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금 횡령 의혹을 받아온 김원웅 광복회장이 16일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김 회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회원 여러분의 자존심과 광복회의 명예에 누를 끼친 것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광복회장 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의 사태에 대해 부끄럽고 민망하다"며 "사람을 볼 줄 몰랐고 감독 관리를 잘못해서 이런 불상사가 생긴 것, 전적으로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이는 일련의 의혹이 내부적으로 비리가 드러난 전직 간부에 의한 '허위 언론 제보'라고 주장해온 기존 주장을 거듭 되풀이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입장문에서도 "저는 반평생을 친일청산에 앞장서 왔고 친일반민족언론 '조선일보'와 대척점에 서서 싸워왔다"라며 "그 조선일보, TV조선에 의해 제가 무너지는 것이 더 가슴 아프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운명을 거역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민족정기의 구심체로 광복회가 우뚝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TV조선 등 일부 매체는 광복회 전 간부를 인용해 김 회장이 지난 1년간 광복회의 국회 카페 운영 수익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이후 국가보훈처는 지난 10일 특정감사 결과 김 회장이 수익을 개인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고 발표했으며, 김 회장 등 관련자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보훈처가 국회 정무위원회에 보고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비자금 사용액은 수천만원대로 사용 내역에는 한복 및 양복 구입, 이발비, 마사지 업소 출입 등이 포함됐다.
김 회장은 보훈처 감사 결과 발표 직후만 하더라도 "명백한 명예훼손"이라며 사퇴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일부 회원들이 요청한 '회장 불신임안' 표결을 위한 임시총회 개최 요구를 돌연 수용한 데 이어 결국 2년 8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위키리크스한국=이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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