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수첩] 한국항공우주산업 김조원 대표는 언제쯤 '낙하산 인사' 굴레 벗어날까
[WIKI 수첩] 한국항공우주산업 김조원 대표는 언제쯤 '낙하산 인사' 굴레 벗어날까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02.19 13:51
  • 수정 2019.02.1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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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존도 줄이고 스스로 능력으로 홀로서기 입증해 보여야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 [사진=KAI]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 [사진=KAI]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잇따른 수주 실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정부의 수혜 속에서 이익을 챙기고 있고, 정부의 도움 없이는 해외 수주에 어려움을 겪는 등 자립도에서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KAI의 경영 투명성 확보라는 명분과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 속에 취임한 김조원 대표는 언론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이런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그는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자질 논란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 의존도를 감안하면 여전히 갈 길이 먼 것으로 보인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최근 미국 고등훈련기 사업(APT) 수주가 경쟁사인 보잉과 사브 컨소시엄에 밀려 좌절됐고,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의 필리핀 수출 역시 미국 블랙호크에 밀려 실패했다.

김조원 대표 부임 이후 지난해 KAI가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이는 사실상 김조원 대표의 부임 전에 수주해놓은 실적들이 지난해 결실을 맺은 결과에 불과하다. 김 대표 부임 이후 굵직한 수주전에서 모두 실패를 맛보고 있어 미래 전망이 밝지 않은 셈이다.

김 대표의 KAI 부임으로 경영 투명성이 확보된 것은 높이 살 만하다. 거래 관계가 불확실한 방산업계 특성상 비리가 많았는데, 김 대표는 부임 이후 경영혁신위원회를 구성하며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실적에 있어서는 아직 보여줘야 할 부분이 많다. 특히 17조원에 달하는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 사업 수주 실패는 뼈아픈 결과다.

현재 스페인에서 대형 수송기 A-400M 일부를 우리 측 KT-1 기본훈련기 30여 대와 T-50 고등훈련기 20여 대와 맞교환하기를 원하고 있다. 거래가 성사되면 국내 고등훈련기가 유럽에 판매되는 첫 사례가 된다.

그러나 이는 KAI 측 수주 노력에 따른 것이라기보다 스페인에서 운용 능력이 없어 판매하는 ‘떨이’ 매각에 가깝다. 이마저도 정부의 승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스페인으로부터 대형 수송기를 구매하는 것은 제조사와의 거래가 아닌 만큼 기술 이전, 정비 등 모든 면에서 제약이 있을 수 있다.

우리 군이 미국식 체계로 플랫폼이 맞춰져 있는 점을 감안하면 유럽의 대형 수송기 도입은 장단점을 따져봐야 한다. 스페인은 운용 능력 부족에 따른 떨이 매각이지만 국내에서는 KAI 밀어주기 특혜 시비가 생길 수 있다.

KAI가 제시한 올해 예상 신규 수주는 2조6240억원이다. 군수 1조1000억원, 완제기 수출 3402억원, 기체부품 1조1000억원 수준으로 설정됐다. 신규 수주는 지난해 대비 8.2% 줄어든 규모다. 이마저도 대부분 정부의 군수 물품 지원과 KF-X 등 정부사업에서 오는 것이다.

KAI의 최대주주는 한국수출입은행으로 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국책은행이다. 사실상 대주주가 정부인 만큼 KAI의 수혜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이 낙하산 인사나 정부의 밀어주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KAI의 주당순이익(EPS)은 지난해 658원 수준으로 방산업계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익 구조가 정부의 군수 물자 수주로부터 온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이제는 KAI의 홀로서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KAI의 수익구조나 해외 수주에서 정부의 지원이 부족해서 실패했다는 뒷말이 나와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분야에서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 김조원 대표는 여러 면에서 도마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김조원 대표는 지난달 열린 간담회에서 T-50은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100% 사준 사업으로 평가한 바 있다. 하지만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김조원 대표가 KAI 수장직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정부의 이러한 영향력 때문이었음을 자인한 셈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김조원 대표가 낙하산 논란을 완전히 종식시키고 능력을 보이기 위해서는 결국 정부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수주 실패를 정부 탓으로 돌리며 모든 수주 사업에 정부가 관여해주길 바란다면 결국 낙하산 인사를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군수 물자와 관련된 방산 산업이 주된 사업인 만큼 정부와의 관계를 끊을 순 없지만, 자질 논란은 스스로의 능력으로 보여줘야 할 문제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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