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대지진] 에르도안 대통령, 지진 피해 지역 과거 선거운동에서 정부 주택 건설 프로젝트 자화자찬 영상 공개 파문
[튀르키예 대지진] 에르도안 대통령, 지진 피해 지역 과거 선거운동에서 정부 주택 건설 프로젝트 자화자찬 영상 공개 파문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3.02.15 05:51
  • 수정 2023.02.15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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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넘어간 건물 : 지난 10일 오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 안타키아 시내 건물이 지진으로 인해 무너져있다. [사진 = 연합뉴스]
그대로 넘어간 건물 : 지난 10일 오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 안타키아 시내 건물이 지진으로 인해 무너져있다. [사진 = 연합뉴스]

튀르키예 레젭 타입 에르도안 대통령이 자국을 덮친 7.8도 규모의 강진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대해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지진 피해 지역의 주택 건설 프로젝트를 자랑하던 그의 수 년 전 영상이 다시 인터넷 상에서 공유되면서 거듭 비난을 받고 있다.

현재 튀르키예 내에서는, 건설업체들이 중대한 건축 안전규칙을 지키지 않은 것이 지진의 피해를 더 키운 원인 중 하나이며, 이로 인해 주민들은 위험에 내몰리고 업체들이 이득을 취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과거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 영상이 대중들의 분노를 더 키웠다. 

2019년 3월 튀르키예의 지방 선거 운동 장면을 촬영한 한 영상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정부의 성과에 대해 늘어놓았는데, 여기에 마라스 주 카라만마라슈 지역의 새 주택 건설에 대한 자찬도 포함돼 있다. 이곳은 이번 지진의 피해 지역 중 하나로 진원지와 근접한 곳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는 구역 사면(zoning amnesty)으로 마라스 주민 144,156명의 문제를 해결했다”라고 말했는데, 그가 말한 구역 사면은 건축업자가 지진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고 건축할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건축 사면 정책이다. 

2019년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 주에서 있던 또 다른 선거 운동에서도 에르도안은 똑같이, “우리는 구역 화목(zoning peace)으로 하타이 주민 205,000명의 문제를 해결했다”라며, 자신의 정부가 만든 주택 건설 프로젝트를 자랑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그가 말한 ‘구역 화목’은 ‘구역 사면’의 또 다른 이름이다.

영상들은 튀르키예 뉴스매체 두바르(Duvar) 등을 통해 보도됐으며, 인터넷으로 확산됐다.

두바르는, 이번 지진 피해 지역 10곳에 2018년 선거가 있기 전 수만 건의 건축 사면이 있었고, 피해 중심지 중 하나인 가지안테프 시에 4만 건 이상의 사면이 있었다고 터키 정부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했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 건축 사면은 건축업자들이 돈을 내면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고 건축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정부의 지진 대응 문제에 대해 일부 인정했으나, 이런 규모의 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정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튀르키예의 주요 야당 인사 케말 클르츠다로울루는 “이 사건에 단 한 사람의 책임자가 있다면, 바로 에르도안이다”라고 말했다.

튀르키예 건축가 협회는 “구역 사면은 죽음으로의 초대장이다”라며 이 제도를 비난했다. 이들은 “우리 국가에서 구역 사면은 불법 건축을 가장 장려하는 것 중 하나이며, 사회가 튼튼하고 안전한 집에서 사는 것을 불확실하게 만들었다”라며, 이 건축 사면 제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두바르 뉴스 사이트는, 2013년 에르도안 대통령의 트위터 글을 공개했는데, 당시 그는 17,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1999년 마르라마 대지진을 기념하며, “지진이 아니라 건물들이 사람들을 죽인다. 우리는 지진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고 이에 따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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