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포커스]“보험사들, 작년까진 좋았는데”…긍정적 시그널에도 재무건전성 '빨간불'
[보험 포커스]“보험사들, 작년까진 좋았는데”…긍정적 시그널에도 재무건전성 '빨간불'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2.03.25 07:52
  • 수정 2022.03.2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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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금리 인상 압력 가중…작년까진 짭짤한 투자수익 올렸지만
IFRS17 도입 1년도 안남아…자본확충 못하면 부채폭탄 맞을 수도
금리 인상. [출처=연합뉴스]
금리 인상 [출처=연합뉴스]

국내외 금리 인상 압력이 가중되면서 작년까지 짭짤한 투자수익을 올린 보험사들의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리 변동이 보험사에 수익성과 건전성이라는 효과를 동시에 가져오기 때문인데, 특히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및 신지급여력(K-ICS)제도 도입까지 10개월도 채 남지 않으면서 저축성 상품 비중이 높은 생명보험사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25bp(1bp=0.01%p) 인상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로 더 신속한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연준이 올해 6차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고려하면서 국내에도 추가적인 금리 인상 압력은 가중될 전망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이달 말 임기만료를 앞두고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담당국장이 신임 총재 후보로 내정되면서 현재 통화당국의 정책기조를 구체적으로 내다보긴 어렵지만 시장에서는 당분간 정책기조가 바뀌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기준금리가 계속해서 인상압력을 받으면서 보험업계에는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금리가 오를 경우 보험사들의 수익성은 좋아지지만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새로운 자본확충 부담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납입된 보험료 가운데 일부를 사업비로 제하고 남은 금액에서 책임준비금 등을 뺀 뒤 일부를 투자해 수익을 남긴다. 보험업이라는 특성상 안정적인 자산 투자가 어느 정도 강제되는데, 이에 따라 보험사들의 운용 자산은 상당부분이 채권에 몰려 있다. 코로나 확산 이후 장기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체투자 비중이 늘기도 했지만 우선순위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금리가 오르면 보유한 채권의 이자수익 상승해 보험사 투자수익이 높아진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에 있어 실질적인 수익창출은 보험영업이 아닌 자산운용에 기인하는 만큼 투자수익 상승은 곧 보험사의 실적 상승과도 직결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하락하는 채권의 특성상 평가손실이 발생해 단기적으로 지급여력(RBC)비율이 하락하고 가용자본이 줄어들 수 있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지급여력을 나타내는 비율로 보험업법은 100%를 규정하고 금융당국은 150%를 권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은 보험사들에게 긍정적인 시그널로 간주된다. 금리인상에 따른 수익성은 물론 공시이율 인상으로 '보험료 인하→가입고객 증가'라는 부수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가 IFRS17 도입 전 마지막 해라는 점은 변수다. 자본확충을 제때 이행하지 못하면 금리 인상으로 악화된 건전성에 새 회계기준까지 도입되며 부채폭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출처=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작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75%p 인상했다. [출처=연합뉴스]

IFRS17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만큼 도입 이후 보험사들의 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 특히 과거 고금리 상품을 다수 판매한 생보사들은 손보사들에 비해 짊어지는 부담이 더 큰 편이다.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작년 15개 보험사의 평균 RBC비율은 238.9%에서 205.5%로 33.4%p 떨어졌는데 여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금리 상승이다. 작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통화당국은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0%에서 1.25%까지 인상했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우호적일 금리인상 소식에도 생보사들을 중심으로 자산매각·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선제적 자본확충 노력이 다각도로 이어지고 있다.

농협생명과 흥국생명은 각각 3000억원, 400억원의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경영관리대상에서 벗어난 한화손해보험도 이달 초 2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완료했고, 이에 앞서 한화생명도 올해 초 7억5000만달러(약 9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본을 확충했다.

일찍이 부동산 자산 등을 매각하며 자본을 조달한 곳도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작년 서울 남창동 본사 사옥을, 신한라이프는 직원 연수용 천안 연수원을, 하나손해보험은 서울 종로구 사옥을 매각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예정이율은 시장상황을 감안해 결정되는데 크게 엇나가지 않는다면 일반적으로 금리인상은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당장 RBC비율이나 내년 IFRS17 문제처럼 건전성 문제 때문에 바빠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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