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규제 완화에도…보험사 마이데이터 참전은 '요지부동'
금융당국 규제 완화에도…보험사 마이데이터 참전은 '요지부동'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2.06.03 08:34
  • 수정 2022.06.03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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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설비구축 의무 완화 등 시행령 개정…낮아진 진입장벽
보험업계 저조한 참여…본허가 교보생명·KB손보 뿐
“진입장벽 낮아졌지만 얻을 게 없어…일단 관망으로”
금융위원회/ 연합뉴스
금융위원회. [출처=연합뉴스]

금융당국이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을 위한 규제 일부를 완화하면서 그동안 관망 중이던 보험사들의 데이터전 참여가 점쳐진다. 다만 보험업계가 당초 마이데이터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가 실익이 적다는 데 있었던 만큼 사업 참여는 당분간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금융위원회는 마이데이터 및 데이터 결합·활용 활성화를 위해 관련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마이데이터와 관련한 정보제공에 있어 개인신용정보 제공사실 조회 시스템 구축의무를 면제하는 내용이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신용정보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최종 의결되면서 그동안 설비구축 문제로 마이데이터 진입이 늦어지던 업체들도 참전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마이데이터는 흩어진 개인 금융정보를 한곳에 취합해 제공하는 서비스로 은행권에서 제공하던 오픈뱅킹 서비스의 확장형 개념이다. 오픈뱅킹이 여러 은행계좌 정보만 취합한다면 마이데이터는 은행은 물론 증권, 카드, 보험 등 금융권 정보 일체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그동안 보험업계는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주된 이유는 실익이 적다는 것이다. 은행권이나 카드업계 등은 취합된 소비자 금융정보를 토대로 소비자들을 분류하고 이에 따른 맞춤형 예적금·대출·카드 상품 등을 출시할 수 있지만 보험사들은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나 자산현황 등을 파악하더라도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제한적인 까닭이다.

오히려 보험사들은 소비자들의 금융 데이터보다는 손해율 관리에 용이한 의료데이터 확보가 더욱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이런 이유로 보험사들의 마이데이터 사업 참여는 저조한 편이다.

현재까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 중인 보험사는 교보생명과 KB손해보험 두 곳 뿐이다. 각각 생명보험·손해보험 업계에서 최초 마이데이터 서비스 출시라는 타이틀을 쥐고 있다. 하지만 이들 두 곳을 제외하고 아직 본허가를 취득한 보험사는 없다. 교보생명과 KB손보도 헬스케어 서비스와 연계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등 은행·카드업계와는 다른 방식으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신한라이프와 미래에셋생명은 예비허가를 얻었지만 아직 본허가 취득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금융당국에 예비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NH농협생명은 올해 안에 본허가까지 신청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마이데이터 및 데이터 결합, 활용 활성화를 위해 관련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했다고 밝혔다. 시스템 설비 구축의무를 일부 완화하면서 관련 업체들의 사업참여가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출처=픽사베이]
금융위원회는 마이데이터 및 데이터 결합, 활용 활성화를 위해 관련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했다고 밝혔다. 시스템 설비 구축의무를 일부 완화하면서 관련 업체들의 사업참여가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출처=픽사베이]

업계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얻기 위해선 먼저 사업계획 등을 담은 예비허가 신청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한 뒤 실제 서비스 운영이 가능하도록 인적·물적 설비 등을 갖춰 본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이미 인적·물적설비 요건 등을 모두 갖춘 경우 예비허가를 생략하고 곧바로 본허가를 신청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들 인프라 구축에 소모되는 비용과 시간이다. 보험사들이 사업에 진출해 얻을 수 있는 것도 마뜩찮은데 굳이 큰 비용과 시간을 쏟아가며 공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금융당국의 조치로 진입장벽이 일부 완화된 점은 있지만 실익이 적은 만큼 사업 참여와는 별개로 판단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투입한 게 있으면 그만큼 나오는 게 있어야 하는데 보험사가 마이데이터에 참여해 얻을 게 많지 않다”라며 “규제완화와 참여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금융권에서의 마이데이터 참여 수요는 보험업계보다 핀테크 업계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인프라 구축 문제로 미처 참여하지 못한 핀테크사들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지만 보험사 입장에선 결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사업 참여로 얻을 실익이 크지 않다는 말이다.

또 다른 관계자도 “마이데이터에 뛰어들어도 나올 게 없다보니 금융당국 조치에 특별히 반응하는 건 없는 것 같다”라며 “교보생명이나 KB손보처럼 선제적으로 뛰어든 곳이 있으니 일단 어떻게 진행되는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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