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이 오는 24일 예고된 가운데 이낙연계-이재명계-정세균계의 계파 대결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비대위원회는 대선 패배 이후 내홍과 갈등을 최소화를 막기 위해 원내대표 선출 방식으로 교황 선출 방식인 '콘클라베'를 채택했는데, 이는 과다 경쟁을 막기 위해 개별 의원의 선거 운동을 금지하고 개별 접촉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당 선관위의 방침이다.
별도의 입후보 절차 없이 당내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차기 원내대표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후보를 적어 제출하는 1차 투표를 진행한 뒤 재적 의원의 2/3 이상 지지를 받는 의원이 바로 원내대표로 선출된다. 1차 투표 과정에서 원내대표가 선정되지 않을 경우 10% 이상 득표한 의원들을 공개해 정견 발표 기회를 주고 2차 투표에서도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간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차기 원내대표는 새 정부 출범 후 여소야대 국회에서 청와대와 국회 사이 조율과 당 수습과 지방선거를 지휘하는 비대위에도 참여한다.
사실상 계파 간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콘클라베 방식을 도입한 것과 다르게 당내에선 치열한 물밑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대선 이후 어두운 분위기가 돌고 있는 민주당 내 주도권을 가지고 계파 간의 세력 다툼이 불가피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출사표를 던진 의원은 김경협 3선 의원, 박광온 3선 의원, 박홍근 3선 의원, 안규백 4선 의원, 이원욱 3선 의원 등이다.
이낙연계 박광온 의원은 "당의 단합을 이뤄내겠다. 소통의 정치를 실천하겠다"며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밝혔다. 정세균계 안규백 의원은 "야당답게, 당당하고 유능한 정당으로 변해야만 산다"고 주장했고, 이원욱 의원은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계파 갈등으로 치러지는 건 좋지 않다, 통합 잘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의원님들 이야기가 많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박홍근 의원은 "민주당을 살리는 데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굳게 결심했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상임고문을 향한 부당한 정치보복은 기필코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친문계 김경협 의원은 출마에 망설이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 21일 "대선 패배의 충격 속에서 고민 끝에 그 디딤돌이 되고자 결심했다"며 "계파 구도가 아니라 원팀을 이룰 원내 구심력이 필요하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대선 패배 이후 내홍에 휩싸이고 갈피를 잡지 못한 민주당인 만큼, 차기 원내대표 경선은 민주당에 더욱 혼란을 불러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 내부에서 계파 간의 갈등이 고조된 만큼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후보가 당선될 경우 그에 따른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오는 8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가 남아있는데 이에 계파별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내부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위키리크스한국=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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