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대란, 한국경제 마비시키나? 10배 폭등, 산업계 멈출 위기
요소수 대란, 한국경제 마비시키나? 10배 폭등, 산업계 멈출 위기
  • 김나연 기자
  • 승인 2021.11.04 19:18
  • 수정 2021.11.05 0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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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3일 경기 시흥의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 [출처=연합뉴스]

요소수 품귀 현상이 나날이 심화되고 있다. 주변에서는 '요소수 구할 곳이 없는지' 묻는 모습들도 흔히 볼 수 있다.

요소수 품귀 현상과 관련해 나오고 있는 말들은 많지만 정작 화물차를 이용하거나 운송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이 심각성을 몸으로 체감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현재 '요소수 대란'으로 인해 2~3일에 한 번꼴로 요소수를 넣어줘야 하는 화물차 차주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화물 기사들은 서로 요소수를 구할 수 있는 주유소 정보들을 공유하거나 요소수를 구하기 위해 '요소수 원정'을 다녀온다고 표현하는 등 큰 걱정과 어려움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국내에서는 최근 계속해서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인한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다른 주요국들에서는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유독 한국에서만 '요소수 대란'이 심각한 문제로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우리나라가 러시아나 중동 지역의 요소도 수입하고는 있지만 유럽을 제외하고 요소 수요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하는 등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으며 자국 내 석탄이 부족해지자 사실상 요소 수출을 중단하게 됐다. 결국 화력 발전도 어려워졌으며 요소 생산량도 큰 타격을 받게 됐고 중국에 요소수의 거의 전량을 의존하는 우리나라도 상황이 어려워지게 된 것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적 기준 요소수의 원료인 산업용 요소 97.6%가 중국산이었다.

금일 자동차·화학제조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최대 요소 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 매년 약 500만t의 요소를 세계 시장에 공급한다.

앞서 요소수는 대중적으로 이러한 용도 외에도 산업계 전반적인 곳들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화공약품이자 디젤차를 주행하기 위해 필요한 필수 품목이다.

요소수는 디젤 연소 과정에서 나오는 발암 물질인 질소 산화물을 인체에 무해한 질소 가스와 이산화탄소로 바꾸는 질소 산화물 저감 장치(SCR)에 들어간다. 저감 장치가 부착된 차량에 요소수가 없으면 아예 시동이 걸리지 않고 운행 중인 차량에 요소수가 떨어지면 차량이 가다가 중간에 멈춰서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또 요소수를 제때 넣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출력이 저하돼 정상 운행이 어렵다.

얼마 전까지 요소수는 일반 사람들에게 희귀하고 생소한 약품이었다. 그러나 몇 년 전 디젤 자동차가 급부상함에 따라 디젤 자동차에 요소수를 넣어야 하는 국가 정책으로 인해 일반 디젤 승용차 차주들도 요소수라는 화공약품을 쉽게 알고 접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전국에 배치된 소방 차량의 약 80%가 요소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내년 1월이면 동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4일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전국 소방차 6738대 중 행정차량을 제외한 5332대(79.1%)가 디젤(경유) 엔진을 사용한다.

즉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소방차는 물론, 택배 트럭, 농기계까지 모두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특히나 품귀 현상이 장기화됨에 따라 얼마 남지 않은 요소수 재고의 가격이 폭등했을 뿐만 아니라 이마저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화물 트럭의 경우 요소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장거리 운전 불가능, 차량 운행 중단 등으로 인해 생계의 직접적인 어려움을 겪는 화물 기사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이들의 생업에 달린 여러 문제들과 함께 전국적인 물류 대란도 예고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화물 기사들은 근거리 위주로 일을 나가며 장거리 운행은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전해진다.

앞서 이처럼 장거리 화물차나 소방차가 겪는 어려움 외에도 버스 같은 디젤차로 인해 사람들의 대중 교통 이용이 영향을 받는 등 실질적인 교통 대란 현실화도 우려된다.

한편 요소수 품귀 현상이 지속되자 해외 직구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금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픈마켓에서 해외 직구로 요소수를 판매하는 판매자들이 늘었다. 이러한 직구 제품의 대부분은 요소수 품귀 대란 우려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올해 10월 이후부터 등장했으며 중고 거래 사이트보다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중국에서 직접 배송하는 상품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서 오픈마켓 관계자는 "요소수 판매자의 대부분이 해외 판매자기에 아직 가격을 많이 올린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해외 직구 사이트에서도 중국산은 물론, 일본산 요소수 상품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재로서는 중국이 수출을 재개하는 것이 유일한 방안이지만 언제 수출을 재개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결 방안이 따로 있을지와 관련해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이 수출을 재개하는 것은 당분간은 힘들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김 교수는 "단순히 요소수 품귀 현상만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중국이라는 한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이 문제"라며 한 국가에 70% 이상 의존하는 품목의 경우 수입을 다변화하거나 재고 물량을 늘리는 등 '전략물자화'를 해야 하고 이를 정부가 세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밝히며 "요소수 문제 해결은 당연하고 정부가 좀 더 큰 그림을 그려갈 필요가 있다"고 본지와의 통화에서 말했다.

또 한국보다 디젤차가 더 많은 유럽의 경우는 자체적으로 공급하는 시스템을 갖춰 중국 의존도가 높지 않기에 우리나라와 같이 요소수 품귀 현상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국내 최대 요소수 업체인 롯데정밀화학측은 지금까지 비축해놓은 요소만으로는 이번 달 말까지 생산이 가능하고 다음 달부터는 사실상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부 또한 '요소수 대란'과 관련해 긴급 대책에 돌입하며 우선적으로 최근 벌어지고 있는 요소수 매점매석을 틀어막겠다고 밝혔다. 공급 왜곡을 일으키는 일부 행위에 대해 긴급 차단 조치에 나서겠다는 방침인 것이다.

정부는 이어 구체적인 수급 계획을 따로 말하지 않았지만 중국과 협의를 통한 수출 재개, 산업용 요소의 차량용 전환, 수입 대체와 통관 지원 등 요소수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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