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어산지는 올해 석방될 수 있을까?... 존 라이온스 "희망적 소식 기대"
[WIKI 프리즘] 어산지는 올해 석방될 수 있을까?... 존 라이온스 "희망적 소식 기대"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3.01.09 05:37
  • 수정 2023.01.09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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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 [DPA=연합뉴스]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 [DPA=연합뉴스]

'올해 줄리안 어산지가 석방될 수 있을까?'

2010년 미군 정보분석가였던 첼시 매닝은 이라크전 및 아프간전과 관련된 문서 수십만 건의 복사본을 CD에 담고 ‘레이디 가가’라는 라벨을 붙였다. 매닝은 이 파일들을 위키리크스에 보냈다.

파일들에는 ‘부수적 살인’으로 세상을 뒤흔든 문제의 영상도 있었다. 바로 미군이 아파치 헬기로 두 로이터 기자들을 포함 이라크 민간인들을 사살하며 즐기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것이었다. 매닝은 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기밀 정보 유출로 35년 형을 선고 받았다.

당시 브래들리라는 이름의 남성이었던 매닝은 현재 여성으로 성전환을 하고 버락 오바마 정부의 사면으로 2017년 석방돼 자유의 몸이 됐다.

한편 매닝이 유출한 파일들을 건네받은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는 최악의 범죄자들이 수감돼 있는 영국 런던의 악명 높은 교도소 벨마시에 수감돼 있다.

호주 국적의 어산지에게 방첩법 위반 및 컴퓨터 해킹 공모 혐의로 총 18건의 기소를 부과하고 미국으로 송환해 재판을 받게 하려는 미 법무부와 이에 맞서는 어산지의 법적 투쟁이 4년째 이어지고 있다. 기밀 문서를 유출한 장본인이 아닌 문서를 건네받고 공개한 사람에게 방첩법을 적용한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21년 어산지는 뇌졸중을 겪었으며,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의 7년의 망명 생활과 현재의 벨마시 교도소 독방 생활까지 거의 10년을 고립된 생활을 해 정신 건강 상태가 최악인 것으로 전문의와 가족 들은 보고 있다. 가족들은 송환되면 어산지가 버틸 수 없을 것이라면서 걱정하고 있다.

어산지의 동생 가브리엘 쉽튼은 “그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쇠약해지고 있다. 이는 그를 숨막히게 하고 큰 타격을 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어산지의 지지자들은 2023년에는 어느 때보다 미국이 사건을 끝내고 어산지가 호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가브리엘 역시 그러한 동력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호주 어산지 석방 캠페인을 대변하는 변호사 그렉 반스도 일들이 순조롭게 맞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주 초, 시드니 모닝 헤럴드의 전 편집자이자 현 ABC 국제부 편집자 존 라이온스가 “나는 두 달 정도 안에 어산지가 석방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는데, 호주의 저명한 저널리스트 중 한 명인 그가 시간까지 명시하며 한 발언으로 어산지 지지자들의 기대가 커졌다.

이러한 긍적적인 전망들이 나오고 있는 이유는 호주의 새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가 어산지의 석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전 총리 스콧 모리슨은 어산지 사건을 영국과 미국이 다루게 하고 손을 뗐었다.

앨버니지는 어산지 사건이 너무 오랫동안 끌어져 왔고 이제 끝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총리 취임 첫 몇 달 동안은 조용한 외교를 추구한다며, 어산지 사건에 대해 조용한 입장을 취했었다. 그러나 지난 해 11월 무소속 의원 모니크 라이언의 질문에 “개인적으로 미국 정부 대표들에게 문제를 제기했다. 내 위치는 명백하다는 것을 미국 행정부에 확실히 해왔다. 최근 회담에서 그랬듯 나는 지속적으로 어산지를 지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앨버니지는 그 2주 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가진 정삼회담에서 미 대통령 조 바이든에게 직접 문제 제기를 했다고 했다.

그리고 성탄절 전, 전 총리 케빈 러드를 외교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2010년 위키리크스가 기밀 문서들을 공개했을 당시 러드는 기밀 문서 공개는 어산지가 아닌 미국 정부와 매닝의 책임이라고 계속 주장했었다.

