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TAR 월드컵] 아랍과 아프리카가 함께 기뻐하는 모로코의 4강 진출
[QATAR 월드컵] 아랍과 아프리카가 함께 기뻐하는 모로코의 4강 진출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12.12 17:36
  • 수정 2022.12.12 1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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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모로코가 포르투갈을 누르고 ‘아랍·아프리카 축구 돌풍’을 일으키며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에 안착했다. BBC는 12일(현지 시각)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최대 이변으로 꼽히는 모로코의 4강 진출에 대해 보도했다. 이 매체는 특히 일부 아랍 및 아프리카 나라 축구팬들이 모로코의 선전을 자기들 일처럼 기뻐하고 있는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알투마마 스타디움은 귀를 먹먹하게 하는 함성과 함께 환희와 도저히 믿기지 않는 비현실감, 그리고 팬들의 눈물과 포옹, 웃음으로 휩싸였다.

모로코 축구팬들은 이 순간을 고대했으면서도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것을 쉽게 믿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모로코 축구팀은 월드컵 4강에 진출한 최초의 아랍·아프리카 나라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모로코가 또 하나의 우승 후보였던 포르투갈을 물리치며 준결승에 오른 것이다.

모로코의 성취는 모로코 일국의 승리를 뛰어넘어 전체 아랍권과 아프리카 대륙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포르투갈과의 경기 당일 경기장과 응원석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그러다가 모로코 팬들은 자국 선수들이 골을 넣자 모두가 한 함성으로 아랍어 “seer(‘앞으로 나아가자!’라는 의미)”를 외쳤다.

“오늘밤은 자녀들과 손자들에게 들려줄 순간이 될 것입니다.”

수피안느 메그리니는 이렇게 기뻐했다.

“모로코 선수들이 우리에게 자긍심을 심어주었습니다. 모로코 선수들과 코치진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수피안느는 전체 아랍이 합심해서 모로코를 응원한 사실에 더욱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모로코 방언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아랍 관중들이 응원 구호를 알려달라며 모로코 응원 대열에 합류했다고 들려주었다.

“그들은 우리 응원석 옆에 서서 모로코 응원가를 함께 불렀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깃발들은 모로코 월드컵 성취 스토리의 핵심 요소이다. 기자가 기사를 쓰는 동안 창밖의 마천루는 중앙에 녹색 별과 함께 빨간색을 발산하며 모로코 국기를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거리에는 빨간색 바탕에 초록색 별을 그린 모로코 국기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이집트, 팔레스타인, 카타르, 요르단 국기를 든 사람들이 거리를 메우고 있었다.

수천 명의 아랍 축구팬들이 아랍 전역에서 카타르 도하로 몰려들었다. 그들 중 상당수는 모로코가 우승할 때마다 돌아가는 비행기 티켓을 바꿔야 했다고 들려주었다. 그들은 내심 귀국 스캐줄을 다시 바꿔도 좋으니 역사적인 경기 결과가 계속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다.

지네브 아킬리킴과 그녀의 남편 아지즈 네냐햐는 포르투갈과의 경기 전날 모로코에서 도하로 왔다. 그들은 두 달 된 아기를 집에 떼어놓고 오기까지 했다.

10일(현지 시각) 2022 카타르월드컵 8강전인 모로코-포르투갈 전에서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패배가 확정되자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10일(현지 시각) 2022 카타르월드컵 8강전인 모로코-포르투갈 전에서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패배가 확정되자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네브는 “엄마로서 죄책감이 든다”면서도 “하지만 오늘 밤 이야기를 아이에게 들려줄 것이다”라고 감격스러워 했다.

“방금 일어난 일이 현실인지 믿기지가 않습니다. 우리는 역사를 목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다른 모로코 축구팬 모함메드 리즈키도 쓰고 있는 모로코 전통 모자의 가장자리 술이 흔들리는 가운데 기쁨의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뭐라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그는 이렇게 감격스러워했다.

“만감이 교차합니다. 오늘의 승리가 기쁘고 다가올 또 다른 승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흥분됩니다.”

이 순간은 모로코 최대의 스포츠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모로코 선수들은 이 나라 역사상 최고의 경기력을 펼쳤지만, 그 결과는 축구를 훨씬 뛰어넘고 있다. 집단 승리감과 자긍심이 필요했던 전체 아랍 민중과 아프리카 대륙은 이런 순간만을 기다려왔을지도 모른다.

더 획기적인 것은, 모로코의 축구가 아랍과 아프리카 축구를 바라보는 유럽과 남미 선수단의 눈뿐만 아니라 자국 관중의 눈도 바꿔놓았다는 사실이다.

한편, 모로코 팀의 축하 분위기와 별도로, 경기 후 가장 많이 공유된 콘텐츠 중 하나는 포르투갈이 토너먼트에서 탈락하면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눈물을 흘리는 동영상이었다.

한 모로코 축구팬은 지금이야말로 “자신감”으로 충일된 순간이라고 말했다. 모로코는 월드컵의 강팀들과 당당히 맞서면서, 진정한 경쟁자이자 가공할 파괴력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우승컵입니다.”

모함메드 리즈키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우리는 월드컵에 단순히 참가만 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고 이기기 위해 왔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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