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 도약하는 K건설] GS건설, ‘친환경·M&A‘ 시너지 통해 멀티 플레이어로 부상
[디벨로퍼 도약하는 K건설] GS건설, ‘친환경·M&A‘ 시너지 통해 멀티 플레이어로 부상
  • 임준혁 기자
  • 승인 2022.06.21 11:03
  • 수정 2022.06.2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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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홍 사장, 모듈러 인수 통해 신사업 진출 ‘포문’
자금 운용폭 넓히기 위해 자이S&D·지베스코 활용
프론티어 입각 태양광에너지· 수처리 등 사업 진출
단우드·GS이니마 인수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
GS이니마가 지난 2018년 준공한 스페인 라가레스 수처리 시설 전경. 1일 23만㎥ 규모의 수처리 능력을 갖췄으며, 이는 스페인 최대 생물여과(biofiltration) 수처리 시설이다. [출처=GS건설]
GS이니마가 지난 2018년 준공한 스페인 라가레스 수처리 시설 전경. 1일 23만㎥ 규모의 수처리 능력을 갖췄으며, 이는 스페인 최대 생물여과(biofiltration) 수처리 시설이다. [출처=GS건설]

GS건설은 국내외에서 투자개발형 사업을 점진적으로 하며 새로운 방식의 성장 동력을 적극적으로 발굴·추진하며 디벨로퍼로서의 입지를 넓혀나가고 있다. GS건설의 디벨로퍼 사업 추진의 핵심 키워드는 ‘친환경·M&A’다. 디벨로퍼로 도약을 이끄는 야전 사령관은 바로 허윤홍 신사업부문 대표다.

GS건설의 현재 디벨로퍼로서 면모는 허윤홍 사장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GS건설의 신규 진출 사업들의 탄생은 허 사장이 전무 시절인 2018년 7월, 신사업 추진실 설립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사업추진실장 시절부터 쌓아온 자신의 노하우를 토대로 그는 사장 승진 이후 더욱 적극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해외 모듈러 기업 인수에 이어 2020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실내장식·내장목공업, 조립식 욕실·욕실제품 제조·판매·보수 유지관리업의 신사업을 정관에 추가하며 인테리어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이밖에 ‘데이터센터 구축사업’, ‘친환경·에너지 사업’, ‘수처리 사업’,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사업’, ‘휴게소·주차장 사업’, ‘종합부동산 개발사업’, ‘자산운용사업’ 등 업종을 막론하고 사업 다각화에 사활을 걸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디벨로퍼’의 목표는 자회사들을 통해 구현되고 있다. GS리테일을 끝으로 8년 간 기업공개(IPO)가 주춤했던 GS그룹은 허윤홍 사장이 진두지휘하며 GS건설의 종합부동산 개발회사 ‘자이S&D’를 지난 2019년 코스피 시장에 상장시켰다. 같은 해 또 다른 자회사인 자산운용사 ‘지베스코’가 법인 등기를 마치고 사모전문 운용사 등록 절차를 마쳤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양 사를 활용한다면 경직된 조직인 대형 건설사가 시도하기 힘들었던 투자개발사업의 자금 운용폭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즉, 디벨로퍼로서 도약하기 위한 자양분을 흡수했다는 설명이다.

GS건설이 지난 2020년 인수한 폴란드 모듈러 전문회사 단우드(Danwood)가 공급중인 목조 모듈러 주택 디자인 샘플. [출처=GS건설]
GS건설이 지난 2020년 인수한 폴란드 모듈러 전문회사 단우드(Danwood)가 공급중인 목조 모듈러 주택 디자인 샘플. [출처=GS건설]

허 사장은 신사업추진실장 시절부터 추진했던 유럽의 선진 모듈러 회사 인수를 성사시켰다. GS건설은 지난 2020년 초 독일 모듈러 주택 시장에서 매출 4위에 오른 폴란드 단우드社, 고층 모듈러 실적을 보유한 영국 엘리먼츠 유럽을 인수했다. 공개된 단우드의 인수대금은 18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내 건설사가 해외 선진 모듈러 업체를 인수한 것은 처음일뿐더러 각각 전문분야와 주요 영업지역이 상호 보완적으로 이상적인 전략적 조합을 갖추게 됐다. 실제 지금까지 모듈러 시장은 건설인력 확보가 어렵고 임금이 비싼 선진국 위주로 형성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건설인력 고령화와 인력난 및 환경 요건 강화로 모듈러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어 성장성이 기대되는 분야다. 허 사장은 모듈러 인수를 계기로 해외 모듈러 시장 본격 진출이라는 신호탄을 쏘았으며, 주택사업에 쏠렸던 사업 범위를 확장하는 계기가 된다.

