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KT가 게임·e스포츠 산업에 빠진 이유
[이슈분석] KT가 게임·e스포츠 산업에 빠진 이유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1.08.24 14:02
  • 수정 2021.08.24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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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스트리밍 게임. [출처=KT 블로그]
구독형 5G 스트리밍 게임. [출처=KT]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KT가 게임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그룹 내 중요 미래 먹거리인 만큼 게임박스 등 하드웨어 부문과 e스포츠 등 소프트파워 부문으로 나눠 산업 진흥에 나선다는 포부다. 이는 지난해 KT를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 디지코)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구현모 대표의 신사업 혁신 의지와도 맞닿아 있다.  

초고속·초저지연·대용량의 5G 네트워크 상용화에 힘입어 넷플릭스와 같이 게임도 스트리밍으로 플레이하는 방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KT는 5G 서비스 중 이런 스트리밍 게임을 핵심 서비스로 선정해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있다.

게임도 ‘구매’에서 ‘구독’으로... 5G 역량에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 공략


지난해 8월 12일 KT는 구독형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게임박스(GameBox)’를 정식 출시했다. 사진은 KT모델들이 월구독 스트리밍 게임서비스 ‘게임박스’를 소개하는 모습.
지난해 8월 12일 KT는 구독형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게임박스(GameBox)’를 정식 출시했다. 사진은 KT모델들이 월구독 스트리밍 게임서비스 ‘게임박스’를 소개하는 모습.

KT는 PC나 콘솔에서만 가능했던 고사양 대작 게임을 5G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는 구독형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지난해 8월 정식 출시했다.

5G 스트리밍 게임은 별도의 게임 다운로드 없이 5G망을 통해 서버에 저장된 게임을 스트리밍 받아 즐기는 서비스다. 이를 이용하면 PC나 콘솔이 없어도 5G폰만으로 언제 어디서나 고사양 게임을 압도적 그래픽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시범서비스 중인 ‘클라우드 게임’과 유사하다. 양사 역시 5G망을 이용하고, 스트리밍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본 메커니즘이 KT와 동일하다.

다만 클라우드 게임과 달리 KT는 ‘구독형’ 모델을 적용했다는 것이 차별화 포인트다. KT의 5G 스트리밍 게임은 넷플릭스처럼 월정액만 내면 원하는 게임을 무제한 이용 가능하다. 접속료 등 추가 과금 부담이 전혀 없다는 얘기다. 게임 콘텐츠까지 포함한 구독 모델을 표방한 것은 이동통신 3사 중 KT가 처음이다.

또 이런 스트리밍 게임을 가능케 하는 KT의 게임박스는 타 통신사의 클라우드 게임과 달리 유비투스의 도움을 받아 자체 개발한 토종 플랫폼이다. 유비투스는 대만 타이베이에 본사를 둔 스트리밍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KT는 유비투스와 5G 스트리밍 게임서비스를 윈도우 기반 개방형 플랫폼으로 구축, 게임 콘텐츠 수급의 개방성과 다양성을 확보했다.

게임박스는 국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중 가장 많은 누적 이용자를 확보해 1년 만에 15만 명이 즐기는 서비스로 성장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120여 종의 다양한 게임을 언제 어디서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KT는 지난 12일 게임박스 출시 1년을 맞아 신규 대작 게임 ‘플래그 테일:이노센스’와 ‘오버쿡’도 론칭했다. 

1년 간의 고객 성원에 힘입어 KT는 국내 대표 클라우드 게임 사업자로서 보다 차별화된 클라우드 게임 이용자 경험과 환경 마련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KT는 '인공지능(AI) 1등 대한민국'을 목포로 국내 유수 기업·기관·학계와 협력 관계인 만큼 AI를 통한 서비스 차별화에 더 나설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와 유사한 이용자의 성별, 연령, 게임 플레이 이력, 게임 장르나 분위기 등을 분석해 게임을 추천하는 방식도 고도화될 수 있다. 

