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초비상] 우크라 전쟁+ 상하이 봉쇄 '쌍둥이 태풍'... 글로벌 인플레이션 위기
[인플레 초비상] 우크라 전쟁+ 상하이 봉쇄 '쌍둥이 태풍'... 글로벌 인플레이션 위기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2.04.18 06:30
  • 수정 2022.04.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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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항구 앞바다의 컨테이너선들의 이동 동향을 보여주는 지도. [량셴핑 홍콩중문대 교수 웨이보=연합뉴스]
상하이 항구 앞바다의 컨테이너선들의 이동 동향을 보여주는 지도. [량셴핑 홍콩중문대 교수 웨이보=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정부의 상하이 봉쇄 등 돌발 사태들이 글로벌 경제를 인플레이션 터널로 몰아넣고 있다.

지난 3월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8.5% 상승했다. 식품, 연료, 주거비가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작년 여름 전까지만 해도 이는 40년 이상 보이지 않는 수치였다. 그러나 미국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계속해서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원래 팬데믹이 약화되면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던 것이었다.   

2021년 미국 경제를 강타하기 시작한 인플레이션 상승은 반도체 부족으로 가속화된 것이었고, 이는 자동차와 전자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당시 미국을 포함 전 세계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2022년 시작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이 약 7%로 정점을 찍고 팬데믹으로 생긴 소비 습관이 사그라들고 공급망이 회복되면서 올해 전반적으로 상승이 누그러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Moody’s Analytics)의 수석 경제학자 마크 잔디는 지난 해 11월 CNN 논평에 “지금부터 1년, 팬데믹이 약해지면서, 사람들이 거론하지 않을 만큼 인플레이션이 낮아질 것이다”라고 썼었다.

그러나 2022년 초 갑자기 국제 시장을 뒤흔드는 두 가지 큰 사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코로나10 봉쇄가 일어났고, 이는 인플레이션을 걷잡을 수 없을 범위까지 밀고 갔다. 많은 이들에게 둘 다 금방 끝날 것으로 여겨지지 않고 있다.

러시아가 침공한지 7주가 된 지금도 전쟁은 여전히 원유, 밀 등의 필수 원자재들을 중심으로 국제 시장에 타격을 주고 있다.

유럽은 러시아의 가스와 원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 그럼에도 원유 시장은 국제적인 영향을 받는 섹터이며, 에너지 공급 차질은 전 세계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2021년 러시아는 하루 평균 470만 배럴의 원유와 약 2천 5백 억 m³의 천연가스를 수출했다. 석유와 가스에 있어서는 세계 최대 수출국인 것이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 크라마토르스크 중앙역 플랫폼에서 주민들이 짐가방을 든 채 피란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 크라마토르스크 중앙역 플랫폼에서 주민들이 짐가방을 든 채 피란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전쟁이 시작된 이후 세계는 러시아로부터의 에너지 수입을 점차 줄여오고 있다. 미국은 지난 3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했다. 유럽연합은 4월 초부터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것으로 나섰다. 올해 말까지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를 시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영국을 필두로 경제 규모가 큰 부유한 국가들이 머지않아 러시아 원유 수입을 금지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원유와 가스를 표적으로 하는 제재가 러시아에 타격을 주는 데 궁극적인 요소가 되겠지만, 이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소비자들에게도 고난을 주고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휘발유 가격은 몇 주 연속으로 꾸준히 오르고 있어, 미국의 경우 현재 휘발유 가격이 갤런 당 4.27달러에 달하는데 이는 1년 전 1.32달러에 비해 3배 이상 오른 것이다.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3월 말 갤런당 6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고 한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 내 연료 가격 하향 안정을 위해, 비축유를 방출하고, 환경보호청의 규제를 풀며, 미국 내 원유 산업과의 반목을 내려놓는 등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바이든과 미 민주당의 정치적 열망의 성쇠는 에너지 가격 안정화에 달려 있다고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서방 국가들이 전쟁을 기점으로 러시아의 원유와 가스를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을 찾고 있지만, 원자재 가격이 변동성을 보이면서 악화되고 있는 현 인플레이션 상황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미 전쟁은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계산치를 완전히 바꿔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스위스 기업 단체가 이듬해까지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2.37%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었는데, 전쟁이 발발한 후 예측치는 2.75%로 상승했다.

미국에서는 바이든이 물가 상승의 70%는 전쟁과 푸틴이 연료 가격을 상승시킨 것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 노동부의 월간 인플레이션에 관한 보고에 따르면, 휘발유 가격의 상승은 인플레이션 상승률의 약 절반에 미치고 있다.

중국의 가장 전략적인 항구 도시 중 하나인 상하이의 제조와 운송 산업이 거의 완전히 셧다운된 가운데, 상하이 봉쇄는 전 세계 인플레이션 위기에 또 다른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중국의 상업과 제조업의 거대 요충지인 상하이는 사상 최대의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있다. 지난 금요일 1일 상하이의 확진자 수는 23,000명이 넘었고, 3월 1일 이후 누적 확진자 수는 303,000명에 이르렀다.

세계적으로 코로나 방역에 성공한 곳으로 알려진 중국의 상황이 완전히 급변한 것이다. 지난 팬데믹 2년 동안 중국은 국경 출입 규제를 엄격하게 하면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잘 통제해 온 것으로 보였다. 

3월 이후, 전파력이 더 강한 오미크론과 최근 발생한 또 다른 변이들이 중국의 방어력을 돌파해버렸다. 이로 인해 상하이의 거대 제조 산업과 세계 최고의 컨테이너 항구는 멈춰버렸다.

상하이를 중심으로 주변에는 테크기업들의 생산 공장들이 위치해 있다. 상하이 봉쇄로 테슬라의 기가팩토리도 3월에 가동을 멈춰 거의 4만에 달하는 차량 생산이 지연됐고, 아이폰 생산 관련 공장도 문을 닫았다.

중국 최대의 전자 기기 회사인 화웨이의 한 중역은 최근, 중국의 봉쇄로 인해 전 세계 자동차, 전자 산업에 막대한 손실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봉쇄는 상하이 경제에 절대적인 요소인 항구도 멈추게 했다. 이 주 봉쇄로 인한 인력 부족은 477대의 벌크화물선을 곡물과 금속 화물을 내리지 못한 채 항구 밖에서 대기하도록 만들었다.

공급망의 문제가 현 인플레이션의 핵심 요인인데, 상하이의 봉쇄가 지속될수록 위기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봉쇄로 상하이는 중국 한 해 GDP의 거의 4%에 달하는 손실을 보게 됐고, 생사의 기로에 선 상하이 시민들이 울부짖고 있지만, 시진핑 주석은 제로코로나 정책을 배로 강화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중국의 봉쇄는 여러 물자에 대한 심각한 인플레이션 위기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격 상승은 이미 중국에서의 제조에 의존하는 전자제품과 자동차를 강타했다.

토요타의 한 중역은 최근 열린 뉴욕 오토쇼에서 "자동차 제조가 수요를 맞출 수 없다"며, 자동차 가격이 2023년까지 계속 상승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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