최근에는 자회사 엘리먼츠 유럽이 영국에서 약 3880만파운드(약 620억원) 규모의 23층 오피스 호텔을 모듈러 공법으로 시공하는 이스트 로드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또,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사업을 통해 임대업의 범위를 데이터센터로 확대했다. 빌딩·건물 임대업과 동일하게 데이터센터 내 공간이나 서버 등을 일정 비용을 받고 빌려주는 사업이지만, 단순 시공·임대를 넘어 투자·운영까지 계획하고 있다. GS건설이 토지를 출자하고, 2019년 설립한 지베스코가 건설 자금을 확보하며, IT는 클라우드 업체에 위탁하는 구조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짜여졌다.

투자형 해외 태양광 사업도 디벨로퍼 사업의 한 축으로 자리 매김했다.

GS건설은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 태양광 발전 사업에도 진출했다. 2019년 1월 민자발전산업(IPP) 디벨로퍼로서 인도 북서부 라자스탄주 자이살머 인근 600㏊ 부지에 발전용량 300MW급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IPP는 민간업체가 발전소를 짓고 일정 기간 발전소를 운영하며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이 프로젝트의 사업비는 1억8500만달러(당시 환율 약 2200억원)로 이 가운데 GS건설은 235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GS건설은 해당 디벨로퍼의 지분 49%를 보유하게 됐다.

지난해 9월 15일 포항에서 열린 ‘리튬이온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착공식에 참석한 신상철 GS건설 신사업부문 부사장, 이강덕 포항시장, 허윤홍 GS건설 신사업부문 대표, 이철우 경북도시사, 정해종 포항시의회 의장, 김희수 경상북도의회 부의장(왼쪽부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GS건설]
지난해 9월 15일 포항에서 열린 ‘리튬이온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착공식에 참석한 신상철 GS건설 신사업부문 부사장, 이강덕 포항시장, 허윤홍 GS건설 신사업부문 대표, 이철우 경북도시사, 정해종 포항시의회 의장, 김희수 경상북도의회 부의장(왼쪽부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GS건설]

GS건설 관계자는 “향후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등 지역에서 선진 디벨로퍼들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시장에서의 경쟁력과 입지를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차세대 배터리 재활용 사업도 추진 중이다. 해당 사업은 친환경 미래 사업으로 선진국에서는 차세대 유망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GS건설의 자회사인 에네르마㈜는 지난해 9월 포항 영일만 4 일반산업단지 내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에서 2차전지 재활용 공장 착공식을 갖고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을 본격화했다. 해당 특구 내 약 12만㎡(약 3만6000평) 규모의 부지에 2차전지의 재활용 및 관련 사업을 위한 투자 계획의 일환이다. GS건설은 1차로 올해안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해 2차전지에서 연간 4500톤의 니켈, 코발트, 리튬, 망간 등의 유가금속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어 2차 투자로 연간 1만톤 규모로 사업을 확대하고, 전후방 산업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신성장 동력 발굴 및 디벨로퍼로서 도약하기 위한 GS건설의 대표적인 사례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수처리 산업’이다.

GS건설은 지난 2012년 스페인 기업 ‘GS이니마’를 인수하며 국내 건설사로는 처음으로 세계 수처리 시장에 진출했다.

GS이니마가 주력으로 진행하고 있는 물재생 관리 사업은 장기적인 영업양수의 운영을 통해 해당 지자체 최종 사용자(주민)에게 상하수도 요금을 징수해 수익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유럽이나 남미에서는 상하수도 민영화 사업이 보편화 돼 있어 사업 안정성도 높다. 실제 GS이니마의 최근 4년 실적을 보면 2016년 첫 2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20년에는 2950억원에 근접했으며, 당기순이익도 동기간 116억원에서 300억원으로 250%가 넘게 증가했다. 인수 당시와 비교하면 순이익은 10배 이상 성장했다.

GS건설이 알제리에서 지어 운영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수처리 시설인 ‘알제리 모스타가넴 해수담수화플랜트’ 전경. [출처=GS건설]
GS건설이 알제리에서 지어 운영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수처리 시설인 ‘알제리 모스타가넴 해수담수화플랜트’ 전경. [출처=GS건설]

GS이니마는 지난 2020년 말 오만 수전력조달청으로부터 알 구브라 3단계와 바르카 5단계 민자 담수발전사업 프로젝트 등 2건의 해수담수화 사업을 수주하며 해당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서 위상을 구축하게 됐다. 2개 프로젝트 모두 BOO(Build-Own-Operate) 사업으로 GS이니마는 금융조달 및 시공과 함께 20년간 운영을 맡게 된다. 예상 매출은 각각 1조6340억원, 6970억원으로 총 약 2조3310억원에 달한다.

특히 수처리사업은 기존 건설업이 영위해온 설계·조달·시공(EPC) 위주의 회사가 아닌 투자를 통해 운영권을 가져와 30년 이상의 장기 수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이와 함께 GS건설은 자회사 스페인 GS이니마가 보유한 세계적인 수처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부산시가 추진 중인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4차 산업혁명 기술이자 미래형 청정 수산물 생산 기술로 주목받는 스마트양식 사업에 진출한 것이다.

