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프리즘] 우크라이나 놓고 나토·러시아 갈등 심화… 바이든-푸틴 회담도 '미지근'
[WORLD 프리즘] 우크라이나 놓고 나토·러시아 갈등 심화… 바이든-푸틴 회담도 '미지근'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1.12.31 14:41
  • 수정 2021.12.3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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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도어 루스벨트 항공모함. [출처=연합뉴스]
시어도어 루스벨트 항공모함. [출처=연합뉴스]

동유럽에 위치한 우크라이나 공화국을 놓고 국제사회의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월 러시아가 러시아군 약 11만명 이상을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시킨 이후 천연가스 등 천연자원을 무기 삼아 유럽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태 해소를 위해 전화통화를 했지만 기싸움만 이어졌을 뿐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와 대규모 군사 충돌을 준비하고 있다는 전언도 쏟아지며 사태는 점입가경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인터뷰에 따르면 카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장은 지난 11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 배치한 군 규모는 육군 9만2000명 가량을 포함한 11만4000명 규모라고 전했다.

부다노프 국장은 "러시아군은 지난 9월 벨라루스와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한 뒤 보란 듯이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탱크, 전차, 제트기 등을 남겨뒀다"며 "대규모 침공 준비나 심리적 압박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저지하고 있다. 나토는 1949년 창설한 미국과 유럽 서방 국가들의 군사동맹이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공화국으로 독립한 동유럽 국가들을 회원국으로 수용하며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키려는 노선은 러시아의 안보에 위협을 조성하고 유럽의 군사 위기를 야기한다고 비난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러시아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수교 25주년을 맞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나토의 우크라이나 편입 노선과 러시아 국경 인근으로의 공격용 미사일 등장 가능성은 러시아에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을 조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경우 나토 무기가 러시아와 접경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배치될 것이고 이러한 상황은 러시아와 나토 간의 군사적 위기를 조성해 자칫 유럽 지역에서의 대규모 무력 충돌로 번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러시아 해군 훈련 모습. [출처=연합뉴스]
러시아 해군 훈련 모습. [출처=연합뉴스]

러시아 측은 나토군이 군사 충돌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알렉산드르 포민 러시아 국방차관은 “나토가 러시아와의 대규모 군사 충돌을 준비하고 있다”며 동유럽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비판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포민 차관은 2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나토의 군사력은 러시아와의 강도 높은 대규모 군사 충돌에 대한 준비로 완전히 방향 전환했다”며 “최근 나토는 수시로 (러시아에) 직접적 도발을 자행하고 있으며, 이같은 도발은 군사 충돌로 번질 큰 위험을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흑해와 발트해에서의 나토 해군과 공군 활동이 전년에 비해 크게 강화됐음을 예로 들었다.

포민 차관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선 "서방이 스스로 우크라이나 위기를 조장했고 이 때문에 나토가 러시아와의 협력을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토의 여러 차례에 걸친 확장이 유럽의 안보 체제에 불가피한 부정적 흔적을 남겼다면서 나토 확대 연대기도 언급했다. 2004년 불가리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등 7개국이 나토 회원국이 되면서 대규모의 나토 확장이 이루어졌고, 그 결과 나토의 세력이 크게 확장됐다는 것이다. 

위기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군사력 배치를 마무리하고 국경지대가 얼어붙는 1월에 절정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 우크라이나 국경 북쪽과 동쪽에 러시아 병력 17만5000명이 집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와 서방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러시아는 유럽 국가에 대해 가스공급 차단 카드를 빼 들었다. 러시아에서 벨라루스,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연결되는 '야말-유럽 가스관'의 가스 공급은 지난 21일 중단됐다.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 여파로 이날 유럽 내 가스 가격은 심리적 경계선인 1천㎥당 2천 달러선을 훌쩍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사태 해결을 위해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일촉즉발의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50분간 전화로 담판을 벌였다. 이날 전화에서 양국 정상은 서로 입장 차이만 확인했을 뿐 별다른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통화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병력 집결에 강한 우려를 표하면서 긴장 완화를 위해 즉각적인 병력 철수를 요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침공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 금지 등 러시아가 요구한 안전보장안을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다만 새해에도 대화를 계속 이어가기로 합의, 협상의 모멘텀을 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 측은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핵심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보였다면서 이번 통화가 열려 있었고, 실질적이며 구체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러시아가 원하는 안전보장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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