설비를 들여오는 과정에서 시장 상황에 따라 달리 가져갈 수 있는 것”이라며 “M15 공장에 이어 현재는 M16 공장을 짓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고 추가적인 공장 증설에 대한 계획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 15일 ‘2019 기업인과의 대화’가 끝난 뒤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반도체 업황을 향한 위기론에 조심스럽지만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였다.

이날 반도체 업계의 불황에 대해 묻는 문재인 대통령에 이재용 부회장은 “(경기가)좋지는 않습니다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며 “(반도체 비메모리 쪽도)결국 선택과 집중의 문제입니다. 기업이 성장을 하려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부회장은 “반도체 시장 자체가 안 좋은 게 아니라 가격이 내려가서 생기는 현상”이라며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고 있고, 가격이 좋았던 시절이 조정을 받는 것 뿐”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회사들이 가격 하락세로 인해 실제로 기다려 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맞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일찌감치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 저하를 예상했고, 올해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며 “다만 양사 오너들도 대통령을 만나 자신감을 보인 만큼 기업 내부에서도 하반기부터 반등한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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