GS건설은 2022년까지 부경대 수산과학연구소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사업지에 테스트베드를 마련하게 된다. 스마트양식은 ICT 기술 등을 응용해 육지에서 해산물을 양식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해수를 정화하고, 양식장에서 나오는 오·폐수를 처리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GS건설은 해수 담수화 등 고도 수처리 플랜트 건설 경험을 활용해 청정한 수질을 유지하는 스마트양식장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에너지, 친환경사업 신규 진출을 통한 사업 다각화와 동시에 기존 진출 사업의 확대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GS파크24 등 계열사가 주차장 사업에 진출하는 등 속도내고 있는 가운데 휴게소 사업으로 사업 범위를 넓힌 것이 대표적이다.

GS이니마가 칠레에서 운영중인 아타카마 해수담수화 시설 전경. 1일 10만3000㎥ 규모의 해수담수화 능력을 갖췄다. [출처=GS건설]
GS이니마가 칠레에서 운영중인 아타카마 해수담수화 시설 전경. 1일 10만3000㎥ 규모의 해수담수화 능력을 갖췄다. [출처=GS건설]

2019년 11월 상장한 GS건설 자회사 자이S&D는, 서울문산고속도로주식회사와 고양휴게소 운영권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2020년 11월부터 30년간 운영하기로 했다. 그동안 자이S&D가 수원∼광명, 광주∼원주(제2영동), 옥산∼오창 고속도로의 요금 징수·시설관리·순찰 등 전반적 인프라 운영관리 업무를 수행해오기는 했지만 휴게소 사업 진출은 처음이다보니 업계 이목을 끈다.

자이S&D는 휴게소 사업의 확장은 물론, 주차장 사업 등 사업 다각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 같은 광범위한 신사업 확대는 어느 정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GS건설의 2020년 2분기 실적 중 신사업부문은 동년 초 인수한 유럽 모듈러 업체의 실적이 반영되면서 전년동기 대비 85% 증가한 2350억원을 기록했다. 당해연도 1분기 신사업 매출 903억원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앞서 소개한 자산운용사인 지베스코 역시 시장에 안정적으로 첫 발을 내딛으며 순항 중이다.

GS건설의 자회사 지베스코는 지난해 말 1000억원의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성공했다. 블라인드펀드는 투자 대상을 미리 정하지 않고 자금을 조성하는 펀드다. 1000억원 중 800억원을 외부 기관투자자로부터 유치하며 성공적인 첫 삽을 떴다는 후문이다. 특히 재무적투자자로 군인공제회가 가장 큰 규모인 400억원을 투자하면서 주목받았다.

설립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신생 자산운용사(지베스코)가 조성하는 첫 블라인드 펀드에 자산규모 14조원을 운용하고 부동산 개발사업 경험이 풍부한 기관투자자가 최대 투자자로 참여한 것은 주택·건축·개발 전문가로 구성된 지베스코의 전문성과 전략적투자자(SI)인 GS건설과 자이S&D의 디벨로퍼 역량에 대한 신뢰가 밑바탕이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번 블라인드펀드는 총 1000억원 규모이며, 차등형 구조다. 1종 수익증권은 군인공제회 400억원 포함 재무적투자자(FI)가 700억원을 투자한다. 2종 수익증권은 전략적투자자(SI)가 300억원을 출자하는 방식이며, GS건설 30억원·자이S&D 170억원·이베스트투자증권이 100억원을 출자한다.

지난해 11월 17일 GS건설 본사에서 열린 ‘지베스코 기회추구전문투자사모부동산 1호’ 약정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태희 지베스코자산운용 대표, 엄관석 자이S&D 대표, 허윤홍 GS건설 신사업부문 대표, 심우근 군인공제회 부이사장, 김원규 이베스트증권 대표이사, 이국형 한국투자부동산신탁 대표이사. [출처=GS건설]
지난해 11월 17일 GS건설 본사에서 열린 ‘지베스코 기회추구전문투자사모부동산 1호’ 약정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태희 지베스코자산운용 대표, 엄관석 자이S&D 대표, 허윤홍 GS건설 신사업부문 대표, 심우근 군인공제회 부이사장, 김원규 이베스트증권 대표이사, 이국형 한국투자부동산신탁 대표이사. [출처=GS건설]

지베스코는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서울, 수도권 및 6대 광역시, 지역 거점 도시의 핵심 위치에 주거·건축 개발 프로젝트에 나설 예정이다. 단순 출자자가 아닌 디벨로퍼로서 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동시에 GS건설의 상품기획, 시공, 사업관리 역량을 접목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펀드 운용을 맡게 될 지베스코가 개발사업 경험이 풍부한 GS건설과 자이S&D, 금융자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참여로 디벨로퍼로서 안정적으로 부동산개발사업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에도 좋은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기관투자자를 유치해 디벨로퍼로서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임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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