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식 신협중앙회장, 금융위의 정책에 역주행하나?
김윤식 신협중앙회장, 금융위의 정책에 역주행하나?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10.27 15:30
  • 수정 2020.10.2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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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금융위원장 포용금융 정책에 대립각 세우는가?
김윤식 회장, 신협 영업구역 확대하려 '신협 이기주의' 표방해
김윤식 신용협동조합회장(왼쪽)과 은성수 금융위원장.
김윤식 신용협동조합회장(왼쪽)과 은성수 금융위원장.

김윤식 신용협동조합회장이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의 포용금융 정책 방향과 역주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영업지역 확대를 골자로 한 신용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신협법 개정안)이 풀뿌리 서민금융 체계를 뒤흔들고 있다는 비판이다. 김 회장이 사업 확장을 위한 수익성을 추구한 나머지 지역 기반 상호금융사라는 설립 취지와 반대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추구하는 금융정책 방향에 김 회장이 대립각을 세운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7월 3일 '신용협동조합법 시행령' 및 '상호금융업감독규정' 개정안 입법예고를 실시했다. 쟁점 사항은 신협의 비조합원 대출규제 완화다. 다른 상호금융조합에 비해 엄격한 신협의 비조합원 대출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다. 권역외 대출총량을 3분의 1 이하로 제한하는 대신 전국을 10개 권역으로 구분해 대출영업이 확대된다. 

금융위가 설정한 10개 권역은 서울, 인천·경기,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대전·충남, 광주·전남, 충북, 전북, 강원, 제주 등이다.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신협은 시 내에서만 조합원을 모집하고 여수신 업무를 할 수 있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이를 넘어 경기도, 인천광역시에도 영업을 할 수 있다. 

신협이 추진하는 영업구역 확대가 본연의 취지와 걸맞지 않다는 지적은 숱하게 들려왔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수도권 쏠림이 중요 문제로 비화되는데 수도권 위주 여·수신 경쟁이 이뤄지면 지역사회의 취약계층이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영업구역 확대에 이어 인수합병을 통한 외형 확대까지 이뤄지면 상호금융체계가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3월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에서 "대형 조합은 수익성이 확대될 수 있으나 영세조합들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도 있다"라며 "상호금융조합과 저축은행의 영업구역 확대로 이어질 경우 지역기반의 서민금융시스템이 붕괴되어 신협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신협 등은 지역밀착 금융을 지원하는 취지로 만들어졌다”며 “거꾸로 가고 있다. 수신은 풀고, 여신은 중소기업 소상공인 쪽으로 할 수 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쳤다.

저축은행 업계는 협동조합으로 세제혜택을 받는 신협이 영업지역까지 확대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반대의견서를 지난 20대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그런데도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과거 60여 년간 지속된 ‘관리중심 조직’을 ‘사업중심 조직’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조합의 여신업무와 연계할 수 있는 수익성이 높고 미래 먹거리를 중심으로 부상한 대체투자 중심의 투자은행(IB) 부문을 대폭 확대해 산업 전체에 시너지를 일으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6월 간담회에서는 "수십 년 숙원사업이 이뤄진 만큼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전국 신협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권역 광역화 추진 의지를 다시 밝혔다.

그동안 신협 측은 7대 포용금융 프로젝트로 소외된 약자들을 돌보는 사랑과 나눔을 실천해왔다고 밝혀왔다. 7대 포용금융을 비롯해 서민과 소외계층 같은 세상의 약자를 돕고 금융혜택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기여해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익성 위주 사업중심 조직으로 전환되면 지역사회 서민 조합원들은 되려 외면될 수 있다.

신협은 1960년 출범 이래 지역 밀착형 서민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서민들의 자활을 목적으로 조합원이 돼 자금을 조성하고, 낮은 이자로 대출을 실행해 경제적 행복을 추구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후 제1금융권과 동일한 시스템과 수익성을 추구하면서 2017년 말 기준 신협 총자산은 82조1000억원을 기록해 대구은행을 보유한 DGB금융지주와 전북은행을 보유한 JB금융지주를 앞질렀다. 김 회장은 창립 59년을 맞은 지난해 이용자 1300만명, 전국 884개 조합, 총자산 100조원을 돌파해 지방금융사 1위 BNK금융지주(130조억원)와 견줄 만큼 급성장시켰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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