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산업 초격차를 위해 4조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이 회장은 "누구도 가보지 못한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 4일 충남 아산 소재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협약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협약식에서 "삼성은 나라의 미래를 위해 첨단 산업에 과감히 투자하고 기술 개발 노력을 한순간도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김태흠 충남도지사·박경귀 아산시장이 참석했고 소재·부품·장비 사업 주요 협력업체 및 충남지역 4개 대학 총장과 산학협력 10개 대학 교수 등 250여명도 자리했다.

삼성은 이번 투자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초격차를 벌리기 위한 기술력을 강화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2026년까지 4조1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초 8.6세대 IT OLED 양산을 위한 연간 1000만대 규모의 IT용 OLED 패널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는 OLED 세계 시장의 71%를 점유해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삼성디스플레이는 국내 OLED 시장 선도 기업이다. 지난 2020년까지 LCD 분야에서도 글로벌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막대한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에 1위 자리를 빼앗기자 삼성은 과감하게 LCD 사업을 정리했다. 이후 삼성은 스마트폰용 OLED 사업에 주력했고 그 결과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을 무려 32조원이나 보유하게됐다.

삼성디스플레이 OLED 생산 공장은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의 '표준'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2015년 아산 A3 공장 가동 당시 세계 최초로 도입했던 6세대 생산라인은 당시 생산 공정 핵심 장비 모두가 교체되는 도전적 투자였지만 현재는 중국을 포함한 경쟁사들 모두 삼성디스플레이의 해당 생산라인을 따라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타 산업에 비해 디스플레이 산업의 변동성이 매우 커서 미국에서 일본을 거쳐 한국과 대만으로 넘어온 산업 주도권을 근시일내에 중국이 가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가 LCD 산업의 패권을 쥐고 있던 일본을 과감한 투자와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제쳐내고 1위 자리를 차지한 것처럼 전폭적인 정부의 지원과 함께하는 중국 기업들은 이제 OLED 분야에서도 세계 시장 1위를 차지하고자 한다. 현재 중국 패널 제조사들이 OLED 수율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으나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는 점을 이용해 저가 패널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향후 보급형 기기에 탑재될 OLED 패널에 대한 중국 패널 제조사들의 영향력은 점차 커질 전망이다. 

이에 이 회장은 기존에 약속한 '60조 지역 투자'의 시작으로 충남 아산 소재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사업에 4조 1000원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이 회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지금까지 아낌없이 지원해 준 충청남도와 아산시 그리고 지역 주민 여러분께 감사하다"라며 "이번 투자는 지난달 저희가 약속드린 60조원 지역 투자의 첫 이행이라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회장은 "충남도의 지역 경제는 물론 협력업체 중소기업 대학을 포함한 전체 디스플레이 산업 생태계에 성장을 이끄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이강산 기자]

rkdtks9607@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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