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에 쪼그라든 메타버스 시장…SKT 이프랜드의 부진
엔데믹에 쪼그라든 메타버스 시장…SKT 이프랜드의 부진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7.12 16:14
  • 수정 2022.07.12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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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프랜드 출시 1주년… 2025년까지 월 이용자 3000만명 목표
엔데믹 전환 이후 이용자 수 감소세… "성장 이끌 동력 필요"
이프랜드에서는 800여종의 소스와 66종의 감정 모션을 통해 본인만의 톡톡튀는 개성을 살린 아바타를 만들어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 [출처=SK텔레콤]
 [출처=SK텔레콤]

출시 1주년을 앞둔 SK텔레콤의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Ifland)'의 성과가 미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시 당시 네이버Z의 메타버스 서비스 '제페토(Zepeto)'에 맞설 대항마로 평가받았으나 더딘 가입자 증가세와 해외 앱마켓 진출 지연 등 요소가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다만 제페토의 경우 하락세가 더 심해 메타버스 산업 자체가 침체된 영향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11일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프랜드의 월간활성이용자(MAU, 안드로이드 기준) 수는 28만2880명이다. 이프랜드는 지난 12월 MAU가 39만3010명이었지만 이내 하락세를 거듭해 2월 31만명, 3월 29만명까지 감소했다. 

앞서 SKT는 올해 초 컨퍼런스콜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MAU를 지난해보다 30배 늘어난 3000만명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프랜드의 지난해 MAU는 100만명을 넘긴 수준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연평균 8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메타버스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프랜드의 누적 가입자 수는 지난 3월 460만명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들은 지난해 기준 수십조원 규모의 메타버스 시장이 2025년까지 300조원 이상으로 확대할 것으로 바라봤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메타버스 관련 글로벌 시장규모가 작년 7월 기준 460억 달러(약 60조원)에서 2025년에는 2800억 달러(약 365조원)까지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보랏빛 전망이 이어지던 메타버스 시장은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화)' 전환으로 침체기를 맞았다. 메타버스 산업이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이 늘어나면서 급성장한 만큼 일상 일상 회복 이후 침체를 맞을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실제로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이프랜드의 일간 총 사용시간은 지난 3월 26일 3417시간(인당 15.4분)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6월 7일에는 1052시간(인당 5.23분)까지 하락했다. 

SKT 전시관에서 현지 모델들이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ifland)'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출처=SKT]
SKT 전시관에서 현지 모델들이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ifland)'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출처=SKT]

SKT는 가입자 유치를 위해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영미권 국가를 우선으로 총 80개 국가로 이프랜드 진출을 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회사는 작년 7월 14일 이프랜드 출시 당시부터 다양한 해외 앱마켓 출시를 통해 글로벌 고객 대상 서비스를 확대해나간다고 거듭 밝혀왔다. 하지만 출시 1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도 정확한 출시 일정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올해 초에는 전진수 SK텔레콤 메타버스 컴퍼니(CO)장과 김윤 SK텔레콤 T3K장(CTO)이 자발적으로 퇴사하며 잠시 인사 부침을 겪기도 했다.

일각에선 작년 11월 SKT로부터 인적분할해 만들어진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와 신사업 투자에 힘을 싣느라 계획이 미뤄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SKT와 SK스퀘어는 지난 5월 글로벌 게임 개발사 해긴에 각각 250억원씩 총 500억원을 공동 투자를 결정했다. 해긴은 메타버스 요소를 갖춘 30여 종의 실시간 미니게임을 제공하는 '플레이투게더(Play Together)'의 개발사다.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 1억건을 돌파했다. 

SKT는 투자를 계기로 해긴과 긴밀한 사업 협력을 추진함으로써 '아이버스(AI-VERSE, AI와 메타버스)' 사업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SKT AI 서비스 이용자가 좀 더 많은 재미를 느끼고 몰입도 있게 오랜 시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게임 콘텐츠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또 SKT와 해긴의 서비스 간 아바타, 공간 등을 공유하고 공동 이벤트를 개최하는 ‘멀티버스(Multiverse)’ 개념의 협력도 이뤄질 전망이다. 해긴의 글로벌 게임 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AI서비스, 메타버스의 글로벌 진출에 유리한 인프라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사용자 수 정체가 이프랜드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1위 로블록스도 부침을 겪고 있는 만큼 침체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로블록스는 메타버스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134달러까지 주가가 폭등했지만 기술주 하락 속에 지난 5월 23달러까지 주가가 폭락했다. 제페토의 경우 지난달 기준 MAU는 20만6000명대까지 하락했다. 일간 총 사용 시간도 2월 1일 기준 3만6972시간(인당 37.4분)에서 지난 8일 기준 1만7001시간(인당 25.8분)까지 줄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월드라는 가상 공간에 모여서 콘서트같은 문화생활이나 모임을 할 수 있는 점은 팬데믹 시기에 꽤 신선하게 다가왔다"라면서도 "과거 3D TV와 같은 한철 유행이 되지 않도록 엔데믹 이후에도 메타버스 시장을 성장으로 이끌 동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KT 관계자는 "올해 내에 해외에 진출할 예정"이라며 "출시 1주년을 맞아 다양한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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