지난 해 6월, 당시 영국 내무장관 프리티 파텔이 어산지의 송환 명령을 승인했을 때. 러드는 트위터에 “나는 이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어산지의 행동을 지지하지 않지만, 어산지가 유죄라면, 그 자료를 즐거이 공개했던 수십 명의 신문사 편집자들도 유죄다”라고 글을 올렸었다.

지난 해 11월에는 2010년 당시 위키리크스와 함께 미 정부의 범죄와 비리가 담긴 유출된 문서들을 공개했던 글로벌 주류 신문사들인 뉴욕 타임즈, 가디언 외, 4곳의 신문사들이 공동으로 미국 정부에 어산지에 대한 기소를 철회할 것을 요청하는 공개 서한을 보냈다. 어산지에 대한 기소는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는 위험한 선례가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서한에는 “공익을 위해 민감한 정보를 입수해서 공개하는 것은 저널리스트들의 일상적인 업무의 핵심적인 부분이다. 이러한 일이 범죄시 된다면, 우리의 공개 담론과 민주주의는 크게 약해질 것이다”라고 쓰여있었다.

이후 MSNBC의 아리 멜버는 방송에서 어산지가 석방돼야 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동안 어산지가 위키리크스를 통해 한 폭로들의 평가는 갈리고 있지만, 가브리엘은 '한 가지 확실한 점'에 대해 말했다.

“이 사건의 위선은 쉽게 알 수 있다. 미국인 내부고발자는 자유롭게 거리를 다니는데 왜 호주 언론인이 감옥에 갇혀 있어야 하는가?”

매닝이 회고록을 내고, 방송 출연을 하고, 클럽에서 DJ 활동을 하는 등 자유롭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과 완전히 대조되는 어산지의 상황이 불공평하게 보여질 수 밖에 없다.

어산지에 대한 기소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부터 이어져 온 것이다. 그 전인 오바마 행정부는 저널리스트를 감옥에 넣는 선례를 남기고 싶지 않아 기소하지 않았다. 바이든이나 미 법무장관 메릭 갈런드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아직 암시되는 바가 없다.

그러나 바이든이 기소를 철회하는 것이 전화 한 통으로 해결될 만큼 쉬운 일은 아니라는 의견들이 있다.

시드니 모닝 해럴드는 “서명만 하면 되는 단순한 일이 아니다. 바이든이 그저 마법을 부릴 수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이것은 어렵고 복잡한 일이다”라는 미국의 한 고위 정부 정보원의 말을 전했다.

트럼프가 재임 시절 법무부를 사실상의 자신의 개인 법률회사로 만들려고 했다는 의혹이 있다. 바이든은 대통령으로서의 자신의 우선순위가 트럼프 때 타락한 법무부의 명망과 진실성을 재정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해 10월, 2021년 1월 6일 의회 난입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하원특위의 소환을 거역한 사람들을 법무부가 기소하는 것에 대해 바이든은 “나는 법무부 장관에게 전화로 그가 기소하는 사람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미 법무부는 독립성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며, “법무부는 모든 기소에 대해 오로지 사실과 법에 기반해 독립적으로 결정할 것이다”라고 대변인 앤서니 콜리는 말했다.

따라서 법무부 장관에게 어산지 사건을 철회하라고 지시하는 것은 그 맹세를 저버리는 것이다. 더 현실적인 희망은 법무부 장관이 조용히 사건을 다시 검토하고 자원 낭비라고 결론짓는 것이라고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시사했다.

오바마가 매닝을 석방했지만, 어산지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어산지가 해킹을 공모했으며, 이러한 것은 저널리스트의 행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미국의 국가보안기관 내의 인물들은 어산지에게 책임을 지우고 싶어 한다. 또한 미국의 민주당 역시 어산지가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을 공개함으로써 2016년 대선 패배에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어산지의 기소를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은 언론의 자유를 기반으로 힘을 받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힘은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올해 어산지가 석방이 된다면, 호주 정부로서는 외교 정책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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