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0억 오스템임플란트 횡령…"윗선 지시 받았다" vs "전혀 사실 아냐" [위키리크스한국 시선집중]
1880억 오스템임플란트 횡령…"윗선 지시 받았다" vs "전혀 사실 아냐" [위키리크스한국 시선집중]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2.01.06 10:56
  • 수정 2022.01.0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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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가족들, 주변에 '위선 지시 따랐을 뿐'이라며 억울함 토로했다"
최근 진행된 최규옥 회장의 1100억 담보대출 맞물리며 의혹 불거져
오스템임플란트 측 "전혀 사실 아냐…최 회장 대출은 개인적인 사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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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에서 새해 첫 개장일부터 사상 최대 횡령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횡령 가족들이 최근 "윗선 지시에 따라 이행했다"고 주변에 억울함을 토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력 부인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회삿돈 1880억 원이 어떻게 개인 계좌에 흘러들어갈 수 있느냐'면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경찰은 지난 5일 오후 9시10분경 경기 파주시에 위치한 4층 다세대주택 건물에서 오스템 재무팀장 이모 씨를 검거해 강서경찰서로 압송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후 8시부터 이 건물을 압수수색하던 중 그를 발견해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체포 당시 혐의 대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그간 2000억 원에 육박하는 횡령액에 대해 "이 씨의 단독 범행"이란 입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 씨가 체포되기 전 그의 가족들이 주변에 "윗선의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따라 경찰은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본격화하겠단 입장이다.

사실 이번 횡령 사건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몇가지 있다. 먼저 횡령은 지난 10월 초 발생했으나 수상한 점이 포착된 시점은 3개월이 지난 12월31일이었다. 그동안 오스템임플란트 내부 통제 장치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개인 계좌로 은행이 1880억 원의 자금을 이체해준 것도 은행업계는 납득이 안간다는 입장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 모 팀장은 이 돈을 추후 여러 개의 계좌로 분산해 송금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저희도 정말 의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법인 회삿돈이 빠져나갈 땐 통상적으로 담당자들이 주거래 은행을 방문해 증빙 문서를 떼거나, 인터넷 뱅킹으로 이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10억 원만 돈이 이체될 때도 여러가지 절차를 거쳐서 진행되는데 1880억 원이란 돈이 어떻게 개인 돈으로 흘러갔는지는 우리도 궁금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오스템임플란트 직원인 이 모 팀장이 1880억 원 회삿돈 횡령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연합뉴스
오스템임플란트 직원인 이 모 팀장이 1880억 원 회삿돈 횡령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연합뉴스

이 모 팀장은 횡령한 돈을 지난해 10월1일 동진쎄미켐 주식으로 1429억 원어치 장내 매수하고 10월5일 실명으로 공시를 올렸다. 횡령한 인물이 보란듯이 공시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는 부분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또 이 모 팀장은 공시 당시 자금 출처를 '투자이익 외'라고 기재했다. 만약 횡령 자금으로 동진쎄미켐 주식을 샀다면 거짓 공시로 위반 사안이다. 그러나 금융당국 역시 해당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2014년에도 횡령 이슈로 주식 거래정지를 당한 바 있다. 당시 대표이사였던 오스템임플란트 최규옥 현 회장은 재경상무인 박모씨와 함께 회삿돈으로 해외법인과 계열사 유상증자에 참여해 선급금을 낸 뒤 그 돈으로 자신이 보유한 해외 법인 등의 주식을 매수하는 수법으로 총 97억 원의 회삿돈을 손해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또 중고 의료기기를 새 제품인 것 처럼 속여 치과에 판매하거나, 치과의사에게 제공한 여행경비 중 9000만 원을 여행사에 돌려받아 개인적으로 써 횡령 혐의도 받았다. 아울러 계열사 대표는 자사 직원을 허위 등록해 급여 명목으로 12억 원을 받아챙겼다가 불구속 기소됐다. 

최 회장은 최근까지 한국증권금융, 현대차증권, 한국투자증권, 교보증권, 대신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각종 금융증권사로부터 총 1100억 원 가량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그는 회사가 이 모 팀장의 횡령 사실을 인지하고 공시 하기 하루 전에 주식 담보대출을 연장했다. 금융업계는 "당시만 해도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아 연장 결정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해 초부터 이 모 팀장의 횡령 소식으로 주식 거래가 정지되면서 대출 내준 증권사들이 진땀을 흘리게 됐다. 이로인해 일각에선 최 회장이 수 천억 원의 담보대출로 무엇을 하려 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횡령한 직원의 가족들이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전혀 사실이 아닌 이야기다"라며 "가족에게 돈 출처에 대해 이야기 하려다보니 그렇게 둘러댄게 아닌가 싶긴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의 주식담보대출은 개인적인 사정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파악하긴 어렵다"고 선을 그엇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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