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영업 나섰는데 당국 "신용대출 급증 경고".... 케이뱅크 '첩첩산중'
대출영업 나섰는데 당국 "신용대출 급증 경고".... 케이뱅크 '첩첩산중'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09.14 16:52
  • 수정 2020.09.1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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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이 8월 한 달 새 4조원이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일 오후 명동 하나은행 본점 앞. [사진=연합뉴스]
국내 주요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이 8월 한 달 새 4조원이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일 오후 명동 하나은행 본점 앞.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최근 급증한 신용대출을 조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용대출 중 생계형 대출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 우회 수단 등을 골라내는 '핀셋 규제'에 나설 계획인데, 은행권에 신용대출 실적 경쟁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도 전달했다. 이에 신용대출을 통해 영업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케이뱅크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생계 용도가 아닌 신용대출에 어떻게 핀셋형으로 규제를 가할 것인지 저울질 하고 있다. 신용대출 상당 부분이 주택담보대출 우회 수단이나 주식 투자자금으로 활용되면서 고민이 커지는 분위기다.

신용대출 규제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생활안정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신용대출을 무턱대고 조였다가 역풍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핀셋 규제'가 필요한 만큼 금융당국은 우선 신용대출의 자금 용처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해당 규제는 주택담보대출 우회 용도를 규제하는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 과열 양상 속에 신용대출이 주택담보대출의 우회로로 활용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난 10일에는 은행 대출 관련 차·과장급 실무자들과 회의도 진행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금감원은 최근 신용대출 급증의 현황과 배경, 신용대출의 용도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특히 신용대출 급증에 은행 간 과열 경쟁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닌지 의혹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주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신용대출 증가가 은행권의 대출실적 경쟁에 기인했는지도 살펴보겠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케이뱅크 이문환 은행장이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주주사들과의 시너지 창출 방안과 향후 출시될 신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케이뱅크 이문환 은행장이 지난달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주주사들과의 시너지 창출 방안과 향후 출시될 신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유상증자 힘입어 영업 정상화 속도 내던 케이뱅크, 신용대출 급증 경고에 '첩첩산중'  

이처럼 은행권에 사실상 경고 메시지를 보내면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좋지 않은 상황에 처했다. BC카드·우리은행·NH투자증권 등 과점주주의 유상증자에 힘입어 지난 7월 파킹통장 ‘플러스박스’를 출시했고 같은 달 ‘신용 대출 상품 3종’도 선보이며 영업 정상화의 서막을 올렸다.

영업 정상화에 가장 힘을 보탠 것은 신용대출의 성장세다. 케이뱅크의 8월 말 신용대출 잔액은 1조7800억원으로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한 7월 말(1조4300억원) 대비 24.5% 증가했다. 지난해 4월 직장인 대출 중단으로 본격 불거진 자금난이 지속돼 1년 넘게 대출상품을 내지 못했던 만큼 증가세가 가파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8월 말 신용대출 잔액은 104조4107억원으로, 7월 말 대비 각각 3.4% 증가했다. 이를 감안하면 케이뱅크는 4대 은행보다 7배나 많은 신용대출 성장을 이뤄냈다. 절대적 수치는 4대 은행 대출이 훨씬 많지만 성장세는 케이뱅크가 압도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 검토는 케이뱅크 입장에서 반갑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동안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유상증자를 통해 겨우 정상화에 나섰는데 다시 암초를 만난 것이다. 

케이뱅크의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BIS 비율은 총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로, 기업의 자본 건전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수치다. 지난해 말 케이뱅크의 BIS 비율은 10.88%로 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BIS 비율은 11.14%을 기록해 금융당국 권고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2분기에는 10.20%까지 떨어져 10%대 붕괴를 아슬아슬하게 막아냈다. 누적 결손 또한 지난해 기준 2920억원에 달한다. 

유상증자를 통한 총 자본금 9017억원을 조성해 BIS 비율은 상승하겠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대출이 계속 급증하면 비율 하락은 면할 수 없다. 올해 내로 약 2년에 걸쳐 개발한 대출 신청부터 대출금 입금까지 전 과정을 은행 지점 방문 없이 하는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아담대)' 상품 출시도 앞두고 있어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케이뱅크는 아파트 담보대출을 시작으로 비대면 금융으로의 영역 확장과 주요 주주사와의 시너지를 발휘해 연말까지 두 배 이상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또 기업공개(IPO)와 추가 유상증자를 진행해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에 걸맞는 위치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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