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170조 개의 플라스틱 입자가 떠다니는 오염된 지구의 바다
[월드 프리즘] 170조 개의 플라스틱 입자가 떠다니는 오염된 지구의 바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3.10 05:41
  • 수정 2023.03.10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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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아프리카 가나의 해변에 밀려온 플라스틱 쓰레기 [사진 = 연합뉴스]
지난 2019년 아프리카 가나의 해변에 밀려온 플라스틱 쓰레기 [사진 = 연합뉴스]

전 세계의 바다가 약 171조 개의 플라스틱 입자로 구성된 ‘플라스틱 스모그(plastic smog)’로 오염되어 있으며, 이 플라스틱 입자들을 한데 모으면 그 무게가 약 230만 톤에 이를 것이라고, 9일(현지 시각) CNN방송이 새로 실시된 연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여러 나라 과학자들로 이루어진 연구팀이 1979년에서 2019년 사이에 대서양, 태평양, 인도양 및 지중해의 약 1만2,000개 샘플링 지점에서 수집된 글로벌 데이터를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의 학술지 ‘PLOS ONE’가 게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연구팀은 2005년 이후 지구 해양 플라스틱 오염이 “전례가 없을 정도로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알아냈다.

“이전 추정치보다 훨씬 높습니다.”

지구 해양 보호 운동을 펼치는 미국의 NGO ‘5자이어 연구소(5Gyres Institute)’의 연구·혁신 분야 책임자이자 이번 보고서를 주도한 리사 어딜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또 시급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바다로 흘러드는 플라스틱이 비율은 지금부터 2040년 사이에 약 2.6배 증가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플라스틱 생산량, 특히 일회용 플라스틱 생산이 급증했지만 적절한 폐기물 관리 시스템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매년 전 세계 플라스틱의 약 9% 만이 재활용되는 실정이다.

그 결과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결국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 육지에서 버려진 플라스틱들은 비, 바람, 빗물 배수관을 통해 강으로 흘러들거나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강으로 유입된 뒤 바다로 흘러 내려오게 된다. 또, 어구(漁具)처럼 크기는 작지만 버려지는 양으로는 무시할 수 없는 작은 플라스틱들도 바다에 버려진다.

플라스틱은 일단 바다로 유입되면 분해되지 않고 작은 조각으로 나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이러한 입자들은 실제로 쉽게 청소되지 않는다. 우리는 그들과 함께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해양 생물은 플라스틱에 엉키거나 이를 음식으로 착각할 수 있다. 플라스틱은 또한 독성 화학 물질을 바다에 침출시킬 수도 있다.

그리고 폐플라스틱의 해양 유입은 단순한 환경 재앙에 그치지 않고 대규모 기후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화석연료를 원재료로 사용하며 생산에서 폐기에 이르기까지 생애 주기 전반에 걸쳐 지구를 온난화하는 오염 물질을 생성한다.

바다에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이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이다. 

“바다는 복잡한 곳입니다. 많은 해류가 있고 날씨와 지상에서의 조건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가 무쌍한 곳입니다.”

어들은 이렇게 말했다.

지난 1월 30일, 쓰레기 가득한 세르비아의 림강 [사진 = 연합뉴스]
 쓰레기 가득한 세르비아의 림강 [사진 = 연합뉴스]

연구자들은 기간과 지리적 측면에서 가능한 가장 광범위한 기록을 수집하기 위해 결과를 동료끼리 검토하는 과정(peer-reviewed)과 다른 과학자의 미발표 결과를 조사하며 수년을 보냈다.

연구에 활용된 샘플 대다수는 거의 모든 데이터가 존재하는 북태평양과 북대서양에서 수집되었다. 그러나 연구 저자들은 지중해, 인도양, 남대서양 및 남태평양을 포함한 지역에 대해 더 많은 데이터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번 연구는 해양 플라스틱이 얼마나 골치 아픈 문제인지 측정하고 특성화하고 문제에 대한 실제 해법을 강조하는 데 눈을 뜨게 했습니다.” 

캘리포니아 무어 플라스틱 오염 연구소(Moore Institute for Plastic Pollution Research)의 연구자이자 이번 연구 저자 중 한 사람인 윈 카우거는 성명서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1970년대 이후 오염 플라스틱이 바다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수많은 국제적 합의가 있었지만, 대부분 자발적이고 단편적으로 그치면서 측정 가능한 목표를 지향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이 연구는 지적하고 있다.

이번 연구 발표 저자들은 국제적 정책 공조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확실한 해결책이 분명히 필요합니다.”

어들은 이렇게 강조했다.

유엔은 생산에서 폐기까지 플라스틱의 전체 수명을 규정하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글로벌 플라스틱 조약을 2024년까지 만들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 합의에 2050년까지 생산량이 4배로 늘어날 플라스틱 생산의 축소가 포함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큰 견해차가 여전하다.

전 EPA(미 환경보호국) 지역 관리자이자 현재 연구 및 소비자 교육에 중점을 둔 NGO ‘플라스틱 넘어(Beyond Plastics)’를 이끌고 있는 주디스 엔크는 플라스틱의 생산량을 초기에 줄이는 정책이 유일한 진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플라스틱 생산 기업들은 계속해서 판로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플라스틱과 석유화학 산업의 메커니즘 때문에 바다를 오염시키는 플라스틱 생산량의 억제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엔크는 CNN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새로운 연구는 항상 도움이 되지만 이런 연구가 행동으로 이어질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바다, 공기, 토양, 음식 및 신체에 축적되는 플라스틱에서 문제는 이미 고통스러울 정도로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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