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주재한 임시 각의에서 중의원 해산 방침을 14일 오전 의결했다.

나루히토(德仁) 일왕은 중의원 해산 조서에 서명했고, 이날 오후 1시에 소집된 중의원 본회의에서 오시마 다다모리(大島理森) 중의원 의장이 조서를 읽는 것으로 해산이 공식 선포됐다. 이어 의원들은 관례에 따라 해산 선언을 신호로 ‘만세’를 제창했다.

중의원 해산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 시절이던 지난 2017년 9월 이후 4년 1개월 만에 일이다. 지난 1947년 5월 3일 시행된 형행 헌법 아래서는 25번째 해산이며 직전 스가 오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중의원을 해산하지 않고 4일 물러났다.

지난 4일 출범한 기시다 내각은 출범 10일 만에 중의원 해산을 결정했는데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내각 중 출범 시점 기준으로 가장 빠른 중의원 해산이다. 중의원 해산 후 17일 만에 총선이 실시되는 것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빠른 기록이다.

일본 여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과 경제정책 등을 주요 쟁점으로 하는 선거전에 접어들게 된다. 기시다 내각은 오는 31일 4년 만에 총선이 치러지며 4주 만에 중의원 선거를 맞이하게 됐다.

집권 자유민주당 총재를 겸하는 기시다 총리는 이달 19일 중의원 선거를 공시하고 31일 투·개표 일정을 제시한 상태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당 본부에서 열린 전국 간사장 회의에서 "국가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선거에 강한 각오로 임하겠다"며 "내각 발족 후 최단 시간 내 중의원 선거 실시"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선 집권 자민당의 과반 의석 유지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인 가운데, 자민당이 선전하면 기시다 총리는 권력 기반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여당이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 '선거의 얼굴'로 나선 기시다 총리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

자민당은 옛 민주당으로부터 정권을 탈환한 2012년 12월 총선을 포함해 앞선 세 차례의 중의원 선거에서 모두 단독 과반을 확보했다.

자민당은 직전 2017년 10월 총선에서도 대승을 거둬 전체 중의원 의석(465석)의 59.4%인 276석을 확보하고 있다.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은 정치홍보시스템연구소와 함께 중의원 선거 판세를 분석한 결과, 자민당이 244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보도했다.

자민당 의석이 32석 감소한다는 분석 결과이나 예측대로 자민당 단독 과반(233석 이상)을 유지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 말기에는 내각 지지율이 바닥을 기면서 자민당 단독 과반이 무너지고 연립 여당인 공명당 의석을 합해 겨우 과반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 바 있다.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스가 내각 말기에 비해선 크게 올랐고, 총리 교체 효과로 자민당 지지율도 상승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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