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 서방이 노리는 대(對) 러시아 제재들에는 무엇이 있으며 그 역작용은?
[우크라 사태] 서방이 노리는 대(對) 러시아 제재들에는 무엇이 있으며 그 역작용은?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2.24 07:02
  • 수정 2022.02.2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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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미국과 영국 및 일부 서방 동맹들은 러시아가 두 곳의 반군 점령 지역의 분리 독립을 승인함에 따라 대 러시아 제재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행보는 아직까지는 서방으로부터 전면적 제재에 직면하고 있지는 않다.

제재는 한 나라가 상대국에 가하는 형벌을 말한다. 이 같은 제재는 상대방의 공세와 국제법 위반을 저지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제재는 한 국가의 경제에 타격을 입히고, 중요 정치인들의 금융 활동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마련되는 경우가 많다. 제재의 내용에는 여행 금지나 무기 수출 금지 등이 포함되기도 한다.

제재는 전쟁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제재 수단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러시아에 부과되고 있는 제재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EU는 현재 러시아의 개인과 금융기관 들을 상대로 27건의 제재를 부과하고 있다. 이 제재에는 EU 은행 자금에 접근을 차단하는 등 러시아의 유럽의 자본 시장 접근 제한도 포함되어 있고, EU가 반군 점령지 두 곳과 교역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금지 조항도 들어있다.

러시아의 하원에 해당하는 두마(Duma) 소속의 약 351명의 의원들도 제재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

화요일 발표된 미국의 제재에는 러시아가 군비를 마련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미국은 러시아 국방비의 핵심 역할을 하는 러시아 국책은행 두 곳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은행들은 미국에서 사업을 펼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금융 시스템에도 접근이 불가능하다.

미국은 나아가 러시아의 핵심 엘리트 5명을 대상으로도 제재를 시행 중이며, 러시아의 국가 부채 협상을 포함한 여러 계약들에도 제재를 추가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가 반군 점령지인 루한스크와 도네츠크의 독립을 시인한 이후 이 두 지역에서의 사업을 금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 지역들에 병력 출동 명령을 하달한 상태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병력이 실재로 배치되지는 않고 있다.

이 지역들에서 실제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미국 기업들은 거의 없지만, 백악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확대된다면’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도 러시아의 5개 은행과 3명의 부유한 사업가들을 상대로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첫 번째 조치에 불과합니다...우리는 실제로 병력이 배치된다면 제재를 강화할 것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영국의 일부 국회의원들은 정부가 러시아의 더 많은 금융기관과 소수 지배층을 대상으로 제재를 강화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도 러시아에서 독일로 가는 ‘노르드스트림2 가스관’ 사업의 개통 허가를 보류했다.

이밖에 러시아가 직면할 다른 제재 조치들에는 무엇이 있나?

서방국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엄청난 제재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예상되는 추가 제재 조치 중 하나로 러시아가 국제은행간통신협회인 ‘스위프트(SWIFT)’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스위프트는 달러화로 국제 금융거래를 할 때 필요한 글로벌 결제 시스템을 운영하는 비영리조직이다. 1973년 설립돼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두고 200개국 1만1500여 기업이 가입되어 있다. 개인이 은행으로 달러 송금을 할 때도 스위프트 코드가 적용돼 접근이 차단되면 해외로 송금할 수 없게 된다.

현재 이란과 북한이 핵 문제와 관련해 스위프트 접근 차단 제재를 받고 있다. 2012년 스위프트에서 퇴출당한 후 이란은 석유 수출과 무역에 난항을 겪어 치명상을 입었다. 반(反)이란 성향의 미 씽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 CEO인 마크 두보위츠는 “스위프트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전자 혈류”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스위프트에 접근하지 못하면 러시아의 금융기관들은 해외 거래에서 치명타를 입게 된다.

그러나 이 조치는 미국이나 독일 같은 나라들의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 나라들의 금융기관들이 러시아와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사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침공에 대한 제재로 스위프트 접근 차단을 발효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미국 달러에 대한 접근, 금융기관 차단

미국은 러시아가 미국 달러를 포함한 금융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제재를 부과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 금융기관과 달러로 거래하는 서방 기업들은 누구도 처벌을 면하기 어렵게 된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의 경제는 어마어마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러시아가 수출하는 석유와 천연가스 대금의 대부분이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러시아의 해외 교역은 다른 섹터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 러시아의 석유와 천연가스 산업이 침체를 맞게 되면 러시아산 가스에 의존하는 유럽 국가들에까지 그 여파가 미치게 될 것이다.

미국은 러시아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그들이 국제거래를 못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모스크바 당국은 금융기관들에 구제금융을 제공하고, 인플레이션 상승과 소득 감소에 대처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조치는 이 은행들에 돈을 대고 있는 서방 투자자들의 불만을 살 수밖에 없다.

게다가 러시아는 만약의 경제적 충격을 대비해 중앙은행에 6300만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를 확보하고 있다.

하이테크 물품들의 대(對)러시아 수출금지

서방국가들은 핵심 하이테크 물품들의 대(對) 러시아 수출을 고려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반도체나 마이크로칩 같은 상품들의 수출을 금지시킬 수도 있다. 반도체나 마이크로칩은 자동차, 핸드폰 등 거의 모든 제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는 국방 장비나 항공 분야뿐만 아니라 경제 전분야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이 경우 이들 첨단 부품들을 수출하는 기업들도 피해를 면하기 어렵게 된다.

러시아의 경제는 천연가스와 석유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은데, 서방국가들은 가스프롬이나 로즈네프트 같은 러시아의 에너지 대기업들로부터 석유와 천연가스 구매를 중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다른 경우와 마찬가지로, 유럽에 가스 가격 인상과 에너지 부족 현상을 야기할 수 있다. 예컨대 독일은 소요되는 천연가스의 1/3을 러시아산에 의존하고 있다.

런던 금융기관들에 접근 차단

영국 금융기관과 부동산에 투자된 러시아 돈의 규모는 ‘런던그라드(Londongrad)’라고 불린다.

2015년 도이체방크가 러시아중앙은행, 영국중앙은행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부터 129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비밀스러운 해외 거래를 거쳐 영국으로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바가 있다. 이 자금들 중 상당수는 러시아로부터 유입된 자금이었다.

이 자금들이 몰려들면서 ‘런던그라드(Londongrad)’로 알려진 집단을 형성하며 그 크기와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영국 정부는 이 같은 ‘이해할 수 없는 자금 집단’을 놓고 돈의 출처를 추적하는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이 돈들의 일부만이 흘러나온 상태이다.

서방이 당면한 문제는

서방국가들은 러시아의 전면 침공이 감행될 경우 가혹한 제재를 협의 중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전면적 침공이 아니고 국한적 침략만을 저지를 경우에는 어떠게 할 것인가?

미국과 유럽 외교관들은 서방이 이런 시나리오를 놓고는 결속력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헝가리나 이탈리아, 오스트리아처럼 러시아와 가까운 일부 국가들은 대대적 제재 발동에 미온적일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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