실제로 KT는 게임박스의 고객 이용행태를 분석한 결과도 발표했다. 전체 가입자 중 남성 고객의 비율은 84%이며, 연령대 별로는 30대가 33%, 20대가 30%로 MZ세대 게임 유저들의 호응도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중 저녁 시간대 이용률이 가장 높았고, 평일보다는 주말에 더 많이 이용하는 경향을 보여 많은 이용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여가의 상당 부분을 게임박스와 함께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클라우드 게임 시장은 오는 2023년 25억 달러(2조9000억원) 규모로 성장이 예견되고 있다.

▷ KT롤스터 연습생 입단 기회까지... 친숙하게 다가가는 e스포츠 산업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대회 현장 모습. [출처=연합뉴스]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대회 현장 모습. [출처=연합뉴스]

게임 산업의 소프트파워라 할 수 있는 e스포츠 사업도 이어가고 있다. 1999년 창단부터 다양한 종목을 섭렵한 KT 롤스터는 한국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프로게임단이다. 스타크래프트, 리그오브레전드, 피파, 카운터스크라이크, 스페셜포스 등의 팀을 운영하며 팬과 함께 수 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주요 이력으로 스타크래프트1 09-10 위너스리그/정규시즌/광안리 파이널 ‘통합우승’, 2011 이영호 선수 ‘골든 그랜드 슬램(OSL, MSL, WCG) 달성, 제4회 실내무도아시안게임 리그오브레전드 우승 등 좋은 성과를 이뤄냈다. 리그오브레전드 팀을 주력으로 하는 현재는 국내외 대회에서 위상을 떨치고 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이뤄낸 KT는 e스포츠 중계 전용 앱인 ‘e스포츠 라이브’를 2019년 출시한 바 있다. 5G 네트워크의 초고속·초저지연 특성을 활용해 배틀그라운드, 스타크래프트 등의 게임 중계 화면을 최대 5개까지 동시에 볼 수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모든 경기도 5G 멀티뷰로 생중계 된다.

사내 임직원들과 대중들에게도 여러 이벤트를 개최하며 다가가고 있다. KT는 지난 5월 18일부터 6월 3일까지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e스포츠 게임 이벤트인 ‘KT E스포츠 챔피언쉽 2021’을 진행한 바 있다. 대회 종목은 리그오브레전드, 스타크래프트, 카트라이더 3가지로 리그오브레전드는 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시작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대중들에게는 오는 9월 11일부터 9월 26일까지 리그 오브 레전드 대회 ‘Y칼리버 LOL 리그’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대회의 MVP 수상 선수는 ‘KT롤스터’ 연습생 입단 기회를 받아 아마추어가 프로가 되는 꿈을 이룰 수 있게 된다. 골드 티어(Tier) 이하만 참여 가능한 ‘인간계 리그’와 플래티넘 티어 이상만 참여 가능한 ‘천상계 리그’ 두 부문으로 나눠서 진행된다. KT는 실력에 상관없이 최대한 많은 유저가 참여할 수 있도록 티어에 따라 부문을 분리해 대회를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 5G 서비스 혁신... 구현모 대표 ‘디지코 KT’ 일환


[구현모 KT 사장 / 사진=KT]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 사진=KT]

이같은 게임 산업 진흥은 구현모 KT 대표가 추구하는 '디지코' 전환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구 대표는 지난해 3월 30일 취임 이후 디지코로의 전환을 KT의 나아갈 방향으로 제시하고 관련 전략을 추진해왔다. 구 대표의 행보도 주로 이런 ‘디지코 KT’를 부각할 수 있는 신사업 관련에 집중되고 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신사업을 공략하겠다는 취지다.

혁신 의지에 힘입어 KT는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시장의 전망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냈다. 올 상반기에 번 돈(당기순이익 6973억원)이 지난해 연간 실적(순이익 7034억원)에 육박해 10년 만에 최고 실적을 냈다. 주가도 전년 대비 30% 이상 상승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KT 재무실장 김영진 전무는 “올해 2분기에는 B2B와 금융∙미디어 플랫폼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며 시장 기대 수준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디지털 전환에 대한 시장의 니즈에 KT가 잘 대응한 결과”라며 “하반기에도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고객 중심 경영과 성장사업 중심의 그룹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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