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은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자사 승용차 로드킬 사고를 분석한 '봄철 로드킬 사고 특성 분석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로드킬은 도로를 건너던 동물들이 차에 치이는 사고를 뜻한다.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2018년 자사 승용차 사고 88만건을 분석한 결과, 봄철에는 다른 계절과 비교해 교통사고 전체 발생 건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로드킬 사고는 24% 증가하고 로드킬 사고로 지급되는 건당 보험금(228만원/건)도 연평균(196만원/건) 대비 1.2배 더 높게 나타났다.
로드킬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달은 5월이며, 심야시간대인 22시부터 4시 사이에 집중됐다. 하루 중 심야(22~4시)에 발생한 로드킬 사고 구성비는 평소 41.2%에서 5월에는 63.4%로 22.2%포인트 증가했으며, 이 시간대 로드킬 사고로 지급되는 보험금은 연평균(196만원/건)보다 2.4배(470만원/건) 높았다.
연구소는 또 도로 인프라수준(고속도로·일반국도 비율, 생태통로 설치비율)과 로드킬 사고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도 내놨다. 고속도로나 일반국도의 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로드킬 사고가 증가하며(상관계수 0.78~0.89), 생태통로 설치비율이 높을수록 고속도로에서는 로드킬 사고가 감소(상관계수 -0.48)하나, 일반국도에서는 반대로 증가(상관계수 0.67)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고속도로와 일반국도 설치 시 최단구간으로 설치하기 위해 산악지형을 관통하는 경우가 많아 야생동물의 이동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지역적으로 간선도로가 집중적으로 통과하는 경기도와 지형상 산지가 가장 많은 강원도를 중심으로 로드킬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속도로에 설치된 생태통로는 동물들이 도로에 들어올 수 없도록 방호 울타리와 함께 설치되는 반면, 일반국도에서는 방호 울타리가 함께 설치되지 않아 동물들의 국도 진입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생태통로가 로드킬 사고를 감소시키는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김태호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박사는 "5월은 큰 고라니의 새끼가 어미로부터 독립해 이동하는 시기"라며 "일반국도에서는 고속도로와 달리 가로등이 많지 않아 심야에 해당하는 22시부터 4시 사이에 사고가 집중하기 때문에 전방을 주시하며 차량 속도를 감속하여 운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동물과 충돌했다면 2·3차 후속사고 예방을 위해 핸들 급조작과 급브레이크 사용을 자제해야 하며, 비상점멸등을 켜고 우측 갓길로 차를 신속히 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김 박사는 특히 "가로등이 없는 일반국도의 경우는 후속 차량의 사고 예방을 위해 동물의 사체를 신고, 처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를 적절하게 처리하지 않을 경우 고라니와 같은 동물의 사체를 밟고 차량이 전도되는 구름판 효과(Flip Effect) 현상이 발생해 대단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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