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HDC현산과 입주예정자 간 견해차만 확인한 용산역 집회
[현장에서] HDC현산과 입주예정자 간 견해차만 확인한 용산역 집회
  • 임준혁 기자
  • 승인 2022.08.26 17:52
  • 수정 2022.08.26 17: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정 아이파크 입주예정자 HDC현산 본사앞서 항의 집회
이승엽 입주예정자협의회장 “주거지원안은 일방적 통보”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이 26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의 실질적 주거지원 방안 마련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임준혁 기자]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이 26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의 실질적 주거지원 방안 마련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임준혁 기자]

지난 1월 붕괴사고로 입주가 지연된 광주 화정 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이 이자를 포함한 중도금 전액을 상환해주겠다는 HDC현대산업개발 측의 발표를 꼼수라고 주장하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급기야 26일 상경해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 본사 앞에 모여 집회를 가졌다.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비상대책위원회를 비롯한 입주예정자들은 이날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HDC현산 본사가 있는 용산역 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 참석 인원은 주최측 추산 약 500명이다.

1시가 가까워 오자 피켓과 명찰을 작용한 입주예정자들이 하나둘씩 운집하기 시작했다. 입주예정자들은 오늘 상경하기 위해 가게 문을 하루 닫거나 회사에 휴가를 내고 올라왔다고 한다. 집회 참석자 중에서는 청소년과 어린이도 부모와 함께 더러 보였다.

앞서 HDC현산은 지난 23일 발표한 주거지원방안에서 이자후불제로 기 대출된 중도금 대출(분양금의 40%)을 대위변제하고, 남은 계약금 10%에 대해 계약서상의 입주지연 배상금 비율을 연 6.47%를 적용해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입주예정자들은 HDC현산이 계약금에 대해서만 지연보상 배상금을 산정한 관계로 ‘배상금액’이 현저하게 낮다고 반발하고 있다.

화정 아이파크 예비입주자협의회에 따르면 전용 84㎡ 분양가는 5억5000만원이며, 계약금은 5500만원이다. 여기에다가 이율 6.47%를 적용한 다음 지연 기간인 61개월로 환산하면 지급해야 하는 배상금은 약 1800만원이다. 입주예정자들은 이자후불제로 기 납부된 중도금 40%를 포함 약 2억8000만원에 대한 배상금을 HDC현산측이 지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기준 따른 배상금은 약 9000만~1억원 규모다.

몇 분간의 연습 후 시작된 집회에서 선창자가 구호를 외치면 끝의 네 음절을 청중이 따라하는 식으로 HDC현산에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이승엽 광주 화정 아이파크 예정입주민협의회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임준혁 기자]
이승엽 광주 화정 아이파크 예비입주민협의회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임준혁 기자]

이날 집회에서 이승엽 광주 화정 아이파크 예비입주자협의회 회장은 “HDC현산 측이 처음 발표한 지원안은 입주예정자를 대상으로 이자 장사를 하겠다는 내용이었으며, 23일에 HDC현산 측이 제시한 내용은 사실상 입주 지연배상금을 주지 않겠다는 내용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HDC현산은 입주예정자들이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 발생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주거 지원 방안을 전혀 내놓지 않은 채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면서 시간을 끌어왔다” 며 “이들이 얼마 전 제시한 주거지원안은 합의가 아닌 일방적 통보였다”고 폭로했다.

입주예정자들은 “중도금 대출을 먼저 갚아주고 이자까지 받지 않겠다는 건 중도금을 제외한 계약금에 대해서만 입주 지연 배상금을 책정하겠다는 뜻”이라며 “변경 전 주거지원안보다 입주예정자들에게 수백억원 이상의 손실을 떠넘기는 가증스러운 술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승엽 회장의 인사말에 이어 결의문 낭독이 계속됐다.

참가자들은 손해 배상 책임이 현산에 있음을 확약할 것, 중도금 대출 이자 발생과 입주지연배상금 지급에 대한 책임을 질 것, 현 주거지원 대책 철회와 의향서 접수 등 절차 진행을 중단할 것, 대표이사와 관계자는 사죄할 것, 납득 가능한 주거 지원방안을 새로 제시할 것 등을 HDC현산측에 요구했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이 26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의 실질적 주거지원 방안 마련 촉구 집회를 갖고 있다. [사진=임준혁 기자]
광주 화정 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이 26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의 실질적 주거지원 방안 마련 촉구 집회를 갖고 있다. [사진=임준혁 기자]

앞서 HDC현산은 이달 11일 2630억원 규모의 화정 아이파크 계약고객의 주거지원 종합대책안 발표에 이어 23일 사전의향서 접수를 시작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자료에 따르면 사전의향서 접수는 9월 예정된 본접수를 위한 사전절차로, HDC현산은 지난 11일 발표한 주거지원 종합대책안의 세부 사항을 화정 아이파크의 각각의 계약고객들에게 맞춰 설명하고, 9월 본접수 시 필요한 서류 등을 안내할 계획이다. 이번 접수는 23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진행된다.

HDC현산은 사전의향서 접수를 진행하며 전동철거 및 재시공 결정에 따라 환불에 준하는 계약고객이 받은 중도금 대출의 대위변제를 시행하고, 이로 인해 발생했던 이자까지 모두 HDC현산이 부담한다는 세부 계획을 안내했다. 이에 따라 화정 아이파크는 계약고객의 납부 일정 또한 통상적인 계약금 10%, 중도금 60%, 입주 시 잔금 30%에서 변경되어, 계약금 10%만 고객이 납부한 상태에서 리빌딩 기간 동안 중도금 및 이에 따른 이자 부담 없이 입주 시 잔금 90%를 납부하게 된다.

HDC현산은 계약고객들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회복과 화정 아이파크 리빌딩 후 입주할 때까지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총 2630억원 규모의 주거지원 종합대책안을 마련한 바 있다. 총 2630억원의 지원금액은 중도금 대위변제 금액인 1630억원과 전세자금 확보 등을 위한 주거지원비 1000억원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HDC현산은 계약고객들의 DSR을 회복시켜 추가 대출이 가능하도록 1630억원 규모의 중도금 대위변제를 추진하며 사고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계약자들이 부담해야 할 중도금 이자도 HDC현대산업개발이 부담해 상환 처리하기로 했다.

이날 집회는 입주지연 배상금 산출 방식 및 액수를 놓고 시공사인 HDC현산과 입주예정자들의 견해 차이가 컸던 만큼 당사자간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만약의 돌발 사태에 대비해 폴리스 라인이 세워졌고 바로 뒤에 경찰이 늘어서 있다. [사진=임준혁 기자]
만약의 돌발 사태에 대비해 폴리스 라인이 세워졌고 바로 뒤에 경찰이 늘어서 있다. [사진=임준혁 기자]

신축 공사 중이던 화정아이파크는 올해 1월 11일 201동 최상층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 16개 층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려 작업자 6명이 숨졌다.

HDC현산 측은 안전성을 우려한 입주예정자들의 전면 철거 후 재시공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달 철거 작업을 시작했다. 철거 후 재시공은 2027년 12월 입주를 목표로 진행된다.

[위키리크스한국=임준혁 기자]

ljh6413@wikileaks-kr.org

기자가 쓴 기사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