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풍선 비상] '하늘의 눈' 우리나라도 위험하다...위성보다 가깝고 드론보다 더 오래 체류
[정찰풍선 비상] '하늘의 눈' 우리나라도 위험하다...위성보다 가깝고 드론보다 더 오래 체류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3.02.13 05:52
  • 수정 2023.02.1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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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지난 5일 경기도 연천 전방에 기상 관측용 풍선 날려
"북한, 중국 정찰 풍선 벤치마킹 우려…한미 대응 떠본 듯"
미 공군이 정찰풍선을 터뜨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말, 버스 3개를 합친 크기의 거대한 풍선이 미국 상공에 등장했다. 미국은 수일간 풍선의 이동 경로를 지켜보다가 F-22 스텔스기 '랩터'를 출격시켜 미사일로 격추시켰다. 풍선의 경로가 미국 내 군사 요충지를 따라 움직였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 풍선이 중국의 '정찰 풍선'으로 추정했다.

12일 미국 의회 조사처가 발표한 '전략 핵 전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찰 풍선이 눈에 담은 몬태나 말름스트롬 기지와 노스다코타 미노트 기지, 와이오밍 워렌 기지 등 3곳에 ICBM 미니트맨 Ⅲ가 약 400발 배치됐다. 전략폭격기도 중국 풍선이 머무른 미주리 화이트맨 기지엔 B-2 20대, 미노트 기지엔 B-52 76대가 대기중이다.

미국 입장에선 중국이 아무리 해당 풍선에 대해 기상 관측 장비라고 해명해도 예민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격추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정찰 풍선은 우리 주권과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미국 본토 상공에 감시 기구를 띄운 중국의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풍선을 고도 19.8km에서 F-22 랩터의 AIM-9X 사이드 와인더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해 격추시켰다. F-35, F-15, F-16은 상승한도가 15km 가량이기 때문에 18km 이상 높이에 떠있는 풍선을 떨어뜨리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로 이번 격추는 F-22 실전 배치 이후 18년 만에 첫 공대공 기록이자 최고고도에서 이뤄진 것이다.

ⓒ연합뉴스

미 정부는 중국이 수 년간 동아시아를 포함한 5개 대륙에서 이같이 정찰 풍선을 띄워 감시해왔다고 전했다. 미국은 우리나라에도 중국 정찰 풍선이 왔었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하진 않았다. 하지만 일각에선 40개국에 정찰 풍선이 뜬 만큼 우리나라 역시 중국으로부터 정찰 당했을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위성이 자동차 번호판까지 식별할 정도의 기술이 발달됐는데도 정찰 풍선이 위험한 이유는 뭘까. 첫 번째는 레이더 감지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정찰풍선은 섬유로 제작돼 레이더 상 새 크기 정도로 작게 탐지됐다. 이로인해 군은 명확한 추적이나 조준이 쉽지 않다.

두 번째로 풍선에 조종 기능을 탑재할 경우 고도 10~50km 사이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최소 수 일, 최대 수 주간 같은 위치에 머물 수 있다. 위성은 지구를 돌면서 목표 장소 상공을 지나갈 때 순간 촬영을 해야 한다. 반면 정찰 풍선은 이같은 조종 시스템을 통해 고정된 장소에서 다양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끝으로 정찰 풍선의 경제성이 위성보다 유리하다는 점이다. 정찰 풍선은 연료 소모가 거의 없고 가격도 위성보다 훨씬 저렴하다. 또 탑재된 장비를 회수할 수도 있다. 이로인해 미 항공우주국 NASA도 행성 탐사시 열기구 관측 방법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문제는 북한이 이를 밴치마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 5월 우리나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경기도 연천 전방 지역 일대에서 북한이 날린 것으로 추정되는 2m급 기상관측용 풍선이 발견됐다. 군은 해당 풍선이 대공 혐의가 없는 기상 관측용 풍선으로 보고 감시 강화 차원의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북한이 정찰 풍선 기술을 발전시켜 고고도 상공에 띄울 경우, F-15가 주력인 우리나라는 이를 격추시키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번 북한의 관측용 풍선 남하에 대해 "한국과 미국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기 위한 '시험 풍선'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미 북한이 중국의 사례를 학습하고 한반도 상공을 점령하기 위해 군침을 흘리고 있을 수 있단 의미다.

미 해군분석센터 켄 고스 선임국장은 "북한은 현 기술로 중국 정찰풍선과 같은 기능을 개발하진 못할 것이다. 차라리 북한 입장에선 드론을 통한 정찰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북한의 풍선 남하는 정찰을 위한 목적이 아닌 한미 대응 방향을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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